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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우리가 지지한 뮤지컬 2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 [NO.101]

글 |박병성 사진제공 |신시컴퍼니 2012-03-02 4,479

만남과 이별의 듀엣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는 뮤지컬에서 흔히 보는 일반적인 로맨틱물과는 결이 다르다. 독특한 형식의 2인극인 이 작품은 캐서린과 제이미가 처음 만나고 결혼한 후 헤어지는 5년여의 과정을 담았다. 캐서린의 시간은 이별부터 만남으로 시간이 거슬러 가지만, 제이미의 시간은 만남에서 이별로 순차적으로 흐른다. 만남과 이별로 향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작품은 독특한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첫 장면에서는 캐서린의 이별과, 제이미의 만남이 이어진다. 특히 캐서린의 이별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첫 곡 ‘난 울고 있는데(Still Hurting)’의 첼로 간주는 듣는 이의 가슴을 벤다. 담담하게 읊조리고 있는 캐서린의 노래 사이사이에 나오는 첼로 연주는 미처 다 말로 하지 못한 캐서린의 심정을 담아내는 듯했다. 캐서린이 슬픔의 바닥을 짚고 난 이후, 제이미가 등장해서 이번에는 하늘까지 날 것 같은 사랑에 빠진 이의 기쁨을 경쾌한 피아노 반주로 들려준다. 제이미의 ‘식사 가디스(Shiksa Goddess)’는 캐서린을 만나고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제이미의 기쁨이 느껴지는 곡이다. 얼마나 기쁘면 캐서린이 “혀에 피어싱을 했어도, 감옥에 갔었건, 혹은 한때 남자였건” 상관없다고 할까. 하지만 제이미의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기 때문에 제이미의 기쁨에 마냥 동조할 수는 없다.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은 로맨틱물의 기본 소재이지만 이를 독특한 구성으로 슬픔을 잉태한 기쁨의 씨앗을 보게 해서 기쁨과 슬픔이 혼재하는 삶의 진실을 엿보게 한다.


2003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는 블랙박스 무대를 최대한 이용해 상징적인 무대를 꾸몄다. 캐서린과 제이미의 5년여의 시간을 재구성한 이야기를 마치 기억의 파편이 산재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시간의 순환을 보여주듯 전체 무대는 여러 개의 반원들이 중첩된 무대로 꾸며졌다. 미니멀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는 만남과 이별이 병존하는 작품의 정서를 잘 반영했다. 초연 성기윤, 이혜경 캐스팅은 작품 속 인물들과 정서적으로 잘 매치되었다.

 

 

 

 

진단 및 처방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형식이었다. 눈길을 끄는 캐스팅도 없었고 시기적으로도 일렀다. 작은 규모의 세밀한 정서를 추구하는 작품들까지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었다.” 신시컴퍼니의 정소애 실장은 이와 같이 <라스트 파이브 이어즈>의 흥행 부진 이유를 들었다. 로맨스물로서의 대중적인 매력은 약하지만 세련된 음악과 2인극이라는 특성으로 마니아틱한 공연으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출이 중요하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감정이 형식적이고 이성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연출의 역량이 중요한 작품이다. 정소애 실장은 “낯선 형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무대와 조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재공연시 이러한 점으로 난해한 형식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1호 2012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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