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도전으로 차근차근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온 데뷔 10년 차 뮤지컬 배우 이해준이 <모차르트!>로 대극장 타이틀 롤에 도전한다.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모차르트!>는 시대와 불화한 천재 작곡가이자 끊임없이 사랑과 자유를 갈망했던 평범한 인간 모차르트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데뷔 후 줄곧 꿈꿨던 배역을 맡은 이해준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기분 좋은 긴장감 속에 작품을 준비 중이다.
“관객의 예상을 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올해로 데뷔 10년 차 뮤지컬배우가 됐어요. 지난 10년은 배우 이해준에게 어떤 시간이었어요?
한마디로 다사다난한 시간이었어요. 즐거울 때보다 어려울 때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거치면서 더 나은 사람, 더 나은 배우 이해준이 될 수 있었어요. 지금 저는 너무 행복하지만, 이 행복이 마냥 계속되진 않겠죠. 언젠가 또 다른 어려움이 닥칠 거예요. 그래도 이제는 그 어려움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거라는 걸 알게 되었으니 걱정보다는 기대와 희망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걸 예전에 힘든 시기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웃음)
몇 년 전 배우를 그만두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마도 그때가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간이었겠죠?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안 좋은 일이 겹치면서 1년 반 정도 공연을 쉬었어요.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라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죠. 그러는 동안 배우를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서른쯤이었어요. 친구들은 다 자리를 잡아가는데 저만 여전히 제 자리를 못 찾은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미련이라고 해야 할지,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더 도전해 보고 싶어서 <킹키부츠>의 찰리 역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열심히 준비해서 최종 오디션까지 올라갔는데, 마지막 오디션이 끝나고 심사 위원분들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성심성의껏 준비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울컥했어요. 다시 도전해도 괜찮다는 격려처럼 들렸거든요. 비록 오디션에서는 탈락했지만, 또 한 번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됐죠.
그 후 <쓰릴 미>를 만나서 다시 배우 활동을 시작했어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된 거예요?
<킹키부츠> 오디션이 끝나고 때마침 <쓰릴 미> 제작사에서 오디션을 제안해 주셨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오디션을 준비하긴 했지만, 워낙 인기작인 데다가 오디션도 어려워서 합격하리라는 기대는 내려놓고 있었어요. 오디션 중에 심사 위원 중 한 분이 한동안 공연을 쉬다가 다시 오디션을 보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킹키부츠> 오디션 이야기를 해드렸어요. 진심이 통했던 건지 결국 합격 통지를 받았죠. (웃음) 다시 무대에 서니까 모든 게 다 꿈만 같았어요. 관객을 만나고 무대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매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죠.
포기하려는 마음을 돌려 다시 선 무대인 만큼, 이전과 비교해 무대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무대를 소중히 생각하고 관객에게 감사하는 마음은 데뷔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예요. 대신 저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좀 달라졌어요. 연극 <알앤제이>를 마치고 두 달 정도 쉰 적이 있어요. 공연하면서 쏟아낸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예전의 저라면 절대 쉬지 않았을 거예요. 앞만 보고 달리기에 급급해서 나를 돌볼 여유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무대로 돌아와서 이 일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곰곰이 생각해 봤어요. 내가 행복하기 위해 하는 일이니까 이왕이면 즐겁게 일하자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그러기 위해 때로는 잠시 멈춰서 나를 돌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죠.
<쓰릴 미> 이후 쉬지 않고 공연을 이어가고 있는데, 작품마다 딱 한 번씩 출연한 게 특이하더라고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특별한 이유라기보다 다양한 작품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랬어요. 기존에 참여했던 작품에 다시 참여해서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것도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에요. 하지만 저 스스로는 아직 무대 경험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해 배우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고 해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관객의 예상을 깨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물론 좋은 방향으로요! “이해준이 이런 역할을 한다고?”라는 의문을 “이해준은 이런 역할도 할 수 있지!”라는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가진 걸 다 쏟아낸 다음에는 후회가 남지 않더라고요.”
