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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차미> 최성원​, 고대해 온 무대 [No.201]

글 |안시은 사진제공 |PAGE1, 연우무대 2020-06-05 5,916

<차미> 최성원
고대해 온 무대

 

최성원이 긴 공백을 깨고 무대에 복귀했다. 무려 5년 만이다.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새로운 욕심도 생겼다. 그리고 만난 <차미>에 온전히 집중했다. 춤부터 노래까지 연습 기간 내내 쏟아낸 땀방울은 무대에서 빛나고 있다.

 

 

5년 만의 뮤지컬 복귀 <차미>                 

 

THE MUSICAL 몇 년 만에 무대에 섰는데, 직전 작품을 했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하는 소감이 어떤가요? (silverain023)

최성원 신기해요. 제가 마지막으로 참여했던 공연이 충무아트센터 블랙에서 했던 <사춘기>였거든요. 감회가 새로워요. 다시 시작하는 기분도 들고요. <차미>를 통해 새 에너지를 충전하는 느낌입니다. 

“긴 공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아팠기 때문인데. 치료하고 회복하고 드라마로 활동을 재개하게 되면서 무대 복귀가 더 늦어졌어요. 그 사이 음악극 <태일>도 했지만 장기 공연과는 매력이 조금 달라서 이번 타이밍에는 꼭 하고 싶었어요. 공연을 안 한 지 5년이 넘어가니까 제의도 거의 없던 중에 작년 10월쯤 박소영 연출님이 ‘내년 4월 정도에 올라가는 공연이 있는데 특별한 계획이 없으면 같이 해보지 않을래?’ 하시더라고요. 마침 공연하고 싶던 타이밍에 제의를 받으니까 운명 같았어요. ‘느낌이 좋은데?’ 하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어요. 지금은 <차미>만 하고 있잖아요. 그러고 싶었어요. 한 작품에만 온전히 시간을 투자하는 순간이 앞으로 또 없을 것 같았거든요. 일찍 마칠 때도 늦게까지 남아서 연습하고 노래 레슨도 진짜 오랜만에 다시 받기 시작했어요.”

 

THE MUSICAL <차미>를 택한 가장 큰 이유와 매력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vkxl2038)

최성원 좋은 이야기, 좋은 음악, 좋은 사람들 때문에 이 작품을 택했어요. <차미>의 매력은 시대를 관통하는 ‘나답게 살아가기’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여정이 아닐까 합니다. 

“이번 정식 공연은 트라이아웃 공연 때와 달리 앙상블이 없어지면서 인원이 줄었어요. 그걸 채우기 위해 병맛 코드를 많이 넣기도 했죠. 고대 비중도 늘었고요. 트라이아웃 땐 미호를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친구였고, 지금은 대학 때 친하게 지내다가 6개월 이상 못 보는 동안 가끔씩 생각나는 정도로 바뀌었어요. 고대가 편의점 알바에서 주인으로 바뀐 것도 달라진 점이고요. 이야기 줄기가 가장 달라졌어요. 차미와 미호가 누가 더 ‘좋아요’를 많이 받는지 대결해서 관심을 많이 받은 쪽이 남는다는 서사가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거든요. 차미와 미호가 진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알고 보니 차미도 미호에게 사랑받고 싶었다는 지금의 이야기가 더 좋아요.”

 

THE MUSICAL 고대를 연기할 때 초점을 둔 연기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happyberry08)

최성원 가장 멋지고 맛있는 가니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호를 더 빛나게 만들어줄 진짜 맛있는 종갓집 김치. 

“첫 번째 주 공연을 마치고 고대는 아주 맛있는 고명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느꼈어요. 설렁탕 집에 가면 그 집 김치, 깍두기 맛있다는 말이 나오잖아요. <차미>에서 설렁탕은 미호와 차미죠. 고대는 주인공이 주제 의식을 담아 끌어가는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조력자가 돼야 해요. 미호가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서도 웃음 포인트를 주는 역할도 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죠. 관객들과 만나고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욕심이 생기는 점이 조금 힘든데 그 점을 경계하는 것이 앞으로 절반 정도 남은 동안 신경 써야 할 부분이지 않나 해요.”

