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균·밤비·라이·아요
우당탕탕 밤비 가족
조형균은 자신의 활기찬 에너지를 똑 닮은 반려견 밤비, 라이, 아요와 함께 살아간다. 매일 밤 ‘우다다 타임’을 갖는 밤비 가족 덕분에 오늘도 조형균의 집에는 웃음이 넘친다.
이번 인터뷰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사진관’ 콘셉트로 진행하게 됐어요. 형균 씨가 가정을 꾸린 지 벌써 5년이 흘렀죠. 결혼 후 삶에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안정감이 생기다 보니 배우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그 덕분인지 결혼한 다음부터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고, 배우로서의 삶도 순조롭게 흘러간 것 같아요. 아내가 배우 출신이다 보니 작품에 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항상 곁에 있다는 점이 너무 감사해요. 아, 무슨 일이 있어도 강아지들의 사룟값을 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는 점도 큰 변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웃음)
마침 밤비, 라이, 아요가 이번 촬영을 함께했어요. 세 아이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었나요?
2017년에 결혼을 하면서 아내가 키우고 있던 밤비가 저희의 가족이 되었어요. 라이와 아요는 밤비의 자식들인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함께했어요. 밤비가 집에서 출산해서 제가 갓 태어난 아이들의 탯줄을 직접 잘랐죠.
경이로운 경험을 했네요. 그때의 감정은 어땠나요?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었어요. 신기하고, 기쁜데 눈물도 나고…. 밤비도 아기 같은데, 그 작은 몸에서 일곱 마리가 태어났다는 사실이 놀랍고 애틋하기도 했죠. 일곱 마리 모두 소중했지만 처음부터 눈에 띄었던 아요와 왠지 계속 신경이 쓰였던 라이를 가족으로 품게 됐어요. 사실 처음에는 밤비가 자기 새끼들에게 무심해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밤비가 새끼 한 마리를 물고 옷장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문틈으로 몰래 지켜봤는데, 밤비가 아이에게 젖을 주기 시작했어요. 알고 보니 그 아이가 가장 약하게 태어난 아이였더라고요. 밤비도 그걸 알고 있었던 거죠. 모성애가 얼마나 위대한 건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됐어요.
밤비, 라이, 아요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팔로워 1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세 아이를 묶어 ‘밤라요’라는 애칭도 생겼고요.
세 아이는 각자 지닌 매력이 정말 달라요. 우선 밤비는 똑똑해요. 어떨 때는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라이는 저랑 많이 닮았어요. 텐션이 높고, 밖에 나가서 뛰어다니는 거 좋아하고. 아요는 자기가 귀여운 걸 스스로 잘 아는 스타일이에요. 고양이처럼 새침한 매력이 있죠. 라이가 장난꾸러기 아들이라면 아요는 저를 ‘딸 바보’로 만드는 예쁜 딸 같아요. 여담이지만 저는 집에서 서열 꼴찌예요. 저희는 침대에서 다 같이 자는데, 아이들이 누울 때 저를 베고 누워요. 저를 쿠션 같은 존재로 인식하는 것 같아요. (웃음)
밤라요와 함께하며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언제인가요?
최근에 <하데스타운> 대구 공연을 위해 거의 한 달간 집을 떠나 있었는데, 제가 없는 한 달 동안 밤라요가 매일 밤 현관문 앞에서 잠을 잤다더라고요. 아빠가 언제 올지 기다리는 것처럼요. 그 모습을 영상으로 봤을 땐 당장에라도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아요가 아파서 수술을 했던 날도 기억나요. 그날 스케줄을 마치자마자 아요가 입원한 병원으로 달려갔어요. 원래 저를 보면 반갑게 맞아주는 친구인데, 그날은 힘없이 축 처져서 아무 반응도 못하더라고요. 그 모습이 얼마나 안쓰럽던지. 아요를 뒤로 하고 병원 문을 나서자마자 정말 엉엉 울었어요.
밤라요에게 딱 한마디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떤 말을 듣고 싶어요?
제가 아이들에게 항상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 가족이지?” (웃음) 밤라요가 저를 정말 가족으로 생각할지 궁금할 때가 종종 있거든요. 제가 그 질문을 던졌을 때, 밤라요가 “그럼, 우리는 가족이지”라고 대답해 주면 눈물 날 만큼 기쁠 것 같아요.
반려견과 함께 살아간다는 건 큰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잖아요. 하지만 그 책임을 다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동물이 고통을 겪는 경우가 여전히 비일비재하죠. 반려견을 입양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반려견 입양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이에요. 반려견을 입양할 때 ‘귀여우니 한번 키워볼까?’라는 마음으로 데려오는 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일까요? 요즘은 반려견과 공생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정말 많은 시대잖아요. 반려견에 대해 충분히 공부하고, 오랜 시간 고민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아기를 키우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니까요.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데스타운> 여정을 마치고 이제 <모래시계>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죠. 소년미 넘치는 오르페우스에서 거친 매력을 지닌 태수로 변신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요?
<하데스타운>은 하루종일 공연 생각만 할 정도로 부담감이 컸던 작품이에요. 그런데 막상 떠나보낼 때가 오니 정말 아쉬워요. 가을에 공연을 시작해 봄에 마무리하게 됐잖아요. 노래를 부르면 봄이 올 거라는 오르페우스의 대사가 현실과 겹쳐져서 마음이 뭉클하기도 해요. 하지만 오랫동안 연기한 인물을 떠나보내는 이 시점이 배우로서는 이미지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하데스타운>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모래시계>를 선택했죠.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거든요. 아직 저 스스로도 상상이 잘 안 되지만, 태수라는 캐릭터에게 다가가면서 제 안의 또 다른 모습이 나올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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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2호 2022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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