도전과 성장은 배우 이해준에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가 봐요. <팬텀싱어4>에 출사표를 던질 때도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죠?
주변 동료들이 <팬텀싱어>에 출연하는 걸 보면서 저도 한 번쯤 참가해 보고 싶었어요. 색다른 무대에 도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거든요.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아 아쉬워하다가 이번에 <팬텀싱어4> 지원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서를 냈어요. 막상 지원하고 보니 잘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하더라고요. 예선 참가자 74인에 드는 것부터 쉽지 않았어요. 겨우 예선에 올라가 보니 다른 참가자들 실력이 너무 대단한 거예요. <팬텀싱어4>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포부로 도전했지만, 처음에는 예선만 통과했으면, 아니 방송에 한 번 나오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팬텀싱어4>에 참여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건 뭐예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팬텀싱어4> 스케줄만 해도 엄청 빡빡했는데, 동시에 공연 스케줄도 소화해야 했어요. 공연을 마치고 새벽까지 <팬텀싱어4> 노래 연습을 하고, 방송 촬영을 하는 날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촬영했어요. 쉴 새 없이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까 금세 건강이 나빠지더라고요. 방송도 방송이지만, 제가 참여하는 공연에 피해를 줄까 봐 너무 걱정됐어요. 공연은 저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관객과의 약속이잖아요. 그때부터 바쁜 시간을 쪼개서 운동도 하고 한약도 지어 먹으면서 건강을 챙겼어요. 덕분에 방송도 공연도 사고 없이 잘 마칠 수 있었죠.
프로듀서 라운드부터 본선 5라운드까지 총 6번의 무대를 선보이면서 선전했어요. 어떤 무대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 5라운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팬텀싱어4>에서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게 사중창 무대였어요. 뮤지컬에서도 중창이나 합창은 흔치 않잖아요. 네 사람이 모여서 한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어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네 사람이 팀으로 융화되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든 과정이 저한테는 굉장히 특별했어요. 평생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은 귀한 경험을 선사해 줘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그리고 5라운드가 결승전 직전 무대였어요. 1위를 하면 결승에 바로 직행하는 건데 2위를 했어요.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팬텀싱어4>는 저한테 정말 큰 도전이었고, 이렇게 치열하게 살았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거든요. 떨어졌을 때 잠깐 내가 뭐가 부족했을까 생각하면서 자책도 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으니까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어떤 일이든 내가 가진 걸 다 쏟아낸 다음에는 후회가 남지 않더라고요. <팬텀싱어4>도 그랬어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탈락의 아쉬움을 금방 털어냈죠.
해준 씨가 <팬텀싱어4>에 도전한 이유는 성장을 위해서잖아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뭘 배웠나요?
<팬텀싱어4>는 결국 사중창 팀을 결성하는 게 목표여서 팀원 간의 화합을 중요하게 봐요. 그런데 초반 라운드에서 저 혼자 돋보인다는 평을 들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저는 나름대로 상대방에게 맞춰가면서 노래했지만, 심사 위원이 보기엔 여전히 부족하다는 거였으니까요.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게 바로 팀원과의 조화였어요. 그러면서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보면서 상대와 조화롭게 노래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앞으로 무대에 설 때 <팬텀싱어4>를 통해 배운 것을 실천해 보려 해요.
“산을 넘는 방법은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오르는 것뿐이었어요.”
<팬텀싱어4>에서의 도전은 멈췄지만, 뮤지컬배우로서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죠? 작년에 <엘리자벳>의 토드 역할로 본격적으로 대극장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요. 혹시 첫 공연을 마친 후 커튼콜 때 기억나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생생하게 기억하죠. 커튼콜 때 토드가 엄청 멋진 모습으로 등장해야 하는데 긴장이 풀려서 다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걸어 나왔어요. (웃음) <엘리자벳>은 첫 대극장 주역 작품이라 어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작품과 배역이 주는 부담감이 상당했어요. 적어도 작품에 누가 되지 말자는 각오로 무대에 임했어요. 대극장 주역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보자 다짐했죠. 감사하게도 동료 배우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첫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단체 메시지방에 동료 배우들이 잘했다고 축하한다고 한마디씩 남겨줬는데, 팀원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엘리자벳> 무대에 섰을 때 가장 인상적인 점은 무엇이었어요?
