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고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불멸의 고전을 무대로 옮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우들에게 물었다. 당신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고전 영화는 무엇입니까. 고전의 힘이라면 흐르는 세월 속에서도 결코 빛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니까.
바다_ <애수>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고전 영화는 1940년대에 나온 <애수>예요. <로마의 휴일>이나 <초원의 빛>처럼 손꼽히는 고전 멜로 영화인데,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작품이죠. 흑백 영상 때문인지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이 더욱 슬퍼 보이고,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영원하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어 좋아해요. 저희 뮤지컬의 원작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영원한 스칼렛, 비비언 리가 주인공이기도 하고요. 국내에는 번안곡으로 더 잘 알려진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을 비롯해 영화 속 모든 음악이 주옥같아서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지이_ <사운드 오브 뮤직>
제 인생의 고전 영화는 가장 유명한 뮤지컬 영화 중 하나인 <사운드 오브 뮤직>이에요. 어렸을 때 엄마가 비디오테이프를 사 오셔서 보게 됐는데, 온 가족이 모여서 함께 영화를 봤던 추억이 있어요. 그 이후로 매일 비디오테이프를 돌려 보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곤 했으니 제가 뮤지컬 배우의 꿈을 갖게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작품이라 할 수 있죠. 어렸을 땐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서 마리아처럼 어여쁜 숙녀가 되길 꿈꿨는데, 지금은 좋은 선생님과 좋은 엄마가 돼야겠다고 다짐하게 해준답니다. 대표곡인 ‘도레미 송’ 같은 아름다운 음악과 영화 속 배경인 오스트리아의 멋진 자연 경치를 보면서 힐링하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신성우_ <위대한 독재자>
제가 추천해 드릴 고전 영화는 1940년에 나온 흑백 영화 <위대한 독재자>입니다. 무성 영화 시대를 빛낸 전설적인 아티스트 찰리 채플린이 감독과 각본, 1인2역의 출연을 맡은 작품이죠. 평화를 사랑하는 유태인 이발사 찰리와 세계 정복을 꿈꾸는 독재자 힌켈이 주인공인데, 신랄하고 해학적인 정치 풍자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예요. 찰리 채플린이 남긴 명언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적게 느낀다”가 바로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죠. 참고로 <위대한 독재자>는 찰리 채플린의 첫 번째 유성 영화랍니다. 찰리 채플린의 목소리가 담긴 영화라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는데, 통쾌하면서도 감동이 있는 작품이니 우울한 날 보시면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될 거예요.
백승렬_ <사운드 오브 뮤직>
제가 좋아하는 고전 영화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에요. 추억의 ‘도레미 송’이나 ‘에델바이스’ 같은 많은 명곡을 남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이죠. 어린 시절 영어 노래를 배우면서 접하게 됐는데, 이번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준비하기 위해 고전 영화를 찾아보면서 다시 보게 됐죠. 역시 어렸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 이번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마리아와 캡틴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속삭이듯 듀엣을 부르는 신이었어요. 아름다운 정원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실루엣이 한 폭의 그림처럼 연출되는데, 저희 작품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황혼 키스신처럼 두고두고 떠오르는 명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백형훈_ <아티스트>
저는 영화 <아티스트>를 추천합니다! 저 역시 3년 전쯤 <쓰루더도어>에 출연하고 있을 때 추천받아 본 건데, 사실 고전 영화는 아니에요. 2011년에 개봉한 작품이지만, 고전 영화의 특성을 그대로 재현한 오마주가 담겨 있어 가치가 있는 작품이죠. 21세기에 만들어진 고전 영화라고 할까요. 기술 발달로 놀라운 시각 효과와 음향 효과를 맛볼 수 있는 영화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과거처럼 흑백 화면에 대사 없이 진행되는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재미도 놓치지 않으면서요. 개인적으론 대사가 없으니 오히려 배우들의 감정이 더 절절하게 다가와서 인상적이었어요. 뮤지컬 영화 <라라랜드>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좋아할 장면들도 있답니다.
최우리_ <폭풍의 언덕>
초등학생 때 우연히 TV ‘주말의 명화’에서 보게 된 <폭풍의 언덕>(1992)은 여전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 중 하나예요.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인데, 남녀 간의 미성숙한 사랑이 증오를 만들고 그 증오가 낳은 비극을 통해 성숙한 사랑의 의미를 전하죠. 사랑과 증오는 서로 닮아 있는 감정이라는 걸 알려주는 멜로드라마예요. 아주 오래전에 본 건데도 여전히 기억에 남았을 정도로 배경이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하고요. 1992년 버전에서 남자 주인공 히스클리프로 나온 랄프 파인즈의 복수심 가득한 눈빛 또한 잊을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죠.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사랑을 좀 더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기 원하는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8호 2018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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