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는 2006년 극단 시키의 <라이온 킹>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뮤지컬과 인연을 맺은 데뷔 5년차 배우다. 2001년 강변가요제에서 동상을 거머쥔 후 가수를 준비하던 경영학도는 처음으로 참여한 뮤지컬에서 열 가지도 넘는 배역으로 무대에 오르면서도 무대를 향한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에 힘든 줄을 몰랐다. 박은태가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이듬해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노래하는 시인 그랭구와르를 연기하면서부터다. 곧고 곱게 뻗어 나오는 맑고 청량한 음색은 이후 박은태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고 그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점점 커져갔다. <햄릿>, <사랑은 비를 타고>를 거쳐 다시 그랭구와르로 무대에 선 박은태는 자신의 탄탄하지 못한 기본기를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기대했던 오디션에서 합격하지 못해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좌절하기보다는 성장을 위한 노력에 정성을 더했다. ‘화려한 스타가 아닌 무대 위에서, 작품 안에서 돋보일 수 있는 배우가 되라’는 선배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였고, 꾸준하지는 못하더라도 성악과 연기, 발레 레슨은 꼬박꼬박 챙기고 있는 중이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 역의 커버 배우였던 그가 자신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무대 위에서 열정을 쏟아낼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이 행복해야 무대 위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박은태. 무대 위에서 자신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객석에까지 전해질 때 배우 박은태는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2호 201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