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을 통해 삶과 죽음을 반추했던 시간, 리사
지난해 연말, 공연을 앞둔 리사는 한 해가 가는 것에 ‘벌써!’라며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새로이 도전하는 <에비타>로서 무대에 오를 생각에 무척 설레어했다. 그리고 에비타의 진심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말했다. 두 달이 지나 에비타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리사의 마음이 궁금해졌다.
지난 연말 개인 전시회와 공연 병행으로 바쁜 연말을 보냈을 것 같다. 특별한 연말을 보냈나?
>> 원래는 전시회를 공연 전에 하기로 했는데, 어쩌다 보니 공연 시작 시기와 맞물리게 됐다. 정신은 없었지만 하고 나니 모두 뿌듯했다. 그간 그린 그림들을 전시해놓으니 언제 ‘내가 이걸 했지?’ 싶었다. <에비타>도 노래가 어려운 고전 뮤지컬이라 ‘어떻게 해야 잘 해낼까’ 많이 고민하며 연습했는데, 무사히 개막하고 평도 좋아서 기쁜 연말을 보냈다.
처음 도전한 정통 뮤지컬 스타일의 작품이면서도 성스루 뮤지컬이라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 노래에 더 신경 쓰면 되겠지 싶었는데, 오히려 노래 안에서 모든 걸 다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연습 초반엔 노래보다 연기에 더 신경을 썼다. 정통 뮤지컬 스타일은 처음이라 걱정했지만 <에비타>를 통해 새로운 걸 많이 배웠다. 이 작품을 통해 또 한 계단 오른 것 같아 참 좋다.
공연 전 인터뷰에서 “성녀와 악녀로 대비되는 에바지만, 그녀에게 다가갈수록 서민들의 삶이 더 나아지기를 열망했던 진심이 전해졌다” 라고 말했다. 공연을 하면서 더욱 더 그런 느낌이 들던가?
>> 공연을 할수록, 과정이 어떠했든 에바는 분명 자신의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진심으로 서민들이 더 좋은 삶을 살기를 간절히 바랐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자신이 펼치고 싶었던 모든 꿈을 다 내려놓고 죽음을 받아들여야 했던 그녀의 안타까움이 가슴 깊이 다가와 공연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공연을 하면서 에바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게 된 면이 있다면?
>> 새로 발견하기보다는 하면서 점점 더 애착을 느끼게 된 장면이 있다. ‘Dice Are Rolling’이란 장면인데, 에바는 건강이 나빠져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부통령이 되겠다고 외친다. 한편으로는 권력에 미쳐서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난 에바가 죽음 앞에서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으려는 것처럼 느껴져 너무 안타까웠다.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 그 죽음과 인간의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공연을 하면서 특히 행복했던 점이 있다면?
>> 음악! 정말 좋았다, 매 공연마다 소름이 쫙쫙 끼친다. 천재적이다. 이런 멋진 작품에서 에바로 연기하고 노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그리고 함께한 배우와 스태프들! 최고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100호 2012년 2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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