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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프로듀서 설도윤 & 배우 김소현, 샤롯데씨어터에서 [No.87]

글 |배경희 사진 |심주호 2010-12-20 5,294

 

프로듀서 설도윤과 배우 김소현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간을 함께한 사이다. <오페라의 유령>을 만나게 된 것은 두 사람 모두에게 행운이었다. 김소현은 인생의 전환점이 된 9년 전 날들에 대해 정확히 기억했다. 설도윤 프로듀서를 처음 만난 날에 대해서도. “대표님에 대한 첫인상, 생생히 기억해요. <오페라의 유령>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제가 아무것도 모를 시절이었잖아요. 무용복을 입고 오라고 했는데 추리닝 같은 걸 입고 갔어요. 대기하고 있는데 어떤 멋있는 남자 분이 오시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왜 그런 옷을 입고 왔어요?’ 이러는 거예요. 속으로 누군데 옷이 이상하다고 뭐라 그러나 싶었는데…” 설도윤 프로듀서가 받았다. “왜냐면 내가 점찍어놓고 연출가와 음악감독에게 눈여겨보자고 한 배우인데 옷을 이상하게 입고 온 거예요. 그래서 놀라서 그랬죠.” 김소현을 봤을 때 처음부터 크리스틴이라는 느낌이 왔을까? “당연히. 물론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이니까 조금 염려는 됐죠. 하지만 보면 알 수 있잖아요. 이 사람이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지, 아무리 가르쳐도 안 될 사람인지는 느낌이 오죠.”

 


코러스 걸 크리스틴이 단숨에 프리마 돈나로 떠오른 것처럼 현실에서 진짜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오페라의 유령>이 끝난 후 김소현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그리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으며 톱 배우로 성장하는 동안 설도윤 프로듀서는 <캣츠>, <에비타>, <뷰티풀 게임> 등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입지를 단단히 했다. “그렇게 첫 인연을 맺고 나면 나하고 작품을 안 하더라도 항상 관심이 가요. 저 배역을 하면 플러스가 될 것인가 마이너스가 될 것인가 염려가 되죠. 제일 염려됐을 때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했을 때였어요.(웃음)” 그리고 2010년, 두 사람은 <오페라의 유령>으로 다시 만났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새 얼굴을 찾아야 했을 테고, 새로운 배우를 캐스팅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시 뽑아주셨기 때문에 2001년보다 부담감이 더 컸어요. 감사하고요.” 이어 설 프로듀서는 “서로 감사하지. 그리고 잘해서 뽑았어” 라 답했다.


설도윤 대표는 <오페라의 유령> 2010 공연으로 신빙하기라 불리는 시장 침체 속에서 ‘최장기 공연, 최대 매출’이라는 또 한 번의 기록을 세웠고, 지금은 일본과 홍콩을 거쳐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천국의 눈물> 공연 준비에 바쁘다. 김소현은 “<천국의 눈물> 여주인공은 나한테 딱인 역할”이라고 말했지만 아쉽게도 이번 무대에 서지 않는다. “사실 해외 무대에 설 기회가 있었어요. 대표님께서 <오페라의 유령> 월드 프로덕션 투어 공연에서 크리스틴을 맡을 기회를 만들어 주셨거든요.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연기 경험을 더 쌓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살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순간이 있다면 그때에요. 뭐, 관리를 잘해서 다시 한번 도전해보죠. 하하.” 김소현은 시원하게 웃었다. <천국의 눈물>이 화려하게 브로드웨이에 입성하게 될지,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 그녀를 볼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게 될 일이지만, 두 사람의 좋은 인연은 계속될 것이다.

 

 

`소현 씨 첫 공연 날 RUG 대표 팀 맥클레인이 내한해서 공연을 봤는데 내가 기분이 정말 좋았던 건, 크리스틴이 정말 예쁘다고, 캐스팅 진짜 잘 했다고 얘기해줬던 거죠. 정말 경험이 전혀 없는 배우 맞아? 라고 물었던 게 기억나요.` - 설도윤  

 

`대표님은 카리스마가 대단하세요. 어쩌다 가끔 공연을 보러 오시면 배우들은 완전히 긴장하고 열심히 하고, 공연이 달라져요. (웃음) 연기도 하셨던 분이시잖아요. 선장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게 정말 좋죠.` - 김소현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7호 2010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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