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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시티오브엔젤> 최재림·이지훈·강홍석·테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어 [No.192]

글 |박보라·안세영 사진 |김호근 stylist | 노미영(강홍석·최재림·테이), 백설(이지훈) hair | 이경배(이지훈·최재림·테이), 홍지(강홍석) 2019-09-29 6,303

<시티오브엔젤> 최재림·이지훈·강홍석·테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어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시나리오 작가 스타인과 그가 쓴 누아르 영화 시나리오 속에서 음모에 맞서 싸우는 사립 탐정 스톤. 그리고 무대 위에서 두 인물을 연기하는 네 명의 배우.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해 있지만, 서로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내 삶의 주인 되기, 최재림

 

<마틸다>의 트런치불 역할로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최재림. 어느 때보다 다음 행보를 주목받는 이 시점에 그가 차기작으로 <시티오브엔젤>을 선택한 이유는 이 작품의 블랙코미디적 요소다. “등장인물이 왜 이렇게 죄다 비호감이냐 생각하실 수 있지만, 그건 이 작품이 1940년대 할리우드의 현실을 풍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겉과 속이 다르고, 힘 있는 사람에게만 잘 보이려 애쓰고, 힘없는 사람은 자기 입맛대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속물적인 태도를 우스꽝스럽게 그려낸 거죠. 비단 과거의 영화판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이야기예요.”

 

이렇듯 속물로 가득한 세계에서 최재림이 맡은 역할은 초짜 시나리오 작가 스타인. 그는 스톤이라는 탐정이 등장하는 누아르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잘 팔리는 영화를 만들려는 제작자의 참견 탓에 시나리오가 점점 산으로 간다. 무대 위에서 교차로 진행되는 스타인과 스톤의 이야기는 언뜻 동떨어진 내용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재림은 스타인이 되고 싶은 모습을 투영한 인물이 바로 스톤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스타인은 굉장히 수동적인 인물이에요. 가고자 하는 방향은 있지만 그걸 고수하지 못하고 주변 인물들에게 끌려다니죠. 반면 스톤은 어떤 난관도 뚫고 나가는 강한 의지를 지녔어요. 스타인이 스톤을 창조한 건 무의식중에 그렇게 되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속 스톤이 현실의 스타인에게 딴지를 거는 1막 마지막 장면 ‘넌 안 돼 나 없이’ 역시 스타인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상상으로 해석했다. “노래 속에서 스톤은 스타인에게 ‘사실 너는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결국은 이 모든 게 작가인 스타인이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라고 봐요. 제작자의 요구대로 시나리오를 고칠 것인가 말 것인가 내적 갈등을 느끼고 있는 거죠.” 

 

공연 내내 휘둘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스타인. 그럼에도 최재림이 연기하는 스타인에게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깔려 있는 듯 보인다. 어쩌면 그건 최재림이라는 배우의 개성이 반영된 결과인지 모른다. “제가 연기하는 스타인은 초반에 자기 작품에 대해서 굉장한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해요. 스타인이라는 인물을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노래는 2막의 ‘웃겨’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타인이 지닌 작가로서의 포부를 알려주는 첫 번째 솔로곡 ‘더블 토크’가 재미있어요.”

 

언제나 자신만만해 보이는 최재림에게도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던 시절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직업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명예를 생각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했다고. “그런 저를 돌아보게 된 계기는 바로 군대였어요.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24시간 부대끼며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 내가 모든 사람한테 잘 보여야 하지? 그때부터 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자고 마음먹었어요. 다시 말해, 유행을 좇아 살지는 않겠다는 거죠. 유행을 따르는 게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러기에 앞서 이 유행이 바람직한가, 혹은 나와 맞는가를 스스로 판단해 봐요.”

 

최재림은 <시티오브엔젤>이 지금의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지점도 스타인의 성장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스타인이라는 인물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보는 관객분들이 스타인에게 공감하고 조금이나마 자신의 뜻대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어 가시면 좋겠어요. 그게 스타인 역할을 맡은 제가 이뤄내야 할 목표죠.”