아무래도 출연자가 많다 보니 무대에서 발산하는 에너지가 엄청나요. 그리고 객석에서도 엄청난 에너지가 밀려와요. 그 에너지에 눌리지 않는 게 저에게는 큰 숙제였어요. 무대 위에 단단하게 서 있기 위해서 제가 의지할 수 있는 건 연습과 동료 배우밖에 없더라고요. 무대 위에서는 동료들을 믿고 연기하고, 무대 밖에서는 쉬지 않고 연습했어요. 당시 일주일에 한 번 무대에 섰는데, 그 한 회차를 위해서 매일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하면서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대극장 무대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씩 터득하게 되었어요.
이번에는 <모차르트!>로 첫 대극장 타이틀 롤로 나서요. 오디션 기간이 꽤 길었다면서요?
5차 오디션까지 봤어요. 오디션 기간도 길었지만 오디션이 끝나고 합격 발표까지 시간이 꽤 걸렸어요. 자꾸만 시간이 길어지니까 솔직히 떨어졌구나 싶더라고요. 너무 하고 싶은 작품이라 꼭 합격하길 바랐지만, 결국 선택은 나의 몫이 아니니 떨어져도 낙심하지 말자고, 다음에 또 기회가 오면 다시 도전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했어요. 뭐, 말은 이렇게 해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속이 시끄러웠죠. 기대했다가 포기했다가. (웃음)
데뷔 초부터 참여하고 싶은 작품으로 한결같이 <모차르트!>를 꼽았어요. 오랫동안 꿈꿔온 작품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처음 든 생각이 ‘어떻게 하지?’였어요. <모차르트!>가 워낙 힘든 작품으로 유명하다 보니 연습 시작 전에 체력과 정신력을 준비해야겠더라고요.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어떻게 준비할지 계획부터 세우기 시작했죠. 이래 봬도 제가 계획형 인간이거든요. (웃음) 저보다 어머니가 더 좋아하셨어요. 예전에 어머니가 저에게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이야기하신 적이 있거든요. 합격 소식을 전해드렸더니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뻐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까 뿌듯한 동시에 <모차르트!> 무대에 선다는 게 실감 났어요.
<모차르트!>를 처음 봤을 때 어땠나요?
영상으로만 접하다가 2016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할 때 처음 봤어요. 우선 ‘나는 나는 음악’이 극 초반에 나오는 곡인지 몰랐어요. (웃음) 막연히 밝은 분위기의 작품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2막에서는 진지한 톤으로 모차르트의 아픔과 슬픔을 보여주더라고요. 삶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드라마틱하게 오가며 모차르트의 인생을 그린다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음악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좋았고요. 공연이 끝나자마자 모차르트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어요. 하지만 어린 나이에 맡기는 쉽지 않은 역할이라 경험을 더 쌓고 내가 준비됐을 때 만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죠. 감사하게도 적당한 시기에 모차르트를 만나서 행운으로 여기고 있어요.
처음 뮤지컬배우로 데뷔했을 때, 대극장 주역이 된 자신을 상상해 본 적 있어요?
데뷔 전엔 그런 상상을 좀 했죠. 학교 다닐 땐 무슨 역할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금방 주인공도 하고, 대극장 무대도 설 줄 알았죠. 하지만 <웨딩싱어> 앙상블로 프로 무대를 경험해 보니까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 또 주역을 맡기 위해서 넘어야 하는 산이 어마어마한 거예요. 그 산이 멀리서 볼 때는 낮은 언덕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태산인 거죠. 그 산을 넘는 방법은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오르는 것뿐이었어요. 도전을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니 기회가 생기고, 기회를 통해 성장하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저를 통해 새로운 <모차르트!>를 발견할 수 있길 바라요.”
