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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김대종 배우의 내가 사랑한 뮤지컬 [No.186]

글 |김대종 배우 2019-03-29 5,123

내가 사랑한 뮤지컬  

당신이 기억하는 첫 번째 뮤지컬은 무엇인가요? 당신을 가장 많이 웃음 짓게 했던, 또 가장 많이 울게 했던 뮤지컬은요? 당신에게 뮤덕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한 뮤지컬도 있나요? 바람 잘 날 없는 뮤지컬계 관계자들에게 당신을 붙잡아 두고 있는 인생작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공개되는 프로 관극러들의 덕밍아웃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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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종



소름 돋는 첫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지하철 1호선>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극부 부원들과 함께 대학로에서 관람했던 뮤지컬입니다. 고백하자면 <지하철 1호선>은 제가 대학로에서 처음으로 관람한 뮤지컬이죠. 아직도 오프닝 장면을 보며 느꼈던 소름이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기억이 남아 있어요. 덧붙여 집에 돌아오는 내내 공연 장면들을 연극부 부원들과 함께 재연하며 즐거워한 게 기억에 남아요.



웃겨도 너무 웃긴 <스팸어랏>
제가 공연한 작품이라서가 아니라 <스팸어랏>은 정말 웃긴 작품이에요. 재연 때는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았는데, 객석에서도 정말 배꼽을 잡고 미친 듯이 웃었던 기억이 있죠. 무엇보다 제가 <스팸어랏>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바보 뮤지컬을 삐까뻔쩍한 무대 세트와 화려한 조명 그리고 엄청난 무대 효과로 공들여서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물론 비꼬는 게 절대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이게 포인트입니다!



눈물 콧물 다 쏟은 사연남 <어쩌면 해피엔딩>
얼마 전에 <어쩌면 해피엔딩>을 보고 왔어요. 공연장을 나온 후의 제 모습은 무방비 상태로 감동에 습격 당해 눈물, 콧물을 다 흘리는 사연남이 되었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붉어진 눈가를 숨길 수가 없었을 정도로요. 거기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듣고 있나요? 어째서 <어쩌면 해피엔딩>을 안 사가죠? 이해 불가…



LG아트센터는 과학입니다 <빌리 엘리어트>
제 인생의 회전문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빌리 엘리어트>. 그때나 지금이나 ‘내가 이렇게 <빌리 엘리어트>를 많이 보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봤죠. 재작년 돌아온 재연은 두 번밖에 보지 못해서 정말 아쉬워요. 무엇보다 초연 당시 LG아트센터 3층에서 공연을 보며 마음속으로 ‘LG는 과학입니다’를 외쳤거든요. 이 자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겁니다. “세용아! 지명아! 진호야! 스누야! 준형아! 행복했다!”



아주 많이 칭찬해 <레드북> 

<레드북>을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거칠지만 괜찮은 시도! 완벽하지 않으면 어떤가! 완성도 따위 뭐가 중요한가!’ 시도만으로도 칭찬해 주고 싶은 창작뮤지컬이라고 할까요. 만약 누군가 <레드북>을 보고 촌스럽다고 하거나 말도 안 된다고 하는 날이 온다면 그때가 참 살기 좋은 세상 아닐까요? 



도련님 죄송해요 <오페라의 유령>
일주일 용돈이 2만 원이었던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비를 모으고 모아서 보러 간 <오페라의 유령>. ‘재미가 없기만 해봐라!’라며 벼르고 벼르면서 관람했는데, 정말 털썩 주저앉을 정도로 좋았던 공연입니다. 특히 류정한 선배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한국에 이런 목소리가 있다니!’ 하고 감탄하며 놀라움을 느꼈죠. 이후에 류정한 선배를 향한 놀라움을 한 번 더 느끼게 된 계기가 있어요. 바로 처음으로 함께 무대에 섰던 날인데,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죠. 날 이렇게 괴롭힐 수 있다니! 흐흐, 도련님 죄송합니다.



잘돼서 정말 좋아 <프랑켄슈타인> 
저는 지금까지 창작뮤지컬에 많이 참여한 편이에요. 그중 <프랑켄슈타인>이 태어난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물론 쉽지 않은 준비 과정이었지만 즐거운 기대감이 있었고, 첫 공연 날 커튼콜까지 관객 반응을 알 수 없어서 두근거리던 긴장감이 잊히지 않아요. 참여한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잘돼서 정말 행복하고 뿌듯한 공연이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6호 2019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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