 

가벼움의 미덕, 이지훈

 

스튜디오에 들어선 이지훈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낯설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니 머리 때문이었다. <엘리자벳>의 펑크 머리를 한 루케니, <엑스칼리버>의 웨이브 머리를 한 랜슬럿에 익숙해진 탓에 오랜만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밝게 물들인 그의 모습이 새로웠다. 이지훈은 스톤 역할을 위해 탈색을 네 번이나 했다며, 이렇게 밝은 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건 근 10년 만의 일이라고 했다. “연출님이 영화 속 주인공인 스톤은 다른 배역보다 튀어 보이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침 같은 역할의 테이가 전부터 애시그레이 색으로 염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도 같은 색으로 염색을 했어요. 덕분에 머리 상태는 말이 아니지만!” 

 

하지만 이 정도는 다른 고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로 변신해온 이지훈이지만, 그런 그에게도 스톤은 만만치 않은 역할이었다. 처음 런스루를 돈 순간부터 역대급으로 힘든 공연이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부르는 곡 수는 적지만 등장하는 장면이 많고 대사량도 많아요. 무대에서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죠. 게다가 누아르 영화 속 탐정이다 보니 일상적이지 않은 단어나 시적인 표현을 많이 써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연습 후반에 추가된 액션 신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1막 끝에서 스톤은 혼자 여러 명의 적을 상대로 싸우다가 와이어를 달고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스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라 무술감독님 지도를 받으며 열심히 연습했어요. 나중에 스타인이 같은 액션 신을 설렁설렁 연기하는 걸 보니 좀 억울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웃음) 그렇지만 이런 도전이 있어야 보람도 재미도 느끼는 거죠.”

 

전부터 <무간도>나 <영웅본색> 같은 홍콩 누아르 영화를 좋아했다는 이지훈. 하지만 일반적으로 누아르 영화 속 주인공이 진지하고 멋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블랙코미디를 표방한 <시티오브엔젤>의 스톤은 코믹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 “제가 스톤에게서 발견한 매력은 ‘허당끼’였어요. 폼 잡고 있지만 어딘가 허술한 면을 살리려고 노력했죠.” 1940년대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음악도 당시 유행한 재즈풍으로 작곡되었다. 그래도 스톤이 부르는 뮤지컬 넘버는 재즈 색이 짙지 않아 평소 이지훈의 창법으로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고. 대신 듀엣 곡이 많다 보니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관건이었다. “특히 스타인과 함께 부르는 노래 ‘넌 안 돼 나 없이’는 둘이서 입이 딱 맞을 때까지 연습을 반복했어요. 정박으로 떨어지는 음과 반 박자 당겨서 불러야 하는 음이 있는데 둘이서 박자를 맞춰 부르는 게 어려웠죠.” 

 

1막 마지막 곡인 ‘넌 안 돼 나 없이’는 피날레에서 정반대의 의미로 리프라이즈되며 흥미로운 장면을 만들어낸다. 헐리우드식 해피엔딩으로 급하게 갈등이 마무리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현실 속 인물인 스타인과 영화 속 인물인 스톤이 동질감을 느끼고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에서 재미를 느꼈다는 이지훈. 그는 가벼움이야말로 이 작품의 결함이 아닌 미덕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 <썸씽 로튼> 투어 공연을 봤는데, 재미있게 잘 만든 뮤지컬 코미디를 보는 데에서 얻는 만족감이 있더라고요. <시티오브엔젤>도 그런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이 되면 좋겠어요. 고뇌에 빠진 인물을 보여주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도 좋지만, 꼭 그런 공연만이 가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자유로운 재즈 음악과 함께 편안한 마음으로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즐겨 주시길 바랍니다.”


