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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만족감 큰 작품" 박성웅∙최원영∙문정희∙박효주 자신감 가득한 연극 <랑데부>

글 |이솔희 사진 |더그레이트쇼, 옐로밤 2024-08-08 2,070

 

 

창작 초연 연극 <랑데부>는 너무나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남녀가 만나 서로의 아픈 과거를 풀어가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과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정해진 법칙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태섭 역에 박성웅, 최원영이 캐스팅됐다. 스스로를 찾고자 여정을 떠났다가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과거의 장소로 다시 돌아와 버린 지희 역은 문정희, 박효주가 맡는다.

 

<랑데부>는 문정희가 살사를 추면서 겪은 실제 경험담을 토대로 쓰인 작품이다. 영화 시나리오 작업 중 연극으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김정한 연출과 협업하여 2인극으로 재탄생시켰다. 문정희는 “살사를 춘 지 23년 정도 됐는데, 춤을 추면서 만난 지인 중 로켓을 연구하는 과학자분이 춤을 수학으로 배우면 재밌다고 하더라. 그 말에서 영감을 받아 시놉시스를 썼다”며 “원래 제가 생각했던 내용과는 거리가 있지만, 아름답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다”고 전했다. 김정한 연출은 “숏폼의 시대이지만, 반대로 이렇게 긴 호흡의 무대를 경험하는 데서 오는 특별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연극은 관객의 상상이 더해져야 완성되는 장르 아닌가. 그래서 기존의 시나리오 속 등장인물의 수를 줄여 2인극으로 구상했다. 내용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연극으로 제작하는 이유를 밝혔다. 

 

런웨이형 트레드밀 무대가 설치되고, 관객은 무대의 양옆에 앉아 배우와 밀접하게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작품의 특징이다. 김정한 연출은 “관객의 체험을 극대화하고 싶었다”며 “배우들 역시 공연 내내 퇴장 없이 빈 무대 위에서 연기와 상상력만으로 작품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의 만남을 표현할 수 있는 직선적인 구조의 무대를 구상한 결과”라며 “<랑데부>는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만나고,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지만 가까워지지 못하는 이야기다. 서로를 향해 달려가지만 맞닿지는 못하는 둘의 모습을 트레드밀 무대로 형상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주로 드라마, 영화 등 매체에서 활동하던 네 배우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는 점에서도 기대가 모인다. 문정희는 “2인극이라서 부담감이 있긴 하다. 공연 시작 후 한 번도 퇴장하지 않고 저희의 몸짓과 에너지로 무대를 채워야 하니 말이다. 그래도 연습하는 과정이 정말 즐겁다. 약 2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것인데, 연기하는 맛을 오랜만에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원영은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해서 작품에 참여했다. 그런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 독특한 형태의 무대 구조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놓으며 “연극 무대는 배우들에게 연기의 기초를 알려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저 자신을 조금 더 믿어보자는 생각으로 연극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남녀의 로맨스를 넘어, 삶에 대한 고찰이 많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관객분들도 공연을 보시면서 깨달음을 얻어 가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인극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박효주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 이 공연이 무사히 잘 끝나면 저의 도전을 기분 좋게 돌아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이어 “연습하면서 배우들에게 좋은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다. 같은 캐릭터일지라도 배우마다 색깔이 다르게 표현된다는 것을 느꼈다. 두 명의 지희, 두 명의 태섭 모두 각자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작품에 임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성웅은 “24년 만에 연극을 하는데 쉬운 작품은 하고 싶지 않았다. 초연 창작극이고, 실험적인 요소를 지닌 작품이라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한 연출에게 대본을 받고 ‘나에게 왜 멜로 캐릭터를 주냐’고 물어봤더니 나에게 숨겨져 있는 모습을 봤다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이 작품에 올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알아봐 주는 연출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라고 작품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보통 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신세계>를 꼽곤 했는데, <랑데부> 이후에는 이 작품을 꼽게 될 것 같다”며 “자긍심, 만족감, 성취감이 큰 작품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만큼 두려움이 크다. 연습은 정말 힘들지만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희 공연은 말로 설명이 안 된다. 삶도, 슬픔도, 웃음도 있는 작품이다. 공연 보시면 절대 후회 없을 것”이라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극 <랑데부>는 8월 24일부터 9월 21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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