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러>,
인간다움의 가치
독일 표현주의 작가 게오르그 카이저의 희곡 『메두사의 뗏목』이 국내에서 창작뮤지컬로 제작된다.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발표된 희곡은 게오르그 카이저가 1938년에서 1945년까지 스위스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에 집필한 작품으로, 해군 함정의 습격을 받은 선박에서 구명보트를 타고 탈출한 열세 명의 어린이가 구조되기까지의 7일 간의 과정을 그린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게 된 아이들이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내며, 소수가 아닌 다수를 위한 선의의 행동이 불행을 낳는 이야기를 통해 과연 인간다움의 가치란 무엇인지 묻는 작품이다.
뮤지컬 <머더러>의 배경은 1940~50년대 전쟁 중인 어느 수용소. 계속될 것 같은 전쟁이 막을 내리지만, 전쟁 중 폭격을 피하지 못한 수용소 대부분은 상당수가 파괴되고 만다. 그 중 가장 구석에 위치한 한 수용소에 죽음을 피해 살아남은 다섯 아이 앨런, 앤, 토미, 에릭, 피터가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마침 이들을 발견한 한 어른이 아이들에게 식량을 전달하며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을 심어주는데,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사라진 후 모습을 감춘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배고픔과 두려움에 지쳐가는 아이들은 수용소를 탈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수용소에 자신들 외에 허약한 아이가 한 명 더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될 거예요. 우리가 벌써 어른들 같으니까요’라는 작품의 홍보 카피처럼, <머더러>는 극한 상황 속에 놓은 여섯 아이들이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처절한 생존기를 그리며 원작이 담고 있는 인간다움에 대해 질문한다.
안무가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이현정이 작품의 진두지휘를 맡으며, <젊음의 행진>과 <킹키 부츠>에 각각 연출과 협력 연출로 참여했던 심설인이 공동 연출가로 참여한다. 음악과 대본은 <테레즈 라캥>의 정찬수 작가와 한혜신 작곡가 맡는다. 제작사의 설명에 따르면, 오직 7개의 의자만이 놓여 있는 빈 무대와 아카펠라 형식의 음악으로 신선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손유동, 김지휘, 강연정, 김환희 등이 출연한다.
9월 20일~11월 17일
대학로 TOM 2관
1588-2791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2호 2019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