 

스스로 걸어간 무채색의 세계, 강홍석

 

강홍석은 그를 처음 본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는 아우라를 지닌 배우다. 하지만 그와 짧게라도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유쾌하고도 활발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그동안 저를 센 캐릭터로 보신 분들이 많아요. 이번 <시티오브엔젤>의 스타인은 강홍석도 이런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에요”

 

강홍석이 맡은 캐릭터는 시나리오 작가 스타인으로, 무대에서 파워풀한 강홍석의 모습이 아니라 사회 초년생을 연상시키는 순진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본을 처음 읽자마자 저를 돋보이게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제가 가진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힘을 빼고 등장하는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는 돋보이는 캐릭터로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을 아예 버렸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무대 위에서 내 자신을 버리자고 마음먹기까지 정말 어려웠어요. 저의 짱짱한 성량과 풍부한 음색을 마음껏 들려드리고 싶으니까요. 하지만 <시티오브엔젤>은 제가 가진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무채색이 될수록 작품이 살아나는 것 같아요. 

 

배우 스스로가 돋보이고자 하는 욕심을 내려놓았다고 해서 그 정체성이 쉽사리 흐릿해지겠는가. 강홍석이 부르는 스타인의 노래를 들은 관객이라면 그루브가 넘치는 그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을 테니 말이다. 역시나 그는 음악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못했다. <엘리자벳>에 참여하고 있던 어느 날, 그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들려준 <시티오브엔젤>의 뮤지컬 넘버에 마음을 홀라당 빼앗겼다고. 맥주 한 잔을 손에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음악을 재생했지만, 곧장 컴퓨터 앞으로 가 영상까지도 찾아보게 만든 마성의 음악이였단다. 그 순간부터 ‘이 작품에서 내가 호흡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란 생각을 하게 됐고, 여기까지 왔다. 

 

음악 외에도 강홍석이 <시티오브엔젤>에 애정이 간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백지와 선약이 있거든’이라는 대사 한 줄을 본 순간 마음을 뺏겼어요. 스타인을 가장 잘 설명하는 구절인데, 이런 표현을 쓸 수 있는 캐릭터가 순수하게 다가왔죠.” 그는 시나리오 작가 스타인을 탄생시키기 위해 영화 

<걸캅스>의 정다원 감독을 붙잡고 영화 시나리오의 작업 방식을 비롯한 고독한 작가의 삶에 대해서 조목조목 물어보며 캐릭터에 다가갔다. 강홍석은 캐릭터를 위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에 완벽하게 빠질 만큼 열정을 쏟기로 유명하다. “저는 저를 잘 못 믿어요. 심지어 뮤지컬은 제가 직접 모니터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솔직히 제 외모나 몸매가 다른 배우보다 출중한 것도 아니고요. 제가 가진 것은 활발한 에너지인데, 이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려면 남들보다 두세 배는 더 많이 빠르게 움직여야만 해요.” 

 

아이디어가 좋은 배우들이 결국은 승리한다고 말하는 그는 최대한 작품에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이라고. 이번 <시티오브엔젤>에서도 강홍석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장면이 있다. 바로 시나리오 속 주인공 스톤이 스타인에게 ‘쓰레기’라면서 맹렬히 비난을 퍼붓는 장면이다. “스타인은 자신을 오마주해서 스톤이라는 인물을 만들었어요. 그런 인물에게 ‘쓰레기’라는 비난을 받으면 정말 화가 날 것 같더라고요. 그런 말을 들은 스타인이 복잡한 마음을 꾹꾹 누른 채 스톤과 맞서 싸우면 조금 더 박진감 넘치겠단 생각이 들었죠.”

 

강홍석은 이번 <시티오브엔젤>의 첫 공연 직전 유난히 긴장했다고 고백했다. 무사히 공연을 올렸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대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겠다고 다짐하는 강홍석에게서 에너지가 쏟아져 나왔다. 여든 살까지 무대에 서고 싶다고 말하는 강홍석의 원동력은 역설적이게도 쉽사리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마음이 아닐까.


