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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LOSE UP] <레베카> 소품 디자인 [NO.169]

글 |안세영 사진 |심주호 2017-10-27 7,254

그녀의 흔적


사랑하는 남편과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맨덜리 저택으로 온 ‘나(I)’. 그러나 그곳에서 나(I)를 기다리는 것은 저택 구석구석 살아 숨쉬는 전 부인 레베카의 어두운 그림자다. <레베카> 최혜진 소품디자이너의 안내로 아름답지만 비밀스러운 이 맨덜리 저택에 발을 디뎠다.





레베카의 책상
‘아침의 방’에 놓인 책상에는 맨덜리 저택에서 가장 고가의 물건이라 는 큐피트상과 레베카가 사용한 방명록, 편지지, 편지 봉투, 명함, 전 화기가 놓여 있다.




난초
레베카의 분신과도 같은 난초에는 자줏빛과 보랏빛 조화 를 사용했다. 극 중 댄버스가 ‘영원한 생명’을 부르며 죽 은 꽃잎을 떼어내 손수건으로 감싸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 배우마다 꽃잎을 떼어내는 위치가 달라 그날그날 캐 스팅에 맞춰 꽃잎의 위치를 다르게 세팅한다.




레베카의 화장대
레베카는 무대에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이름이 언급된다. 이는 소품에 서도 마찬가지. 댄버스가 레베카의 머리를 빗겨줄 때 사용했다는 빗을 비롯해 책상과 화장대에 놓인 많은 소품에 레베카의 이름 혹은 이니셜이 적혀 있다.




나의 소지품
레베카의 물건에는 주로 브라운과 골드, 톤 다운된 레드가 사용돼 고급스럽지만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면 나 (I)의 소지품은 “아버지가 그려진 액자와 소설 책 두 권, 아 이보리색 시계가 내 물건의 전부”라는 대사 그대로 소박하 고 밝은 톤을 갖고 있다. 2막에서 나(I)가 레베카의 물건을 치우고 자신의 시계를 책상에 올려놓는 순간, 레베카의 죽 음 이후 멈춰 있던 ‘아침의 방’에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 한다.




나의 스케치북
스케치북에는 나(I)가 그림을 그릴 때 무대에 비치 는 영상과 똑같은 그림이 순서대로 실려 있다. 나 (I)가 막심에게 건네는 해변가 풍경은 여러 장을 실 어 놓고 매회 한 장씩 뜯어 사용한다. 소품 팀에서 주기적으로 다시 그림을 채워놓는다.




댄버스의 손수건
레베카의 이니셜이 수놓인 손수건은 댄버스에게 무척 중 요한 물건이다. 손수건을 손에 꼭 쥐거나 손수건으로 레베 카의 물건을 소중히 닦는 행동에서 레베카를 향한 그녀의 집착과 그리움을 느낄 수 있다. 후반부에는 레베카에게 배 신감을 느낀 댄버스가 손수건을 바닥에 내던지기도 한다. 이 손수건은 배우마다 디자인도 다르고 사용하는 장면도 조금씩 다르다. 옥주현은 자신이 직접 만든 손수건을 사용 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김선영, 신영숙, 옥주현의 손수건)





댄버스의 회중시계
회중시계는 철저하게 시간에 맞춰 하녀들 에게 지시를 내리는 댄버스의 깐깐한 성격 을 드러내는 소품이다. 역시 배우마다 디 자인이 다르다. (위쪽은 김선영, 옥주현, 아래쪽은 신영숙의 시계)




신문
베아트리체가 막심의 공판 기사를 발견하는 신문. 여기에는 실제로 막심 역 배 우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닳아지기 쉬운 종이 대신 현수막 재질로 만들었다.




랍스터 트랩
레베카의 시신이 발견되는 ‘건지는 놈이 임자’ 장면에서 앙 상블이 들고 나오는 이 소품의 정체는 랍스터 트랩. 이름 그대로 랍스터를 잡는 덫이다. 박자에 맞춰 바닥에 내려치 면서 긴장감을 더하는 동시에 레베카가 쳐놓은 덫에 걸려 들어가는 듯한 이중적인 느낌을 주는 장치다. 강하게 내리 치는 동작 때문에 금속 땜이 떨어져 나갈 때가 많아 끊임 없이 보수가 필요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9호 2017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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