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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18년 브로드웨이 미리보기[NO.172]

글 |여태은 (뉴욕 통신원) 2018-02-01 4,031

2017년 브로드웨이는 예상대로 <해밀턴>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한 작품은 없었다. 하지만  71회 토니상 최우수뮤지컬상을 포함해 6관왕을 차지한 <디어 에반 한센>이 연출상을 받은 <컴프롬 어웨이>와 함께 브로드웨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두 작품은 60회 그래미상 베스트 뮤지컬 시어터 앨범 후보에 오르기도 해, 한동안 이 작품들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개막작 중에는 영화를 원작으로 한 <프로즌>, <민 걸스>, <킹콩>, <프리티 우먼> 등의 신작을 비롯하여 <마이 페어 레이디>, <카루젤>, <집시> 같은 고전 리바이벌 작품이 브로드웨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원작의 신작 강세
2018년 시즌 신작 중에는 유독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렛 잇 고’ 열풍을 일으킨 디즈니의 <겨울왕국>을 무대로 옮긴 <프로즌>이 단연 압도적이다. 이미 2월 브로드웨이 세인트 제임스 시어터 개막을 확정하고 지난 9월 콜로라도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프로즌>은 원작의 작곡가인 로페즈 부부가 새로운 넘버를 추가하여 엘사와 안나 주변 인물들을 구체화하는 한편, 작가 제니퍼 리가 원작 내용에 살을 더 붙이면서 대극장 뮤지컬로 구현되었다. 모두가 걱정한 올라프와 스벤은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09년 에디 레드메인이 출연한 브로드웨이 연극 <레드>와 2014년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출연한 <이니쉬만의 절름발이>의 연출이자 영화 <지니어스>의 감독인 마이클 그랜디지가 앞서 연출한 작품들처럼 캐릭터(엘사)와 작품 자체를 다소 어둡게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브로드웨이 공연을 위해서는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국내에서는 린제이 로한과 레이첼 맥아담스가 출연한 영화 <퀸카로 살아남는 법>으로 잘 알려진 <민 걸스>가 3월에 어거스트 윌슨 시어터에서 개막하며 브로드웨이에 입성한다. 지난 11월 워싱턴 D.C 국립극장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첫선을 보인 <민 걸스>는 원작 작가인 티나 페이가 작가로, 남편 제프 리치몬드와 뮤지컬 <리걸리 블론드>의 넬 벤자민이 각각 작곡, 작사로 참여하여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북 오브 몰몬>으로 토니상을 받은 연출이자 안무가 케이시 니콜라우와 무대디자이너 스캇 파스크를 비롯한 브로드웨이 드림팀이 의기투합으로 올봄 브로드웨이의 가장 즐거운 작품이 될 것이라 예상된다.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로 손꼽히는 영화 <귀여운 여인>도 뮤지컬로 제작되어 관객을 맞이한다. 2018년 3월 시카고 오리엔탈 시어터에서 트라이아웃 공연 예정인 <프리티 우먼>은 올 가을 브로드웨이의 네덜란더 시어터에서 개막한다. 그래미상 수상자인 브라이언 아담스와 그의 파트너인 짐 발란스가 작곡을 맡고 원작 영화의 감독 게리 마샬과 작가 J.F. 로턴이 대본을 쓰고, <킹키부츠>와 <헤어 스프레이>로 토니상 연출상을 받은 제리 미첼이 연출을 맡았다. 원작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호연한 콜걸 비비안 역에 영화 <레 미제라블>의 사만다 바크스, 리처드 기어가 맡았던 매력적인 독신남 에드워드 역에는 뮤지컬 <원스>로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스티브 캐지가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2018년 시즌 브로드웨이 개막을 확정한 작품은 2013년 호주 멜버른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행에 난항을 겪던 <킹콩>이다. 로봇과 인형을 결합해 새로운 무대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킹콩>은 호주 멜버른 개막 당시 음악과 드라마의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으며 결국에는 창작진을 모두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몇 해 동안 리딩과 워크숍을 거치며 브로드웨이 공연의 창작진이 확정되었는데, <해리포터와 저주받은 아이>의 잭 손이 극작, 올리비에상 수상자인 드류 맥코니가 연출과 안무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물랑 루즈>가 6월 보스턴 트라이아웃 공연을 확정했고, 10대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프롬>이 11월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어 <펀 홈> 이후 레즈비언을 소재로 한 뮤지컬이 다시 브로드웨이에 등장할 전망이다.


