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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OCUS] 2017 하반기 창작뮤지컬 미리보기 [No.167]

글 |배경희 2017-08-28 3,671

어느덧 하반기에 접어든 8월, 2017년의 마지막 4개월을 장식할 창작뮤지컬 소식들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올가을, 겨울 시즌엔 과연 어떤 작품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까. 하반기 기대작을 미리 살펴본다.





각양각색의 소규모 창작뮤지컬 

올 하반기 라인업을 채운 다양한 창작뮤지컬 가운데 ‘혁신적인 시도’ 부문의 기대작은 서울예술단이 야심 차게 준비 중인 신작 <굳빠이 이상>(9월 21~30일/ CKL스테이지)이다. 2001년에 발간된 김연수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꾿빠이 이상>은 비운의 천재 시인 이상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 이상을 둘러싼 세 명의 인물들이 그의 삶과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내용이다. 뮤지컬에서 이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굳빠이 이상>이 기대되는 것은 최근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머시브 시어터’ 형식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독창적인 무대디자이너로 각광받은 여신동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시도를 할 계획으로, 서울예술단이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실험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한 지난 2005년 현대무용의 메카로 불리는 벨기에의 3대 무용단 세드라베 무용단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던 무용수 겸 안무가 예효승이 참여해 안무에 힘을 싣는다. 현재 뮤지컬계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 중인 오세혁이 극작을, 김성수가 작곡과 편곡을 맡았으며, 최근 인기리에 공연된 B급 컬트 뮤지컬 <록키호러쇼>를 진두지휘한 오루피나가 연출로 참여한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공연화가 거론됐던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10월 27일~2018년 1월 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역시 뮤지컬 팬덤의 기대작이다. 동명의 일본 영화로 잘 알려진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순수한 사랑을 갈망하지만 번번이 사랑에 실패하는 마츠코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추적하는 작품. 마츠코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조카 쇼가 그녀의 유품 정리를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뮤지컬은 영화가 아닌 야마다 무네키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씨왓아이워너씨> 등에서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준 연출가 김민정이 극작과 연출을 도맡고,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 <빨래>의 성공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작곡가 민찬홍이 작곡을 맡았다. 오는 11월에 올라가는 <햄릿>(11월 21일~2018년 1월 14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국내에서 뮤지컬론 처음으로 제작되는 ‘햄릿’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중소극장에서 실력을 쌓아온 성종완과 김경육이 각각 극본과 작곡을 맡아, 불멸의 고전 희곡 『햄릿』을 거짓된 세상에 맞서는 한 남자의 고뇌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그려낼 예정이다. 작품의 진두지휘는 <스위니 토드>와 <번지점프를 하다>로 호평받은 바 있는 영국 출신 연출가 아드리안 오스몬드가 맡는다.




연말을 책임질 대형 신작

올 연말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 중인 대형 창작뮤지컬 신작은 모두 세 편. 그중 첫 테이프를 끊는 <칠서>(11월 10~17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는 서울예술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정통 사극 뮤지컬이다. 내용은 『홍길동전』의 탄생 비화로, 새로운 세상을 꿈꾼 젊은이들의 신명 넘치는 활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서울예술단의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한 <잃어버린 얼굴 1895>를 탄생시킨 장성희 작가와 민찬홍 작곡가의 두 번째 합작품이라는 점이 작품의 기대 포인트. 연출은 지난 2012년 뮤지컬계에 ‘셜록홈즈’ 열풍을 일으켰던 노우성이 맡는다.


오는 12월 첫 무대에 오를 <광화문연가>(12월 5일~2018년 1월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 CJ E&M이 서울시뮤지컬단과 합작해 선보이는 작품이다. 1980년대 대중가요계를 풍미했던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을 뮤지컬 넘버로 사용한다는 점이나 이지나 연출이 진두지휘를 맡는다는 점에서 2012년에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과 맥을 같이하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신작이다. 임종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과거에 이루지 못한 옛사랑을 회상하는 이야기로, 후회없이 사랑하고 아낌없이 추억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국내 연극계를 대표하는 고선웅 극작가 겸 연출가가 대본을 맡았다. 뮤지컬 넘버로는 이영훈 작곡가의 대표 인기곡 스물여섯 곡이 사용될 예정이다.




<광화문연가>와 같은 날 베일을 벗는 <모래시계>(12월 5일~2018년 2월 11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는 과거의 인기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다. 국내 드라마 역사의 손꼽히는 히트작 <모래시계>는 1980년대의 암울한 시대상을 현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1995년 방영 당시 50퍼센트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해 ‘귀가시계’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다. 정치 폭력배로 거친 인생을 살아가는 박태수와 소신 있게 불의에 맞서는 젊은 검사 강우석, 카지노 대부의 후계자인 윤혜린이 이야기의 주인공. 뮤지컬 극본은 지난해 초연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주목받은 신예 박해림과 극작가 겸 연출가로 활동 중인 오세혁이 공동 작업한다. 세 주인공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통해 격변기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파헤치는 원작 스토리를 충실히 따르되, 24부작 드라마를 두 시간 반가량으로 압축하면서 몇몇 등장인물을 삭제하고 사건을 새롭게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드라마 속 유명 명대사들도 작품에 맞게 각색돼 사용된다. 작곡은 <영웅>과 <윤동주, 달을 쏘다.>로 호평받은 오상준이 맡아 서정적인 발라드풍의 팝부터 묵직한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인다. 오케스트라는 20인조 규모로 꾸려질 예정. 연출은 지난봄 데뷔 20주년을 맞은 조광화가 맡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7호 2017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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