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인터뷰 | [NEW FACE] 비로소 마주한 행복 <맘마미아!> 최태이 [No.224]

글 |이솔희 사진 |포트레이트262 2023-06-07 4,900

비로소 마주한 행복
<맘마미아!> 최태이

 

“어느 날 문득 깨달은 건데, 제가 <맘마미아!>를 만난 후로 항상 웃고 있더라고요. 저 원래 이렇게 웃음 많은 사람이 아닌데!” 장난기 어린 말투로 <맘마미아!>가 알려준 행복을 이야기하던 최태이는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입꼬리를 한껏 올린 채 웃고 있었다. <맘마미아!>의 소피처럼 당차게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최태이는 오랜 기다림 끝에 비로소 찾아온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TV에서 우연히 뮤지컬 광고를 본 최태이는 자신의 눈앞을 스쳐 지나간 화려한 무대에 마음을 빼앗겼다. 그때부터 뮤지컬배우를 꿈꾸게 된 그는 고등학교에 이어 대학교에서도 뮤지컬을 전공하며 꿈을 향해 차근차근 걸어갔다. 하지만 꿈과 가까워질수록 화려한 무대 뒤에는 공연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치열함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 깨달음은 자연스레 자신의 치열함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는 순간이 많아졌어요. ‘뮤지컬은 내가 가야 할 길이 아닌 걸까’ 고민할 정도로요.” 꿈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고개를 들 때마다 최태이는 더더욱 연습에 집중했다. “좌절감이 커질수록 치열하게 연습했어요. 제가 끈기 하나는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거든요. 새롭게 배운 것이 있으면 그 부분을 하루종일 집요하게 파고들었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었어요. 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이니까 그렇게 힘들던 연습도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며 실력을 다진 최태이는 2017년 <넌센스>를 통해 마침내 뮤지컬배우라는 타이틀을 얻는다. 하지만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공연에 투입돼 일주일 만에 무대에 오를 준비를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태이가 선택한 방법은 이번에도 역시 쉼 없는 연습이었다. 그는 홀로 대본을 외우고, 동선을 익히며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실을 맺듯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그 후 대극장 뮤지컬 앙상블 배우로 활동하며 기회를 기다리던 최태이는 2021년 <앤ANNE>과 2022년 <실비아, 살다>를 통해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 작품을 거치면서 ‘이 정도면 됐다’라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이 굉장히 높아졌어요. 저에게 기회를 준 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무조건 제 몫을 완벽하게 해내야만 했거든요. 예전에는 100번의 연습을 하고 만족했다면, 이제는 무대에 서기 전에 적어도 200번, 300번은 연습해야 만족감이 들어요. 제가 배우로서 조금 더 성숙해질 수 있었던 건 이 변화 덕분이에요.”


그렇게 자신의 잠재력을 천천히 끌어올린 최태이에게 <맘마미아!>라는 선물이 찾아왔다. 기나긴 오디션 과정을 거치며 지칠 때도 있었지만, ‘탈락할 때 탈락하더라도 후회 없이 임하자’는 마음가짐은 그를 합격으로 이끌었다. “사실 1차 오디션 때는 너무 긴장돼서 ‘오디션 보지 말까?’ 생각했어요. 포기하기 전에 스스로 질문을 던졌죠. ‘열심히 해보지도 않고 떨어질래, 최선을 다해보고 떨어질래?’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고 떨어지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총 4번의 오디션이 진행됐는데, 마지막 오디션을 마치고 저 자신에게 또 한 번 질문했어요. ‘너 후회 없이 했어?’ 그리고 대답했죠. ‘응, 후회 없이 했어.’ 그럼 됐다 싶었어요. (웃음) 그렇게 후회 없이 치른 오디션에서 합격까지 하다니,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최태이는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는 소녀 소피 역을 맡아 최정원, 신영숙, 홍지민, 김영주 등 무대에서 오랜 시간 내공을 쌓은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선배님들과 함께하며 배우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배워요. 특히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는 태도에 대해서요! 대극장 뮤지컬에서 역할을 맡는 게 처음이다 보니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언제나 무대를 진심으로 대하는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답을 찾았어요.”

 

자신의 삶과 사랑, 그리고 행복을 찾아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소피를 만나 비로소 온전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는 최태이. 차곡차곡 쌓아 올린 노력의 시간 덕분에 <맘마미아!>를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미소 짓는 그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뮤지컬 무대 위에 있겠다고 다짐했다. “뮤지컬은 저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어줘요.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성장해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꽤 마음에 들어요. 앞으로 뮤지컬을, 그리고 저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4호 2023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