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인터뷰 | [COVER STORY] 올해를 빛낸 앙상블, 류지한·박선정·박소리·박종배 [No.183]

글 |편집팀 사진 |황혜정 진행 | 박보라, 헤어·메이크업 | 오선남 2019-01-03 7,353

올해를 빛낸 앙상블, 류지한·박선정·박소리·박종배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 외에도 무대를 묵직하게 지켜주는 이들이 있다. 노래와 춤 실력을 갖추는 것은 기본이요, 순식간에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그 이름은 앙상블이다. 한국 뮤지컬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앙상블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유다. 무대를 묵묵히 빛내는 앙상블 12인. 지금부터 그들을 소개한다.  

 

류지한



 

2018 출연작

<프랑켄슈타인>, <존 도우>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대에 설 때의 두근거림이 좋았다. 어릴 때부터 에 재연 아역 배우로 출연했고, 쇼트트랙 선수로도 활동했다. 이후 비보이로 오래 활동하다가 가수를 준비했지만 잘 안 됐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커졌을 때 <요덕 스토리>라는 뮤지컬을 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연기, 춤, 노래가 다 나오더라. 그래서 전역하자마자 뮤지컬에 뛰어들었다.
 

출연작 가운데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은?

6년 동안 출연한 넌버벌 공연 <사랑하면 춤을 춰라>. 관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 작품이 그랬다. 해외 공연을 다니며 언어가 다른 외국인과 소통하고 작품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게 즐거웠다. <프랑켄슈타인> 때는 나를 ‘2번 시체’라고 콕 집어 기억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 기뻤다. 또 <벤허>에서는 무대에서 45초간 물구나무를 서야 했는데, 마지막 공연까지 한 번도 넘어지지 않았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앙상블을 맡을 때의 고충은?

앙상블은 공연에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에 비해 경제적인 보상이 적은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작품보다는 개런티를 많이 주는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주로 선택하게 된다. 개런티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좋겠다. 또 하나 아쉬운 건 극장 컨디션이다. 앙상블 열댓 명이 대기실을 같이 쓰는데, 마음껏 목을 풀거나 몸을 풀 수가 없어 아쉽다.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2015년 <영웅>을 마지막으로 2년 정도 가수 활동을 했다. 그러다 <벤허>로 뮤지컬 무대에 돌아왔는데, 작년 11월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올해 1월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벤허>가 앙상블상을 받았다.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났고, 돌아오길 잘했다고 느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꿈의 작품은?

지금까지 몸 쓰는 작품을 주로 해왔는데,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음악 위주의 작품에 도전해 보고 싶다. 솔로곡이 있는 작품에 참여하는 게 꿈이다.

 

 

박선정



 

2018 출연작

<팬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맨 오브 라만차>, <더 라스트 키스>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학창 시절에 무용과 진학을 위해 입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소 노래 부르는 것이 취미였는데, 학원 선생님을 통해 <사랑은 비를 타고>라는 작품을 알게 됐다. 춤을 추며 노래를 하고 연기까지 하는 뮤지컬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결국 진로를 뮤지컬과로 변경했다. 입시 시험과 동시에 <천국과 지옥>이란 뮤지컬 오디션에 참여했고, 운이 좋게 합격까지 했다. 열아홉 살이란 어린 나이에 첫 뮤지컬을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뮤지컬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매 공연 빠짐없이 응원을 와주던 친구가 <더 라스트 키스>를 보러 와서 편지를 건넸다. 편지엔 ‘무대 위의 너의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이며, 자신도 늦은 나이일 수도 있지만 용기를 내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한다’고 적혀 있었다. 결국 그 친구는 안정적이라 볼 수 있는 여군을 제대하고 유학을 떠났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누군가에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앙상블을 맡을 때의 고충은?

앙상블은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 아닌 이상 세 시간 가까이 되는 공연을 매일 해야만 한다. 마티네나 특별 공연이 추가되면 일주일에 10회 이상 공연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체력적인 고충이 제일 크다. 이때 스스로 마인드를 잘 컨트롤하며 컨디션 조절을 해야만 한다. 
 

