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예술'인 공연의 기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관객의 호응을 얻는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이벤트.
공연계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활용한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이벤트의 주체인 공연 제작사와 해당 이벤트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이벤트의 이면을 들여다보았다.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방법
공연 제작사는 관객을 공연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한다. 배우, 창작진과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부터 본 공연을 마친 후 공연의 한 장면을 다시 재연하는 스페셜 커튼콜 데이, 여러 가지 기념품을 증정하는 럭키 드로우 데이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중 최근 가장 성행하고 있는 것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공연 기간 중 일정 회차를 정해 모든 유료 관객에게 출연 배우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하는 ‘폴라 데이’와 공연을 일정 횟수 이상 관람한 관객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하는 '다관람 혜택'이다.
폴라 데이 A to Z
한 작품을 탄생시키는 것이 창작진의 몫이라면, 완성된 작품이 관객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공연 제작사의 몫이다. 제작사는 작품 개막 전 홍보를 위한 개괄적인 마케팅 플랜을 공연 주차별로 짜는데, 배우 캐스팅 공개와 콘셉트 사진 공개 등 기본적인 사항부터 배우 인터뷰 진행, 방송 출연, 각종 이벤트 기획 등 작품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폴라 데이나 다관람 혜택을 통한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계획도 이때 정해진다. 공연이 개막한 후에는 마케팅 플랜을 바탕으로 티켓 판매 추이를 반영해 이벤트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이벤트 진행이 확정되면 그때부터 제작사의 하루는 숨 가쁘게 흘러간다.
보통 폴라 데이는 일주일 내외로 진행되는데, 이벤트 기간의 공연 회차는 대부분 매진된다. 공연장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2000장 이상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폴라로이드 사진은 공연 시작 전 대기 시간을 틈타 촬영한다. 관객이 폴라로이드 사진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공연 중에만 볼 수 있는 캐릭터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점인 만큼, 배우들은 인물에 몰입한 상태로, 무대와 소품을 적극 활용하며 촬영에 임한다.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은 공연 시작 약 1시간 30분 전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다. 한 배우당 짧게는 10분 정도 촬영하지만, 길게는 30분 이상 찍어야 할 때도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기존 콜 타임보다 일찍 공연장에 도착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촬영 시 독특한 점은 여러 대의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폴라로이드 사진의 특성상 사진이 인화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촬영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사진 수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방법이다. 보통 4~5대의 카메라가 배우를 둘러싼 채로 촬영한다. 촬영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사진 검수에 들어간다. 초점이 맞지 않았거나 배우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관객에게 증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초점이 잘 맞았는지, 배우의 이목구비가 잘 보이는지를 중심으로 검수를 진행한다. 검수를 통과한 사진은 티켓과 함께 포장되거나, 관객이 직접 뽑는 방식으로 증정된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나기 위해
이벤트 기획부터 시작해 사진 촬영, 검수까지. 폴라로이드 사진 증정 이벤트는 제작사에게도 수고로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마케팅을 이어가는 이유는 최대한 많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폴라 데이 소식이 전해지면 해당 회차는 매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제작사는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한 새로운 관객층이 유입되면, 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작품이 입소문을 타고 더욱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더 나아가, 작품을 향한 관심도 상승은 곧 매출 증대로 직결된다는 점도 외면할 수 없다. 한 제작사는 “별도의 이벤트가 진행되지 않는 회차에 비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매출이 증가한다”라고 밝혔다. 최근 폴라 데이 다음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벤트는 스페셜 커튼콜 데이인데, 스페셜 커튼콜 데이의 경우 평소 매출에 비해 약 15% 증가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다만 제작사 역시 폴라 데이에 관심이 과열되는 분위기를 우려한다. 그래서 폴라 데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이벤트를 꾸준히 고민 중이지만, 아직은 폴라 데이만큼 효과적인 이벤트를 새롭게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배우 역시 폴라 데이를 위해 여러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공연 준비 시간을 쪼개어 촬영에 임해야 하고, 한 번에 많은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카메라 플래시로 인해 눈에 피로가 쌓이기도 한다. 이러한 고충을 감내하는 이유 역시 자신의 애정이 담긴 작품을 더욱 많은 이에게 알리기 위함이다. 또, 공연을 보기 위해 먼 길 마다하지 않는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배우들은 “촬영이 힘들 때도 있지만, 폴라로이드 사진을 소중히 여겨주시는 관객분들의 반응을 보면 더 열심히 촬영하게 된다”라며 “출연 중인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작은 고충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7호 2023년 8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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