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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AT THE END] <서편제> 차지연 감사한 시간 [NO.171]

글 |차지연(배우) 사진제공 |로네뜨 정리 | 배경희 2017-12-22 4,804



“무사히 잘 해낼 수 있을까?” <서편제> 재공연 출연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걱정이 먼저 앞섰어요. 몸도, 성대도 처음 이 작품을 했을 때처럼 건강하지 못할 텐데, 과연 두 달 넘는 공연 기간에 적지 않은 회차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2010년 초연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 공연되는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참여한 작품이라 기회를 놓치기 싫더라고요. 이번 네 번째 공연을 준비하면서 초연, 재연, 삼연, 지난 공연의 기억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묘한 경험을 했죠. 처음 걱정과는 달리 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편하게 낼 수 있었고요. 제게는 거의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특히 이번 시즌은 10회 매진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워서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누군가는 저희의 10회 매진 이벤트를 유난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초연 당시 흥행에 고전했던 뼈아픈 내력을 지닌 작품이기에 저희 팀에게는 말할 수 없이 기쁜 일이었죠. 더욱이 작품이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함께 겪어온 저로서는 이번 흥행이 한없이 감사한 동시에, 한편으론 알 수 없는 슬픔으로 가슴 한쪽이 묵묵해지기도 했어요. 마지막 공연 날, 그저 지금껏 해온 대로 잘 마무리하자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는데,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한 것 같아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시간이 가면 모든 건 제자리로. 시간이 가면 모든 건 잊혀지리.” 아버지와 동호에게, 그리고 저의 송화에게 <서편제>의 이 가사로 작별 인사를 대신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1호 2017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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