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  <흥보씨>

흥나는 한 마당

고전을 기상천외하게 재해석해 큰 웃음을 선물한 국립창극단의 창극 <흥보씨>가 돌아온다. 작품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국립창극단과 인연이 닿았던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고, 소리꾼이자 배우인 이자람이 작창과 작곡, 음악감독을 맡았다. 고선웅 연출은 판소리 <흥부가>를 창극으로 각색하며 파격적일 정도로 새로운 관점을 무대에 펼친다. 고전 속 권선징악의 교훈을 살리면서 흥보와 놀보에게 숨겨진 출생의 비밀 등 새로운 이야기를 추가했고, 극적인 반전을 더해 재미와 긴장감, 몰입도를 높였다. 외계인, 말하는 호랑이 등 원작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한 것도 특징이다. 고선웅 연출은 이번 재연에서 2막의 내용을 탄탄하게 다듬어 초연보다 더욱 완성도 있는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흥부가>를 색다르게 풀어낸 이야기에 음악은 흥을 더했다. 음악감독 이자람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극이 가진 깊이와 대담무쌍함을 <흥보씨>에 녹여냈다. 그녀는 새로운 관점에서 고전을 바라보고 음악적으로 재해석했는데, 마치 랩을 듣는 것처럼 언어의 리듬을 한껏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또 <흥부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가난타령’, ‘제비노정기’ 등의 대목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새롭게 작곡한 리드미컬한 현대 음악을 더해 창극의 새로운 매력을 부각했다.
 

창극 <흥보씨>는 흥보와 놀보 형제의 출생에 얽힌 비밀로 시작한다. 슬하에 자식이 없어 근심하던 연생원은 친척 집 문상을 다녀오다가 길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고 양자로 삼는다. 부인 황 씨는 남편이 집을 비운 동안에 다른 남자와 동침하고 이듬해 득남한다. 혼외 자식임을 모르는 연생원은 기뻐하며 형을 우리 가문 흥하라는 뜻의 흥보, 동생의 이름을 귀한 자식 얻게 되어 놀랍다는 의미의 놀보라 이름을 짓는다. 시간이 흘러 흥보는 선한 심성으로, 놀보는 심술 많은 성격으로 전혀 다른 한 형제로 성장한다. 놀보는 스무 살이 되던 해 흥보에게 소원을 청하고, 이 소원으로 인해 형제의 운명은 통째로 바뀌어버리고 만다.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를 비롯해 최호성, 이광복, 최용석, 유태평양, 김차경, 김금미, 서정금, 이소연 등이 출연한다.

7월 13~22일  
명동예술극장  
02-2280-4114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8호 2018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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