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공연 지키기
지난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하자, 관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객석에 입장하는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배우와 스태프, 관객 모두 처음 겪는 이 광경에 두려움과 괴상함을 느꼈지만,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무대 위의 배우를 제외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극장 안을 채우는 건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변화가 불가피한 코로나 시대에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공연계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계 풍경을 집중 조명한다.
관객들이 보내는 따뜻한 응원
<더뮤지컬>의 독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관극 생활 사진을 보내왔다. 이전과 전혀 달라진 공연장 풍경과 이에 깃든 사연을 소개한다.
야옹
“9월 15일에 <캣츠>를 보러 샤롯데씨어터를 방문했어요.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는 거라 친한 선배와 만나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공연장에 갔죠. 거리 두기 좌석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직접 객석 의자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보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고요. 제게 공연은 잠시 일상을 떠날 수 있게 해주는 통로에요. 앞으로 공연이 늘 제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남기
“공연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발명품이라고 하잖아요. 역사적으로 공연은 전쟁 상황에서도 계속되었다고 해요. 지금의 어려움을 버티고 일어나면 더 큰 빛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류의 소중한 문화와 예술을 지키기 위한 여러분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수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연계를 응원하고 있음을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함께 힘내요, 파이팅!”
연뎅
“어렵게 공연을 재개한 <머더 발라드>를 보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파우치를 챙기며 찍은 사진이에요. 코로나19로 인해 파우치의 구성품이 달라졌네요. 공연은 스스로에게 주는 짧고 규칙적인 휴식이에요. 공연을 보면서 온전히 저에게 집중할 수 있거든요. 방역 수칙을 꼭꼭 지키면서 공연을 즐기다 보면 언젠간 우리 모두가 함께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모든 공연인들이 어려운 지금 이 시기를 건강하게 이겨냈으면 좋겠어요.”
페브
“제게 공연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의미해요. 5월 30일 <베어 더 뮤지컬>을 보기 위해 객석에 앉았는데 제 옆자리가 비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낯설고 신기했어요. 그런데 이게 일상이 될 줄은 정말 몰랐어요. 공연은 사람이 모여 하는 가장 아름다운 일이에요. 빨리 전처럼 공연을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함께 잘 버텨요.”
12월을 기다리는 도비
“공연을 보기 위해서 늘 일찍 나오는 편인데, 요즘은 그보다 조금 더 서두르게 됩니다. 공연장에 도착하면 할 일이 많으니까요. 로비에서 손 소독제를 사용한 후 온라인 문진표를 작성하는 일이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공연장을 찾을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울컥합니다.”
크리미라떼
“평소 공연을 좋아하는 엄마를 모시고 <킹키부츠>를 보러 갔어요. 엄마가 바닥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보곤 놀라시더라고요. 게다가 예전 같았으면 엄마와 손을 잡고 공연을 봤을 텐데 떨어진 채로 앉아서 아쉽기도 했고요. 까다로운 방역 수칙을 지키며 객석에 있는 동안 공연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집으로 돌아오면서 빨리 전처럼 즐겁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5호 2020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