 

THE MUSICAL 고대를 연기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kbangul)

최성원 개그 본능을 많이 다스려야 하는 점이요. 그런데 요즘엔 다시 살아나서 힘들어요. 

“고대는 표현하기 힘든 캐릭터예요. 자칫 선을 넘으면 웃음과 활력소 역할을 하는 진혁 선배 같은 캐릭터가 돼버릴 수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미호가 완벽히 각성하게 하거나 조력자처럼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말과 행동에 대한 신빙성이나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어요. 그렇다고 무게감과 에너지만으로 연기하면 나머지 세 인물 사이에서 고대 장면은 지루해지는 것 같아서 어렵더라고요.”

 

THE MUSICAL 극 중 언급되는 책은 읽어봤나요? (dmswl4686)

최성원 그럼요! 전부 다 읽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하는 공연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하면서 봤는데 짧아서 읽는데 한 시간도 안 걸렸어요. (웃음) ‘레디메이드 인생’을 부르는 고대에겐 고대가 반, 원작 소설 속 P가 반 섞여 있다고 생각하고 하거든요. 모두 맞닿은 부분이 있고,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P는 제 생각만큼 열심히 사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았어요. 한량 기질도 있고. 그런 데서 상충되는 부분들이 있었죠.”

 

THE MUSICAL 고대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건 무엇인가요? (banggl19)

최성원 처음에 꽂힌 건 ‘레디메이드 인생’. 지금은 ‘스크래치’가 너무 좋아요. 

“처음 트라이아웃 공연 영상을 봤을 때 ‘레디메이드 인생’밖에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좋았어요. 열정적인 남미 쪽 음악 같은데 가사는 슬펐어요. 캐릭터 설정 등 지금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지만 (정)욱진 씨가 움직임에 있어 고대를 정말 잘 표현했어요. 연출님께 음원이나 녹음해 둔 게 있냐고 물어보고 (조)형균이가 맨 처음 만들어갈 때 시츠프로브 했던 걸 받아서 들었을 정도로 꽂혔죠. 그런데 불러보니 힘들고 어려웠어요. <차미>는 노래가 다 길고 어려워요. 중간중간에 등장하지 않는 장면들이 있어서 안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공연할 때마다 너무 힘든 거예요. 생각해 보니 했던 어떤 작품들보다 혼자 길게 오래 하는 부분이 많았어요. 혼자라 불안하니까 에너지를 더 쓰게 되고 잔동작도 많아지더라고요. 춤도 처음 연습할 때 뛰는 동작도 엄청 많고 힘들었어요. 지금은 타협점을 찾아가면서 동작들이 유연해졌죠. ‘스크래치’는 연습하면서 관객들에게 엄청난 치유와 힐링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연지와 리허설을 할 때였는데 왈칵 눈물이 터지면서 엄청 울었어요. 연습하면서 한 번도 눈물 난 적이 없었거든요. 노랫말이 정말 예뻐요.”

 

THE MUSICAL 차미호 세 명의 매력을 알려주세요. (kkodungau)

최성원 연지는 캐릭터와 실제가 가장 간극이 적다는 매력이 있고요. (이)아진이는 안정적이고 귀여운 파트너고, (유)주혜는 연령대도 비슷하고 이 작품에 함께했던 시간이 길어서 가장 편하고 에너지틱한 파트너입니다. 3명 전부 너무 잘해요. 다 보러 와 주세요!

 

THE MUSICAL 오진혁 역 노래 중 탐나는 곡이 있나요? (kkodungau)

최성원 ‘게임의 규칙’이요. 가사랑 멜로디가 좋고 동선이 참 멋져요. 

“진혁을 연기하는 세 명이 노래를 잘하기도 하고 특히 (서)경수에게 푹 빠졌어요. 소위 치였다고 표현할 정도예요. 경수와는 6년 전 <트레이스 유>를 할 때 만났어요. 그땐 페어도 달랐고 크로스로 출연하지도 않아서 연습 때만 봤는데도 대단한 친구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오랜만에 같이하면서 정말 경수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원래도 잘했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공연하면서 쌓인 노하우와 내공, 무대 표현력이 엄청났어요. 그래서 경수한테 ‘내공이 정말 엄청나게 쌓였다. 눈에 보인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고 했어요.”

