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와 엮어 뮤지컬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희망이라고는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세상에 버려진 네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다. ‘시를 노래하는 자’ 포엣 역의 윤지우가 연습 기간부터 첫 공연까지, <시지프스>가 관객을 만나기 위해 걸어온 발걸음을 기록했다.
# 첫 만남
<시지프스>는 10월에 연습을 시작해 12월에 개막하고, 3월에 마무리를 짓는 작품이다. 가을-겨울-초봄까지. 총 3번의 계절 변화를 함께한다. 해당 사진은 연습 초반, 비슷한 색감의 예쁜 옷을 맞춰 입고 기분이 좋아진 지우 포엣과 선영 포엣의 모습이다. (연습실에서 트레이닝복은 필수!) 이제 저 때 입은 얇은 반코트와 가죽 재킷은 이미 옷장 속 깊숙한 곳에 들어간 지 오래다. 사뭇 어색했던 연습 초반의 공기와는 다르게, 이제는 어느새 서로에게 의지할 정도로 단단한 팀워크가 생겨 겉옷 없이도 따뜻한 연습실이 되었다.
# 장면 연습
해당 사진은 아스트로 역 이선우 배우가 극 중에서 첫 멀티 역할인 ‘원장’ 역을 연습 중인 장면이다. (관극 포인트! 일반 원장이 아닌, 무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단 원장이다.) 이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시지프스>의 배우들은 장면을 주축으로 이끄는 역할 뿐만 아니라 ‘앙상블’로서 무대에 오르기도 하면서 장면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순식간에 다른 역할로 변하는 만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약속을 장면에 담았고, 연습도 정말 많이 했다. (배역별로 개성이 각기 다른 3인 3색의 캐릭터를 보러오시는 재미도 있으실 거예요.♥️)
# 테크 리허설
연습실에서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6주가 지나가고, 어느덧 극장으로 입성하여 테크 리허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뮤지컬은 특히나 음향, 조명, 배우 그리고 무대까지 모든 요소가 철저히 디자인되고 계산된 예술인데, 테크 리허설은 이 모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내딛는 발 한걸음까지 세밀하게 맞추는 중요한 시간이다.
# 드레스 리허설
드레스 리허설은 실제 공연인 것처럼 호흡을 맞춰보는, 연습의 마지막 시간이다. 이때 배우들은 아껴두었던 에너지를 실제 공연처럼 발산하고, 테크 리허설에서 맞추었던 약속들을 지키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간다. (해당 장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리’씬의 아름다운 조명이다.)
# 첫 공연
프리뷰 기간에는 한층 더 완벽한 공연을 위해 마지막으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확인이 필요한 장면들을 체크한다. 이 기간에 배우들은 리허설 당시 미처 확인하지 못한 부분들을 다시 체크하고, 조명, 음향 등을 스태프분들과 맞춰보고 무대에 오른다. 이렇게 관객분들을 만날 준비를 단단히 했다면, 이젠 남은 건 무대 위에서 즐기는 것뿐! 저희의 뜨거운 여정이 궁금하시다면 멈추지 않는 질주를 하는 뮤지컬 <시지프스>를 만나러 3월 2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2관으로 와주세요!
Bonus!
# 연습실에서 생긴 일
해당 사진은 모두가 익히기 어려운 넘버라고 손꼽아 이야기했던 넘버 ‘No way out’의 가사다. 반복되지만 점차 강렬해지는 단어들의 나열이 헷갈리기 쉬워서, 연습실 벽에 해당 키워드들을 적어두었던 웃긴(!) 에피소드가 있다.
#극장 안내 멘트
<시지프스>는 그날그날 각각 다른 배우들이 랜덤으로 안내 멘트를 한다. 우리의 안내 멘트는 사실상 1막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극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설명해 주고, 관객분들을 극으로 모시는 역할을 한다. 또, 그날 공연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안내 멘트를 맡게 되는 배우들은 매번 무척 떨려 한다. (안내 멘트를 하는 사람은 나이, 연차 상관없이 매일매일 가위바위보로 정한다!) 안내 멘트가 궁금하신 관객분들은 꼭 극장에 오셔서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