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핏파이어 그릴>
To Percy, From Percy
<스핏파이어 그릴>은 위스콘신주의 작은 마을 길리앗을 배경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마을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이야기다. 이 따뜻한 성장담의 주인공인 퍼씨는 마음속 깊이 숨겨 뒀던 아픔을 딛고 길리앗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인물. 퍼씨와 하나가 되어 단단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유주혜, 이예은, 나하나 세 배우가 서로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Q1. 유주혜
퍼씨가 길리앗의 새벽녘 풍경을 보고 새 삶을 살아갈 감흥을 느낀 것처럼 인생에서 중대한 결심을 한 순간이 있나요?
유주혜 어린 시절 어린이 뮤지컬단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무대에서 조명을 받았던 순간이 기억나요. 정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서 진로를 결정할 때 그 순간이 크게 영향을 끼쳤죠.
이예은 스물한 살에 친구와 함께 처음 배낭여행을 떠나 영국 남부 브라이턴을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때 봤던 세븐시스터즈 절벽의 풍경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드넓게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가슴이 뻥 뚫릴 듯한 시원함을 느꼈거든요. 그 이후로 매년 다양한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인생을 좀 더 즐기며 살아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답니다.
나하나 뮤지컬이라는 것을 처음 본 순간 죽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무대에 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Q2. 이예은
퍼씨처럼 아픔을 딛고 성장한 캐릭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유주혜 <키다리 아저씨>의 제루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고아라는 아픔을 딛고 아주 멋있고 자랑스럽게 성장하는 캐릭터잖아요!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라 더 특별하기도 하고요.
이예은 영화 <프리다>의 프리다. <프리다>는 실존 인물인 프리다 칼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예요. 삶의 고난과 시련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그녀의 강인한 생명력을 닮고 싶어요. 프리다는 제가 항상 존경스러운 인물로 꼽는 위인입니다.
나하나 소설 『제인 에어』의 연극 버전을 너무나 좋아해요! 고난과 역경 속에도 어떻게든 삶을 지키려고 하는 인물을 좋아하는데, 제게는 제인 에어가 그런 여성입니다.
Q3. 나하나
극 중 한나가 마을의 유일한 식당인 ‘스핏파이어 그릴’을 퍼씨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주었다면, 퍼씨는 어떤 일을 시작했을까요?
유주혜 길리앗에 정착한 다음, 산림 훼손을 막는 자연보호 단체를 만들었을 것 같아요. 누구보다 길리앗이 지닌 자연의 빛깔을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스핏파이어 그릴’의 단골손님이 되었겠죠?
이예은 열심히 돈을 모아서 음반 가게를 하지 않았을까요? 퍼씨는 척 베리의 ‘Johnny B. Goode’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그 노래를 듣다 보면 퍼씨가 음악을 참 많이 사랑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음반 가게를 운영하는 퍼씨,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나하나 숲에서 나무를 돌보며 고양이들과 함께 살았을 것 같아요. 퍼씨에게 자연은 굉장히 특별한 의미예요. 숲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용서를 배우죠.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연과 가까이 지냈을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8호 2022년 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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