 

THE MUSICAL <차미>는 춤이 어마어마하게 많던데 연습할 때 가장 힘들었던 안무는 무엇이었나요? 진짜 힘들었겠다 하는 놀라움과 감탄이 함께 나왔어요! (yje880302)

최성원 매일매일이 고비였고 늘 사활을 걸고 연습했습니다.

“저는 춤을 진짜 못 춰요. 직전에 했던 <사춘기>에서 선규는 백댄서가 되고 싶지만 아버지가 못하게 하는 인물이었는데, 그때 반응이나 후기를 보면 아버지가 왜 백댄서를 하지 말라는지 알 것 같다는 말이 많았어요. <차미>는 환경과 상황,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까지 모든 게 잘 맞아서 춤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안무조감독님이 제가 시도한 것들을 좋아해 주셨어요. 아이디어를 내면 ‘좋은데? 해봐’ 하면서 북돋워 주는 일도 많았고요. 춤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니까 저도 놀라울 정도예요. 관객분들이 그때를 잊으신 게 아닌가. (웃음)”

 

THE MUSICAL 고대가 입은 노란색 티셔츠 양팔에 달린 지퍼의 역할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합니다. 패션인가요? (vkxl2038)

최성원 (문)성일이가 가져왔던 옷을 모티프로 제작한 맨투맨입니다.

“성일이가 옷에 관심이 많아요. 옷에 많이 투자했다가 많아지면 안 입는 옷들이 생기잖아요. 그걸 작품 연습 때 매번 갖고 와서 프리마켓처럼 한 장에 천 원, 오천 원, 만 원 이런 식으로 재미 겸 팔아요. 그때 갖고 온 옷 중에 지금 고대가 입는 맨투맨과 똑같은 형광색 옷이 있었어요. 제가 마음에 들어서 입었는데 그걸 보고 연출님이 ‘어? 예쁜데?’ 하셨죠. 그러면서 원래 의상에 지퍼를 달게 됐어요. 당시 고대를 떠올리게 하는 가장 평범한 디자인의 후드티로 거의 결정된 상황이었어요. 뭔가 포인트가 될 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던 중에 그렇게 됐어요. 지퍼를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어서 코미디적인 호흡으로 쓰기 편해요. 공연 중에 지퍼는 제가 여는 거예요.”

 

THE MUSICAL 경수 진혁과 탱고를 출 때 안정감이 느껴지는데 세 진혁 중 가장 탱고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건 누구일까요? (shines9511)

최성원 세 명 다 너무 느낌이 달라서 안기는 맛이 있어요. 셋 다 놓치지 않을 거예요.

“처음 연습할 땐 진혁과 재밌게 주고받는 호흡은 없었어요. 공연하면서 많이 확대됐죠. 이런 부분이 늘어나니까 ‘선을 이탈하고 있나?’ 하는 고민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차미>는 B급 코드가 죽으면 나머지도 죽는다고 모두 입을 모았기 때문에 병맛 코미디를 쉴 새 없이 넣었어요. 고대가 인사하면서 허리를 숙이면 진혁 선배가 뜀틀 뛰듯 넘어가는 장면도 그렇고. 그런 코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맞춰가는 건데 선은 적절히 지켜야 할 것 같아요.”

 

THE MUSICAL 고대 최고예요! 다음에는 진혁 선배에 도전해 보는 건 어때요? (soom1019)

최성원 안 돼요. 킹카 모먼트가 없어서….

“처음엔 진지하고 무게 잡는 시니컬한 성격의 캐릭터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당연히 ‘진혁을 더 잘할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거든요. 연출님은 처음부터 저를 고대 역으로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진지하게 진혁을 하면 안 되냐고 얘기한 적도 있는데 천천히 열어놓고 생각해 보자고만 하시더라고요. 워낙 편한 사이라 수긍하고 고대를 하면서 매력을 찾아보겠다고 했죠.”


 

진심은 통한다                 

 

THE MUSICAL 5년 만에 무대로 돌아와서 보니 ‘공연계가 이렇게 달라졌구나’ 하고 체감한 부분이 있었나요? (silverain023) 

최성원 요즘엔 사진을 진짜 미리 빨리 찍더라고요. 가장 놀랐어요. 

