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안
축구 선수 이동국 씨 아들 시안(별명 대박이)은 <무한동력> 초연 연습 중이던 2015년 8월, 생후 8개월의 나이로 처음 TV에 출연했어요. 그리고 제 평생 가장 거대한 덕질이 시작되었죠. 대박이는 순하고 귀여울 뿐 아니라 강인한 의지와 일희일비하지 않는 낙관성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채 돌이 되지 않은 아기인데도 말이죠. 제가 되고 싶은 인간의 모범적인 형태를 보았다고나 할까요. 삶이 재미없거나 지칠 때 대박이의 영상을 보면 희망이 생깁니다. 곡이 안 써진다거나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을 때 대박이의 영상을 보면 마음이 안정돼요 네, 덕질은 소중한 것입니다. 인생을 지탱해주는 동력이죠. 시안아, 언제나 고마워! 튼튼하게만 자라렴.
웹툰 『무한동력』
뮤지컬 <무한동력>의 원작입니다. 웹툰을 있는 그대로 무대화할 수는 없기에 작품의 정서, 이야기의 얼개를 숙지한 뒤 원작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 다시 원작으로 돌아가 읽다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곤 했죠. 그럴 때마다 새삼 웹툰 『무한동력』의 대단함을 느꼈습니다. 원작을 기꺼이 내어주신 주호민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레드북>
<무한동력> 초연 이후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와 <레드북>의 창작 과정을 운 좋게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창작자들은 비교적 빠른 시일에 작품을 완성하고 무대화까지 이뤄냈어요. 작품의 훌륭함은 말할 것도 없죠. 이것이 <무한동력>의 재연을 올리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동시대의 좋은 작품을 보는 것만큼 작업자로서 자극과 용기를 받는 일은 없거든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작곡·작사가 채한울과 <레드북>의 작가 한정석은 평소에도 친하지만 무엇보다 작업자로서 믿고 존경하는 분들입니다. 각각 뮤지컬 <무한동력>의 음악감독과 드라마투르그이기도 하죠. <무한동력>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
미야자키 하야오의 1986년 작 애니메이션 <천공의 성 라퓨타>는 제 취향의 총집합이라 할 만한 작품입니다. 캐릭터와 이야기가 아름다운 건 물론이고 음악도 정말 좋아요. 무엇보다 스팀펑크적 세계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두근 뜁니다. 비행기, 모험, 로봇,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성! 애니메이션이라 이 모든 걸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었겠죠? 저는 뮤지컬 <무한동력>에서도 스팀펑크의 각종 기술과 이상이 구현되어 있는 천공의 성 같은 무대를 보고 싶었어요. 예산상 불가능하다는 건 알지만 작업할 때는 언제나 라퓨타적 세계를 마음에 담고 있었답니다.
TV 오디션 <프로듀스 101>
네, 저는 국민 프로듀서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저의 원픽은 워너원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프로듀스 101>을 통해 ‘캐릭터와 드라마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워너원이 가장 매력적이었을 때는 <프로듀스 101>의 프레임 안에 있었을 때인 것 같아요. 그건 피디와 작가의 힘 덕이라고 생각해요. 인물을 매력적으로 무대 위에 세우려면 창작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객이 캐릭터의 어떤 면에 끌리는지 여전히 공부 중입니다. <프로듀스 101> 시즌2에는 <무한동력>의 장선재 역으로 딱이다 싶은 친구도 있었습니다. 이 친구는 워너원으로 데뷔는 못 했습니다만 혼자 활동을 잘하고 있죠. 언젠가 <무한동력>과 함께해요 OOO 씨. 국민 프로듀서 올림.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6호 2018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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