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준·김수하 콘서트
<다섯번째걸음, 그리고…>
뮤지컬배우 양희준과 김수하가 3월 31일과 4월 1일 양일간 콘서트 <다섯번째걸음, 그리고…>를 개최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2019년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으로 나란히 이름을 알린 두 사람이 지난 5년간 걸어온 길을 돌아볼 예정이다. 두 사람이 콘서트를 준비하며 한 장씩 써 내려간 다이어리를 함께 펼쳐보자.
우리가 함께 남길
여섯 번째 발자국
2월 3일
아니 수하야
콘서트 포스터 촬영 전날 밤, 수하와 통화를 했다. 촬영 당일 아침에 발레를 다녀오겠다면서 “오빠도 아직 늦지 않았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말을 듣자 그간 나와 함께했던 피자와 짜장면, 파스타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고, (양심상 치킨은 멀리했다.) 나는 얼른 운동화를 신고 한강으로 향했다. 그제야 비로소 내가 첫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는 실감이 났다.
3월 9일
라이브 방송의 신
연습을 너무 열심히 한 탓일까?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위해 카메라를 켰는데, 화면 속의 나는 꼭 자다 일어난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수하야, 방송 켜기 전에 왜 말 안 해줬어? 참내.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기지가 필요한 법! 나는 비주얼을 포기하는 대신 입담을 챙기기로 했다. 나의 깔끔한 진행 덕에 성공적인 라이브 방송이었다는 칭찬을 받았다! 덕분에 다가올 콘서트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3월 14일
중요한 건 찢기지 않는 마음
연극영화과 입시의 필수 항목 중 하나는 바로 ‘다리 찢기’다. 왜 다리를 찢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혼자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다리를 찢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그럴수록 어깨 근육만 성장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찢기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던가. 비록 다리 찢기는 실패했지만, 강인하고 뻔뻔하게(?) 버텨낸 마음이 초석이 되어 오늘날 콘서트를 하는 영광의 기회를 얻었다. 아니 근데 수하는 다리 찢기랑 콘서트, 이 두 개를 다 해내네….
3월 15일
갈 땐 가더라도
콘서트가 며칠 남지 않았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된 연습을 마치고 연습실 밖으로 나왔는데, 큰 일교차 때문에 땀이 식어 오한이 느껴지는 것 아닌가. 그 순간 위기감이 엄습했다! 이대로 감기에 걸리면 남은 연습 일정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 뻔했다. 얼른 체온을 올리고 연습으로 소모한 칼로리를 보충해 면역력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하는 찰나 내 눈앞에 붕어빵 가게가 나타났다. ‘어쩔 수 없이’ 따끈한 붕어빵을 한 입 베어 물었고, 덕분에 내게 찾아온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제 콘서트 전까지 모든 연습 일정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됐다!
2월 3일
콘서트 포스터 촬영
포스터 촬영 일주일 전부터 엄격하게 식단 관리를 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오늘도 부기를 빼려고 아침부터 발레 학원으로 달려가 두 시간 동안 열심히 발레 연습을 했다. 촬영 전까지 내내 굶어서 그런지 하루 종일 배고프다는 말만 나왔다.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아이다> 이후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려준 팬분들을 무대에서 다시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는 마음이 크다. 팬분들께 이번 콘서트 소식이 행복한 선물이 되기를!
3월 9일
나의 첫 솔로곡 ‘Journey’가 탄생한 날!
오늘은 매우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날이다. 바로 내 인생 첫 솔로곡 ‘Journey’가 만들어진 날이기 때문이다. 나를 잘 아는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이정연 작곡가와 함께 작업했는데, 배우 김수하가 아닌 사람 김수하의 모습을 담고 싶다는 마음으로 곡을 썼다고 했다. 나도 나의 인간적인 모습을 노래에 담아서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내가 원했던 느낌이 노래로 표현됐을 때 느낀 희열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Journey’는 이번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 어떤 무대보다 떨리고 기대된다.
3월 14일
24시간이 모자라
24시간이 모자라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요즘 나의 하루는 온통 콘서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루 종일 노래와 안무 연습을 하고, 연습을 안 하는 잠깐 동안에도 머릿속에는 콘서트 고민뿐이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나 자신을 몰아붙인다. 많은 순간 희준 오빠에게 의지하고 있어 ‘콘서트를 혼자가 아니라 함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레는 마음만큼 걱정도 많이 되지만 이 공연을 기다리고 있을 팬분들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콘서트를 만들어가는 지금이 행복하다.
3월 15일
안무 수업 끝!
특별히 준비한 K팝 무대의 안무 수업이 끝났다. 어찌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우리의 열기로 연습실 거울에 김이 서릴 정도였다. 그동안 세 가지 안무를 연습하면서 ‘괜히 한다고 했나’ 후회가 들 때도 있었는데, 안무 수업을 끝내고 나니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간 듯이 마음이 편안해졌다. 콘서트까지 이제 2주 남았다. 공들여 준비한 콘서트가 모두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남은 시간도 (수)하이팅!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3호 2023년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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