“공연 팀에서 최고참인 적이 처음이에요. 가끔 분위기를 다잡아갈 필요가 있거나 다 같이 집중해야 할 상황이 있을 때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나서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다행히 <차미>엔 귀엽고 재밌고 착한 친구들만 있어요. 다들 각자 알아서 멋진 팀워크를 발휘해 줘서 제가 첫째여서 힘든 건 많이 없었어요. 다만 괜히 저 혼자 주변을 의식하게 될 때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렁스>만 해도 83년생 형, 누나 배우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제가 그런 곳에 있었다면 막내가 되는 거잖아요. 그런 팀도 있고 이런 팀도 있는 거죠. 그래도 ‘내가 나이를 먹긴 했구나’란 생각을 종종 하게 돼요.”

 

THE MUSICAL 연기해 온 모든 역들이 좋았지만 최성원의 ‘신석구’는 제 인생에서 손꼽을 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 인물인데요. 마음에 그렇게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나 인물이 있나요? (yje880302)

최성원 저 역시 석구입니다. 사실 전 대외적으로 석구라고 부르지만 맘속으론 성원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 정도로 푹 빠져서 그 당시 저의 모든 걸 부어서 만들었어요.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했던 시절만큼 아무 욕심과 계산 없이 열심히 했던 적이 없어요. 석구를 할 때 늘 해보고 싶었던 최고의 노력과 최선의 열정을 다 담아서 저답게 두 달을 미쳐서 살았거든요. 찢어지고 까진 줄도 모르고 몇 시간 동안 연습할 정도로 많은 걸 할애했으니까요.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니까 관객분들도 많이 사랑해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석구는 그냥 제 자신이라고 늘 생각해요. 제 음색과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저에게 맞춰서 만들어진 곡이 ‘꽃봉오리’예요. 흔한 일이 아닌데 이선영 작곡가님이 제가 편하고 예쁘게 내는 음역대에 맞춰서 만들어주셨어요.”

 

THE MUSICAL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캐릭터가 있다면요? (thdtnqls2291)

최성원 몇 년째 이야기 중인데요. <번지점프를 하다>의 서인우요. 

“요즘 플레이리스트에 <번지점프를 하다> OST를 넣어 듣고 있는데 언젠가 올라오겠죠? 이 역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THE MUSICAL <차미> 이후에 도전해 보고 싶은 캐릭터나 작품이 있는지 궁금해요. (happyberry08) 

최성원 엄청 밝고 통통 튀고 귀여운 작품을 했으니 좀 어둡고 시크한 작품을 해보고 싶네요.

“지금껏 한 번도 울지 않고 끝나는 작품은 <차미>가 처음이라 허전하기도 했어요. 고대를 연기하면서 한번 울어볼까 애쓰기도 하는데. 밝은 작품을 하면 힐링이 되고, 펑펑 울면 기분이 해소되거든요. 후련하게 털어내는 기분인데 다음엔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 어떨까 생각해요. 음악 장르는 무엇이든 좋아요. 지금은 도전하려는 마음이라 뭐든 경험해 보고 싶거든요.”

 

THE MUSICAL 연기 면에서 슬럼프를 겪은 경험이 있나요? (bbanssang)

최성원 지금도 슬럼프를 겪고 있어요. 제 달란트가 다 떨어져가는 느낌이라서 저의 원천인 무대에 앞으로 더 집중해서 열심히 누구보다 즐겁게 할 계획 중입니다.

“데뷔하고부터 현재까지 제가 갖고 있는 역량이나 소재는 늘어난 게 없는 것 같아요. 아웃풋은 다 소모한 것 같은데 인풋은 새로울 게 없다고 느꼈어요. 2년 정도 전부터 늘 비슷한 패턴과 연기라고 느끼면서 그걸 깰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시작이 무대였기 때문에 요즘엔 공연에 다시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차미>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황)순종이나 (안)지환이를 보면서 ‘내가 저 나이 때 저렇게 했었나?’ 하면서 새로운 자극도 많이 느껴요. 경수의 표현력이나 연기, 노래를 볼 때도 그렇고. 좋은 인풋을 많이 쌓고 있어요. 스스로 발전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슬럼프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다시 공연하면서 새롭게 더 준비한 거나 다짐한 부분이 있나요? (yje880302)

최성원 진짜 노래를 훨씬 더 잘하고 싶어요. 새 목표입니다. 