이외에 영화 원작은 아니지만 싱어송라이터 지미 버핏의 음악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마가리타빌 로의 탈출>이 라 호야 플레이하우스 초연 이후 두 번의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2월 프리뷰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컴프롬 어웨이>의 연출 크리스토퍼 애슐리와 안무가 켈리 드바인, 시트콤 <내 이름은 얼>의 작가 그렉 가르시아와 공동 작가 마이크 오말리가 극본을 맡아 트로피컬 로맨틱 코미디에 지미 버핏의 음악이 조화를 이룬 또 하나의 착한 뮤지컬을 기대하게 만든다.





명실상부한 고전의 컴백
2018년에는 무려 반세기 전 초연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아온 세 개의 고전 리바이벌 작품이 개막할 예정이다. 첫 번째 주자는 토니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뷰티풀: 더 캐롤 킹 뮤지컬>의 제시 뮬러와 <해밀턴>의 조슈아 헨리가 출연하여 기대를 모으는 <카루젤>의 리바이벌이다. 리처드 로저스(작곡), 오스카 해머스타인(극본·작사) 콤비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4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하였고 1994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이후 실로 오랜만에 브로드웨이에 돌아오는 작품이다. <카루젤>의 뮤지컬 넘버들은 오랜 시간 클래식계의 사랑을 받으며 뉴욕 필하모닉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는 레퍼토리기도 한데 이번 공연은 <헤어스프레이>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잭 오브라이언이 연출을 맡았고, 뉴욕시 발레단 안무가인 저스틴 펙이 합류하여 안무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4월 임페리얼 시어터에서 <카루젤>이 정식 개막하고 나면, 1주일 후 링컨센터 비비언 버몬트 시어터에서는 <마이 페어 레이디>가 무대에 오른다. 국내에서는 1964년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유명한 작품이다.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는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을 토대로 하여 1956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앨런 제이 리너가 극본을 쓰고, 프레데릭 로가 작곡을 맡아 초연하였다. 이번 리바이벌은 2015년 링컨센터가 기획한 <왕과 나>의 연출 바틀렛 쉐어와 안무가 크리스토퍼 가텔리가 진두지휘하며, 드라마 <식스 핏 언더>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로렌 엠브로스가 일라이자 역을, 웨스트엔드에서 주로 활동하며 이번에 브로드웨이에 데뷔하는 해리 헤든-페이톤이 히긴스 교수 역으로 발탁되었다. 리바이벌 캐스트 중 미세스 히긴스 역을 맡은 다이애나 리그는 특히 <마이 페어 레이디>와 인연이 깊은데, 웨스트엔드에서 1974년에 일라이자 역을, 2011년에 미세스 히긴스 역을 맡았고 국내에서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올리나 티렐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외에 줄 스타인 작곡, 스티븐 손드하임 작사, 아서 로렌츠 극본의 1959년 브로드웨이 초연작 <집시>가 조나단 켄트 연출과 이멜다 스턴톤 주연의 웨스트엔드 리바이벌 프로덕션으로 2018년 브로드웨이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정확한 날짜와 극장은 밝혀지지 않았다. <집시>는 1930년대 미국 최고의 스트리퍼이자 여배우였던 집시 로즈 리의 자서전을 토대로 그녀를 스타로 만든 극성 엄마와 그녀의 이야기를 공연화한 것이다. 무대는 보드빌, 벌레스크 등 미국 공연 양식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은 2015년 웨스트엔드 공연 당시 엄마 로즈 역의 이멜다 스턴톤에게 올리비에상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2호 2018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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