첫 대극장 타이틀 롤을 맡아보니 책임감과 중압감 중 무엇이 더 크게 느껴지나요?
딱 반반이에요. 우선 극을 이끌어가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껴요. 그리고 10년간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고, 쟁쟁한 선배들이 거쳐갔던 역할이기 때문에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중압감을 느끼고요. 그런데 무대에 서는 배우라면 책임감이나 중압감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쉬운 작품은 없거든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모차르트!>에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다른 작품에 참여할 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모차르트!>의 새로운 10년의 시작에 함께하게 되어 설레면서 걱정된다는 점이에요. <모차르트!>의 새로운 캐스트로서 작품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어요. 관객이 저를 통해 새로운 <모차르트!>를 발견할 수 있길 바라요.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삶 전반을 다루죠. 사건도 많고 그 안에서 인물의 성격도 계속 변해요. 인물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실존 인물의 삶을 다루기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배경지식을 쌓은 다음 대본을 분석하고 있어요. 저는 관객이 주인공에게 공감해야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 속 모차르트는 천재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인물인데, 모차르트가 관객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면을 잘 드러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구체적인 캐릭터를 구축하기보다 대본 안에서 모차르트의 인간적인 면을 많이 찾아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제가 찾아낸 모차르트는 어린아이처럼 순수하지만 그만큼 미숙해요. 반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끝까지 밀고 나가는 강단도 있어요. 알면 알수록 복잡한 인물이라 무척 흥미로워요. 벌써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작품이라 공연 자료가 참 많아요. 과거 자료를 참고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지금 함께 연습하는 연출님 이하 스태프들과 어떻게 하면 새로운 모차르트를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이해준만의 모차르트를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에요.
체력적으로 엄청난 도전이 필요한 작품이에요. 체력 관리는 잘 하고 있나요?
<베토벤>에 함께 출연한 (박)효신 형이랑 (박)은태 형에게 <모차르트!>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얘기했더니 두 분 다 똑같이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체력 관리 특히 목 관리를 잘 하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실제로 연습해 보니 매 장면 쉴 틈이 전혀 없더라고요. 솔직히 연습하면서 조금, 많이 힘이 듭니다. (웃음) 그래도 <팬텀싱어4>에 출연하면서 운동도 하고 노래 연습도 했던 게 도움이 되었어요. 연습을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나 지금은 장면별로 연습 중인데 일부러 체력의 한계가 느껴질 때까지 연습해요. 제 한계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둬야 무대에서 오버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모차르트!>는 마라톤 같은 작품이라 한 번에 체력을 다 쏟으면 안 돼요. 조만간 실제 공연처럼 연습하는 런스루를 시작하면 장면 별로 어떻게 체력을 안배할지 더 고민해 보려고요.
이번에 모차르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모차르트!> 첫 출연이라는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연습실 분위기는 어때요?
넷이 함께 모차르트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서로 장점이 다 달라요. 무대 경험은 제가 선배지만 동생들에게 배우는 게 많아요. 동생들이 연습하는 걸 보고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많이 발견하거든요. 그럼 그걸 제가 연기할 때 적용해 보기도 하죠. 동생들도 마찬가지고요. 서로서로 도와가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모차르트!>의 마지막 공연 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아무 생각 없이 펑펑 울 것 같아요. (울고 있는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요?)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그리고 용기를 내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줘서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기 위해서는 무사히 공연을 마치는 게 우선이겠죠. 저에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는 건 잘 알고 있어요.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에 참여하는 뉴캐스트로서 감내해야 하는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켜 드리는 것도 제 몫이고요. 대신 부담에 짓눌리지 않고 즐겁고 재미있게 하려고요. 제가 행복해야 함께하는 배우들도, 보시는 관객분들도 행복할 테니까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5호 2023년 6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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