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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성별은 부차적일 뿐"…<오펀스>가 전하는 위로와 격려 | 예스24

글 |이솔희 사진 |레드앤블루 2026-03-20 85

 

연극 <오펀스>가 4년 만에 돌아왔다. 세대를 불문하고 삶에 지친 모든 이에게 위로를 전하는 이 작품은 다시 한번 관객의 어깨를 토닥이고 있다. 

 

연극 <오펀스>는 고아 형제 트릿, 필립과 중년의 갱스터 해롤드가 우연히 동거를 시작하며 서서히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198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초연했고, 2017년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번 시즌은 2022년 삼연 이래 4년 만의 재공연이다.

 

트릿에게 납치당해 한집에서 살게 되지만, 이내 두 형제에게 든든한 위로를 전하는 해롤드 역은 박지일, 우현주, 이석준, 양소민이 맡았다. 거친 세상으로부터 동생을 지키기 위해 살아온 트릿 역에는 정인지, 문근영, 최석진, 오승훈이 캐스팅됐다. 형의 강압적인 보호 아래  살아온 동생 필립 역은 김시유, 김주연, 최정우, 김단이가 연기한다. 전 배역 젠더프리 캐스팅을 도입해 작품이 지닌 메시지를 한층 강조한다.

 

 

초연부터 작품에 참여해 온 김태형 연출이 이번 시즌에도 <오펀스>를 이끈다. 김태형 연출은 "초연 때 이 공연을 올리면서, 저희는 이 작품이 '유사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정리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관객분들이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 주셨고, 모든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더 넓은 이야기가 되었다. 덕분에 누군가의 위로와 격려를 필요로 하는 많은 분께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롤드가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일을 하게 되고, 트릿과 필립이 받지 못했던 보호를 받게 되는 작품이다. 어른의 입장에서 봤을 때,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가 나를 위로해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기도 하는 작품"이라고 <오펀스>를 설명했다.

 

<오펀스>는 위로를 전하는 이야기임과 동시에, 고립된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이야기다. 김태형 연출은 "일반적인 사회 질서에 편승하지 못한, 소외된 약자들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작 대본 속 등장인물들은 모두 남자로 그려지지만, <오펀스> 한국 프로덕션에서는 여성 배우를 각 역할에 캐스팅해 인물의 성별을 여자로 설정한다. 이에 대해 김태형 연출은 "초연을 올린 후, 울림을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인간으로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인데, 인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남자가 하든, 여자가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고 젠더프리 캐스팅을 도입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캐릭터의 젠더에 관한 여러 층위의 고민이 있었고, 여성 페어는 생물학적 성별을 그대로 따른다. 그랬더니 인물들의 입장에서 훨씬 큰 외부의 폭력이 느껴졌다"며 "여성 페어의 인물들이 아픔을 드러낼 때 조금 더 큰 울림이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해롤드 역의 우현주는 "여자가 갱스터로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의미였을지, 살아남기 위해 남자로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해롤드의 삶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트릿 역의 정인지는 "트릿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들이다 보니, 성별은 부차적인 것이었다. 성별에 국한되지 않고, 인물 자체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2017년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9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문근영은 "대본이 주는 위로가 와닿았다. 고민이 많았지만, 대본을 매일 같이 읽다 보니 이 작품을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초연부터 10년째 <오펀스>를 지키고 있는 박지일은 "제 이력에 명예로운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대본으로만 봤을 때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연극은 관객과 만났을 때 완벽한 작품이 되는 것 같다. 초연 때, 공연이 끝난 후 극장 밖에서 기다리는 관객을 많이 만났다. 공연에 감정 이입이 되어, 자신들의 어깨를 토닥여주고, 위로를 전해주는 어른을 기다리는 듯했다. 그렇게 공연이 끝난 후에도 눈물을 흘리며 기다리는 관객을 보며 작품이 새롭게 탄생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 관객분들이 제게도 격려와 위로를 준다고 생각했다. 감격스러운 공연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세대 간의 갈등과 불통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작품이다. 어른이 다음 세대를 응원해 주고, 세대 간의 소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연극 <오펀스>는 오는 5월 31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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