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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FACE] <존 도우> 김금나 [No.174]

글 |배경희 사진 |이배희 2018-03-07 4,521
과감하고 당당하게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잘할 수 있을까. 처음엔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올봄 베일을 벗는 초연 창작뮤지컬 <존 도우> 준비에 한창인 김금나. 그녀는 제 자신을 끊임없이 의심케 하는 이번 작품이 새로운 도전이 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스스로 꿈꿨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이뤄낸 데뷔 5년 차 배우. 어쩌면 다시 한 번 훌쩍 뛰어오를 시기에 안정보다 모험을 선택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최근 들어 어떤 작품을 하느냐보다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중요하게 느껴졌어요. 지금까지 주로 흔히 생각하기에 여성성이 강한 캐릭터를 맡아왔는데, 대부분 능동적이라기보다 수동적인 쪽에 가까웠거든요. 그런데 마침 <존 도우>의 앤은 뮤지컬에서 그리는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어요.” 김금나는 대본을 읽고 나서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지만, 그녀의 과감한 결정에 긍정적인 반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런 작품에서 이런 역할을 한다고 했을 때 마냥 축하해 주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제가 지닌 이미지를 유지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걱정스런 반응이 신경쓰이지 않더라고요. 왜냐면 전 빨리 무언가 새로운 걸 하고 싶었고,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단 걸 알고 있거든요. (웃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당찬 청춘. 그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은 <존 도우>는 대공황 시대의 뉴욕을 그린 프랭크 카프라의 영화 <존 도우를 찾아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극 중 신문기자로 등장하는 앤은 부당 해고에 대항해 재미난 일을 꾸미며 이야기의 문을 여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해고당한 앤이 모종의 일을 꾸미게 된 계기는 가족을 먹여 살리려면 계속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점차 사회에 맞서 옳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죠. 앤은 사회의 부조리함에 점차 눈을 뜨게 되는 걸까 아니면 애초에 부당한 사회에 대한 저항심을 품고 있었던 걸까. 연습 초반에 그런 고민이 들더라고요. 지금은 조금씩 변화해 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제 생각에 앤은 자기 세계에 갇혀 있다 세상을 제 안에 품는 캐릭터 같아요.”
 
 
극 중 모든 인물들이 인생의 한 여정을 끝내면 전과 달라져 있는 것처럼, 김금나의 인생에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다준 사건을 꼽자면 그건 바로 그녀가 뮤지컬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던 순간이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기획사에 오디션 지원서를 내보려고 했던 적이 있어요. 그때가 초등학생 때였는데, 곧바로 엄마한테 들켜서 꿈이 좌절됐죠. (웃음) 그 후로 제 장래 희망은 아나운서가 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대학 때 교회에서 하는 성극에 우연히 참여했다 새로운 세계에 매료된 거예요. 무대에서 노래하는데 신기할 정도로 안 떨리고 행복해서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고 바라게 됐죠.” 어린 시절 잊혀진 꿈이 다시 제자리를 찾기까지 먼길을 돌아왔지만, 실제 그 꿈을 이루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13년 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데뷔한 후 2016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스테디셀러 <맘마미아!>에 낙점돼 빠르게 이름을 알렸으니 말이다. 시작은 늦었지만, 좋은 기회가 너무나 빨리 찾아와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그녀. 김금나의 꿈은 오래도록 무대에 서서 언젠가 대체 불가능한 배우가 되는 것이다. “저보다 한참 선배님들이 공연하시는 걸 볼 때면 저런 멋진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감탄하게 돼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간직하고 계시니까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거구나 싶죠. 저도 그렇게 계속 오래오래 배우로 살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4호 2018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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