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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차가운 세상, 따뜻한 로봇…연극 <뼈의 기록> 천선란·장한새 인터뷰

글 |이솔희 사진 |예술의전당 2026-04-14 261

 

한국 SF 문학의 대표 작가 천선란의 소설이 다시 한번 무대에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연극 <뼈의 기록>이 그 주인공이다. 인간의 곁에 선 로봇의 시각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이 이야기는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되었을까.

 

연극 <뼈의 기록>은 천선란 작가의 단편 소설집 『모우어』에 수록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인류의 행성 이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미래를 배경으로, 지하 영안실에서 시신을 염하는 장의 사 안드로이드 ‘로비스’가 중심 인물이다. 죽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로봇이 죽음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천선란 작가의 작품이 무대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24년, 천선란 작가의 대표작인 소설 『천 개의 파랑』이 국립극단에 의해 연극으로, 서울예술단에 의해 뮤지컬로 제작된 바 있다. 2025년에는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의 리딩 쇼케이스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뼈의 기록>은 천선란 작가가 종이 위에 써내려 간 이야기가 무대에서 재탄생된 네 번째 사례인 셈. 천선란 작가는 “소설을 쓸 때 스토리, 사건보다 캐릭터에 힘을 많이 싣는다. 독자들이 책을 읽을 때 ‘이 캐릭터들이 어딘가에서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저의 목표 중 하나다. 그래서 무대 위에서 한 배우가 소설 속 캐릭터의 이름을 가지고 연기를 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참이 느껴진다”고 자신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 것을 볼 때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대사를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제가 쓴 대사를 실제로 인물들이 내뱉는 것을 보니 어떤 대사는 마음을 울렸지만, 또 어떤 대사는 부끄럽기도 했다. 그 이후부터 대사를 쓸 때 누군가 언젠가는 이걸 소리 내어 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사를 잘 쓰는 연습을 많이 했다”고 유쾌하게 털어놨다.

 

 

연극 <천 개의 파랑>과 연극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리딩 쇼케이스를 함께한 장한새 연출가가 연극 <뼈의 기록>도 함께했다. 장한새 연출은 천선란 작가의 손 끝에서 탄생한 로봇을 ‘따뜻한 로봇’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작가님의 소설을 읽었을 때 ‘왜 이 로봇들을 이렇게 따뜻하게 쓰셨을까’ 궁금했다. 작가님이 보는 이 동시대의 세상은 그렇게 따뜻한 로봇이 필요할 정도로 차가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의 따뜻한 감성을 독자들이 책으로 읽었다면, 무대에서는 이 차가운 세상을 관객들이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천선란 작가의 작품을 무대화 할 때 고민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원작에 최대한 충실하고자 했다. 다만, 원작에 없는 ‘2085년도’라는 세계관을 추가했다. ‘죽음은 무엇일까’라는 질문만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서 인간의 마지막을 배웅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라는 질문도 제게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성 이주 프로젝트가 성공한, 지구가 폐행성이 되고 인간들은 자연을 역행한, 차가운 세상의 감각을 노출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은 소설 속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압축하여 2인극으로 풀어냈다. 로봇 ‘로비스’ 역은 강기둥, 장석환, 이현우가 맡았다. 로비스가 일하는 장례식장의 청소부인 모미를 비롯하여 다섯 개의 캐릭터를 오가는 ‘모미’ 역은 정운선, 강해진이 연기한다. 연극 <뼈의 기록>은 오는 5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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