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을 주는 공기
짧은 휴식 직후의 소란스러움. “이쪽 코너로 오세요.” 안무가 (?)가 흩어져 있는 배우들을 연습실 구석으로 소집한다. “상상해 보세요.” 안무가는 그럴듯한 말로 관심을 집중시키지만, 까닭을 모른 채 코너에 몰린 배우들은 옴짝달싹하기도 힘든 좁은 공간에서 각자 균형 잡기에 바쁘다. 소란스런 말들이 오가고 부산스러운 상황이 정리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김우형이 문제다. 김우형은 거리를 두고 떨어져서 구경하고 있었던 것. 어서 합류하라는 동료 배우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듯 듯 딴청을 피우자 웃음이 터진다. 안무가가 말을 이어간다. “눈을 감고 상상해 보세요. 어둠 속에 갇혀있는 거예요.” 때마침 꺼지는 실내등. “씻을 수도 없어요. 이를 닦을 수도 없어요. 옆 사람이 죽어가고,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와요. 여기서 느껴지는 무거움이 저길 걸어 나갈 때 보여야 해요. 상기하세요, 이 사람들의 삶을.” 휴식 직전 연습이 진행된 장면은 방콕으로 피난을 떠나는 1막 엔딩 신. 안무가의 설명이 끝나자 각자의 위치로! 그렇게 다시 연습이 시작된다.
1 연습 시작 10분 전, 컵차기 게임에 빠진 풍경. 서너 명이서 시작한 게임이지만 멤버는 금세 늘어난다. 컵차기는 공연 전 몸 풀기 용으로 제격. “이번이 마지막!”과 “한 번만 더!” 같은 말들이 오가며 끝날 줄을 모른다. 2 연습 시작의 테이프를 끊은 곡은 킴과 엘렌의 듀엣곡 ‘I Still Believe’다. 라이선스 공연 역대 엘렌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배우는 구민진. 2011년 화제작 <셜록홈즈>와 <올 댓 재즈>를 관람한 이들이라면 그녀의 얼굴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3 “정보의 쓰나미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를 연기하게 된 임춘길의 말이다. 연습 3주차인데도, 가사와 동선이 완전히 익히지 못했단다. 지난주까지는 눈에 초점이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4 군기가 바짝 들어간 앙상블. 지난 시즌 공연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남자 앙상블의 경우 절반 이상이 새롭게 선발됐다. 오디션에서 중요했던 요소는 다부진 체격과 목소리였다고. 5 킴 역의 임혜영과 김보경. 임혜영이 킴을 연습하고 있는 동안 악보를 보고 있는 김보경.
6 위기일발 일촉즉발의 상황? 하지만 일 분 뒤 이어지는 반전. 남자다움의 표상인 김우형에게 보기와는 다르게 애교 넘치는 면(?)이 있다는 사실. 김우형은 이날 연습실 이곳저곳을 누비며 설정 사진을 연출했는데 이렇게 조금씩 해야 책에 많이 나올 수 있으며, 그래야 재미있다는 게 그의 변.
7 또 다른 엔지니어 김성기의 얼굴이 발그레해진 까닭? 조금 전까지 연습실 한 편에서 팔굽혀 펴기 운동 중이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마친 후 거친 숨을 내쉬는 모습을 포착! 8 이건명 크리스와 탬의 기념 사진. 탬을 맡아 처음으로 무대에 서는 여섯 살 승미는 “아빠 아빠” 하며 미군인 를 따랐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9호 2011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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