 

애정과 역경의 상관관계, 테이

 

최근 테이를 향한 수식어는 ‘발라드의 황태자’보다 뮤지컬배우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2012년 <셜록홈즈>의 앤더슨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이후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했다면, 올해는 <여명의 눈동자> 

하림,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의 베토벤에 이어 <시티오브엔젤>의 스톤으로 무대에 섰다. 그에게 갑작스럽게 활발해진 활동의 이유를 물었더니, 뮤지컬 속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자신도 몰랐던 나를 만나는 과정이 짜릿하기 때문이란다. 

 

<시티오브엔젤>에서 테이의 또 다른 자아는 작가 스타인의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사립 탐정 스톤이다.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도대체 어떤 장르인지, 어떤 캐릭터인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그렇다면 일단 부딪쳐서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테이는 스톤을 표현하기 위해 1940년대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이요, 우리나라의 흑백 더빙 영화까지 찾아 보며 스톤의 정체성과 분위기를 고민했다. “스톤의 정체성이 확고해야 상대방의 리액션이나 현실의 캐릭터가 작품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어요. 코미디 요소 안에서도 중심을 잘 잡아야만 하죠.” 스톤은 스타인의 시나리오 속에 살다 요상하게 진행되는 스토리에 분노하며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는 캐릭터다. “스톤이 시나리오 속에 살다가 현실로 튀어나오는 순간 쾌감이 있더라고요. 또 작가 스타인에게 욕을 하는 장면에서도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형식과 컨셉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치열한 작업에 매달렸다. 그렇다면 테이가 가장 고민한 부분은? “호흡이요. 이걸 설명하자면 배우의 눈빛이나 몸태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런 디테일들이 대극장 무대에서 잘 표현될 수 있도록 고민했어요. <시티오브엔젤>의 무대가 화려하고 전환도 많지만, 다른 작품보다 대사가 적어서 함축적이죠. 게다가 무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호흡이 객석까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배우로서는 난이도가 높은 작품이에요.” 

 

테이가 유달리 애정을 쏟은 장면은 작가 스타인이 무대에 처음 등장한 직후이자 스톤과 울리가 리와인드 되는 신이다. “리와인드 효과를 어설프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실제로 이 장면에서 대사를 거꾸로 말하는데, 대사에 담긴 뉘앙스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남편 이름을 깜빡하셨더라고’라는 대사를 ‘고라더셨하빡깜 을름이 편남’라고 거꾸로 써서 외웠죠. 그랬더니 안정적이게 말할 수 있더라고요. 다른 장면보다 노력을 많이 들인 장면이라 특히 애정이 가요.” 흑백의 연출과 누아르적 요소가 강조되다 이 장면에서 순식간에 긴장감이 풀리는 <시티오브엔젤>의 치트키라고도 불리니, 테이의 노력이 성공한 셈이다. 

 

테이가 <시티오브엔젤>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소는 함께하는 배우들이다. 화려한 경력의 배우들이 모여 작품을 향한 열정을 쉼 없이 나누는 것이 행복하단다. 심지어 스타인과 스톤의 네 배우는 연습 외에도 따로 모여 작품을 향한 열띤 토론을 벌일 정도로 애정이 깊다고. 이런 열정은 테이의 마음에 또 다른 불씨를 지폈다. “뮤지컬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해요. 더 좋은 방향을 찾아야만 하거든요.” 그는 요즘 무대 연기가 짜릿하면서도 괴롭다고 말했다. “저는 ‘덕후’예요. 하나에 꽂히면 더욱더 즐겁고 열정적으로 푹 빠지는 편이거든요. 철권 오락도 그렇고, 볼링에 빠졌을 때엔 프로 선수 입단 테스트까지 도전할까 생각했을 정도로요. 지금은 뮤지컬 ‘덕후’가 되어 애정을 쏟고 있죠. 사실 ‘덕후’에겐 힘든 무언가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덕질’의 보람이 찾아와요. 그래서 참 좋아요. 재미도 있고요!” 어려운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더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고백한 ‘덕후’ 테이의 뮤지컬 ‘덕질’을 유심히 지켜보아야겠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2호 2019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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