앙상블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사람들이 “앙상블은 노래, 춤, 연기를 다 잘해야 하나?”라고 묻는데 자신 있게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무엇 하나 빠짐없이 잘해야 하는 위치가 바로 앙상블이다. 한 가지만 잘해선 무대 위에 올라갈 수 없다. 이 자리를 빌려 앙상블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순 없다’고 말하고 싶다.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최근 뮤지컬 오디션이 드물다. 그래서 오디션 소식이 들리면 정말 많은 인원이 몰린다. 이 말은 경쟁률이 높아졌다는 건데, 올해 참여한 세 작품의 오디션에서 모두 합격 소식을 들었다. 합격 소식을 들으면 언제나 행복하고 좋다. 

 

 

박소리



 

2018 출연작 

<광화문 연가>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어머니가 뮤지컬 배우셔서, 다섯 살부터 어머니가 출연하는 모든 공연에 아역으로 출연하게 됐다. 중학생 때였나. 어머니가 출연한 <넌센스>를 보러 갔는데, 갑자기 무대 위의 어머니가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그때 ‘아, 나도 저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뮤지컬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박수 받을 때 가장 뿌듯하고, 감사하다. 아마 모든 배우가 그 순간의 감동에 가장 행복할 것이다.
 

처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절실한 건 임금 문제다. 생활과 직결되는 부분이니까. 특히나 지방 공연의 경우 기간은 길지만, 공연 횟수가 적으면 경제적으로 힘들다. 결국 레슨 같은 부업을 하지 않으면 생활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또 경력이 적고 나이 어린 앙상블 배우에게 함부로 대하는 몇몇 사람들에겐 예의를 지켜달라고 하고 싶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꿈의 작품은?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감사하게도 이미 2015년도에 이 작품에 참여했다. 매회가 감동이었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같이 참여한 앙상블 배우들이 에너지를 뭉쳐 힘을 내 무대에 임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배우들과 함께 다시 모여 공연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지금 참여하고 있는 <광화문 연가>에는 십년지기 친구와 동생들이 모두 모였다. 솔직하게 무대에서 제일 믿어야 하는 건 동료이지 않나. 소중한 사람들과 무대에 서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박종배



 

2018 출연작

<엘리자벳>, <프랑켄슈타인>



 

뮤지컬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중학생 때부터 댄스 팀으로 활동하다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그런데 연극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더라. 그러다 뮤지컬을 알게 됐는데,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게 다 거기 있었다.
 

앙상블에 대한 진실 혹은 거짓? 

개인적으로는 특기가 춤이다 보니 춤만 추는 배우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면 다들 노래도 할 줄 알았냐며 놀라워하더라. 명색이 뮤지컬 배우인데 춤과 노래는 기본이지!
 

앙상블을 맡을 때의 고충은?

앙상블을 계속하면 앙상블밖에 못 한다는 말이 있다. 앙상블을 오래 한 배우는 아무리 잘해도 앙상블로 인식이 굳어져서 주조연을 맡기 어려운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앙상블은 원 캐스트라서 많은 작품을 할 수 없다. 1년에 2편 정도 출연하면 운이 좋은 거다. 
 

처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제작사마다 개런티 편차가 크다. 무조건 적은 돈을 받고 일해 줄 앙상블을 찾는 곳이 많아 답답하다. 또 공연을 하다 다칠 경우를 대비해 상해 보험을 들어주는데, 막상 다쳐서 병원에 가보면 대부분 보험 처리가 안 되는 실효성 없는 보험이다. 표준근로계약서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출연작 가운데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은? 

<뉴시즈>. 앙상블이 주인공인 작품이라 무대 위에서 정말 즐거웠다. 아직도 ‘노조원(뉴시즈 팬)’이라며 찾아와서 인사를 건네는 관객분들이 있다. <프랑켄슈타인>에서는 철창 속 시체로 등장해 팝핀을 추는데, 이때 철창이 쾅 하고 흔들릴 만큼 온 힘을 다해야 한다. 굉장히 힘들지만 그 장면을 기억해주는 관객이 많아 기쁘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꿈의 작품은? 

처음으로 티켓을 사서 본 뮤지컬이었던 <지킬 앤 하이드>. 아마 모든 남자 배우의 로망이 아닐까? 그 밖에도 내가 좋아하는 안무 중심의 작품이 많이 생겨 도전할 수 있길 바란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3호 2018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