“노래는 부족해서 계발할 필요가 있다고 늘 생각했어요. 처음 데뷔했을 땐 기회를 잡지 않으면 영영 놓쳐버릴 것 같으니까 욕심도 나고 막연하게 불안해서 계속 혹사했어요. 쉴 땐 쉬어야 했는데. 레슨도 어린 나이에 돈이 아까웠어요. 미래를 위한 투자라거나 현명한 처사란 생각을 못했죠. 물론 현실적으로 수입이 지금보다 훨씬 적었으니까 이해는 가지만. 이젠 레슨에 쓴 돈이 저한테 돌아온다는 걸 알아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처럼 계속 열심히 계발하고 투자해 보려고 해요. 그래서 대극장에서도 공연해 보고 싶어요. 노래로만 진행되는 성스루 뮤지컬도 해보고 싶고. 전엔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까 노래가 싫었거든요. 하루하루가 악몽일 정도로. 토크 콘서트나 갈라쇼도 제안받으면 하고 싶으면서도 음역대 한계가 명확하니까 스트레스 받으면서 했어요. 이제는 더 즐겨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지치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길게 보려고 해요. 이젠 노래 부르는 재미를 새롭게 찾아가는 중이에요.”

 

THE MUSICAL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bbanssang)

최성원 언제나 생각해요. 지금처럼만 사랑받고 응원받으면서 이순재 선생님 연세까지 연기하는 것. 


 

현재를 즐기는 것               

 

THE MUSICAL 나를 동물에 비유한다면? (bbanssang)

최성원 저는 낙타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대학교 1학년 때 첫 수업에서 각자 동물원에 가서 보고 어떤 동물을 몸으로 표현하라고 하는데 이상하게 낙타에 꽂히더라고요. 다른 애들은 사자, 호랑이, 여우, 곰을 하는데 낙타는 아무도 없어서 한번 해봐야겠다 했죠. 낙타를 보는데 제가 표현하기도 쉽고 그래서 그때부터 빠졌어요.”

 

THE MUSICAL 공연하는 시간 외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happyberry08)

최성원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못 하고 있는데 최근 2~3년간 농구에 푹 빠져서 지냈어요. 

 

THE MUSICAL 최근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lauraseo21) 

최성원 여행을 자주 다니고 싶어요. 한국에도 참 좋은 곳이 많잖아요? 그런 곳에서 유유자적하게 돌아다니는 거. 그게 나만의 소확행.

 

THE MUSICAL 요즘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silverain023) 

최성원 아프지 않고 공연을 원 없이 하고 있는 나 자신. 

“오늘도 병원 정기 검진을 다녀왔어요. 한 달에 한 번 간단히 채혈만 해서 보는 건데, 대기 소파에 있으면 늘 두근두근하면서 몸이 뜨거워져요. 어느새 3년이 돼서 적응될 법도 한데 그래요. “어떡하죠? 이러이러해서 안 좋아졌습니다”란 얘기를 들을 수도 있으니까요. “괜찮아요. 좋습니다. 잘 유지하시면 될 것 같고 다음 달에 봬요” 하면 세상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가 없어요. 돌이켜보면 그 당시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어요. 세상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으니까 현명하게 바로 풀어낼 수 있는 자기만의 노하우가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하늘을 보며 무작정 걷든 친구를 만나든. ‘참아야지. 내가 이걸 왜 못 이겨내지’란 생각만큼 멍청한 건 없어요. 저는 그랬거든요. 지금은 달라졌어요. 행복하다,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생각이 드는 방법이 있으면 그렇게 현명하게 바로 풀어내셨으면 좋겠어요. 스트레스 해소법을 하나 찾았다고 하나만 고집하지 마시고 많이 찾아보시면 좋겠어요. 많으면 많을수록 좋거든요. 5년이 완치라 2년 남았는데,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평생 관리할 거예요. 크게 잃어봤으니까 있을 때 지켜야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1호 2020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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