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로운 공연장들의 개관이 눈에 띈다. 뮤지컬 전용극장부터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 공연장까지, 저마다의 아이덴티티를 지닌 공연장들의 개관은 공연계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새롭게 문을 연 유니플렉스와 BBC씨어터 두 공연장의 특징을 들여다보았다.
작품 제작에 최적의 요건 BBC씨어터
BBC씨어터는 약 1,0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극장이다. 이 공연장은 지난 9월 신축한 광림교회 사회봉사관 6~9층에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강남권 인근 주민과 유동 인구를 관객층으로 끌어모으기에 유리한 입지 요건이다. 강남 최적의 접근성을 등에 업은 만큼 공연계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BBC씨어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6층 공연 준비실이다. 제작 단계부터 개막까지 공연 진행에 필요한 모든 공간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는 점이 특색 있다. 대형 리허설룸, 개인·단체 연습실, 소·중·대 분장실이 다채롭게 구비되어 있고, 제작사 스태프가 상주할 수 있는 제작사 전용 통합 사무실을 비롯해 기자 간담회 및 제작 발표가 가능한 컨퍼런스룸까지 마련되어 있다. 제작, 연습, 진행을 한번에 해결함으로써 작품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이런 특징은 제작사가 선호하는 공연장을 표방하는 BBC씨어터의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준다. 대관 전용극장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획에도 힘쓰겠다는 생각이 엿보인다.
공연장으로 들어서면 7층은 매표소, 8층은 객석 1층(약 700석), 9층은 객석 2층(약 300석)과 옥상 정원으로 이루어져있다. 공연장 내부의 가장 큰 장점은 무대와 객석 1층 끝과의 거리가 23m 내외로 어떤 좌석에 앉아도 좋은 시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고층에 위치한 공연장인 만큼 옥상 정원에서 남산까지 내다보이는 훌륭한 전망을 감상할 수도 있다. 추후 사회봉사관에 입주할 카페나 기타 문화시설도 공연 관람 전 시간 활용에 도움이 될 듯하다.
BBC씨어터가 선택한 개관작은 <아가씨와 건달들>. 개관 초기 1~2년 동안은 관객과 제작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인지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에는 라이선스나 창작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기획에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제작사와의 협의를 통해 소외 계층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2호 2013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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