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골 연가> 연습실
피맛골은 종로보다 아름답다
<피맛골 연가>에서 기억할 것은 두 가지, 피맛골과 사랑이다. 조선시대에 관리들이 타고 다니는 말을 피하기 위해 서민들이 지나다녔던 피맛골에서는 주인공인 김생과 홍랑뿐만 아니라 서민들과 쥐들도 사랑에 푹 빠져있다. 어떤 이의 사랑은 슬프고, 어떤 이의 사랑은 깔깔깔 웃음이 난다. 앙상블의 수가 상당히 많은데도 모두 제각각의 몫을 다하니 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한여름 무더위보다 뜨겁다. 하지만 런스루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나무 아래에서 가을을 데려오는 바람을 맞으며 단꿈을 데려올 낮잠을 청하고 싶은 마음. 내 사랑을 이어줄 살구나무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쥐들을 만나러 가자. 거기엔 오늘도 김생이 있을까?
1 연습 전, 조선시대의 홍랑처럼 조정은의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땋아주는 양희경. 2,3 인력거와 지게 등 피맛골에서 쓰일 무대 소품. 4 <피맛골 연가>는 특히나 앙상블의 역할이 크다. 1막에서는 피맛골 서민, 2막에서는 쥐들로 변신, 풍성한 무대를 선보이는 일등 공신들. 5 <피맛골 연가>를 이끄는 유희성 연출과 이란영 안무가. 유희성 연출은 런스루 도중 직접 `왈왈왈` 소리를 내며 음향 효과를 대신하기도. 6 2막에서 활약할 쥐의 표정과 움직임에 친숙해지도록 연습실의 한 벽을 차지한 쥐의 이미지들. 7 김생(박은태)과 홍랑(조정은)의 첫 만남. 능청스럽고 유들유들한 성격의 김생에게서 <더뮤지컬> 10주년 콘서트 때 맛깔나게 트로트를 부르던 박은태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8 공연 개막 23일 전, 매일 연습하는 장면일 텐데도 다른 이들의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9 총 54명의 출연진에는 사물놀이 패도 포함되어 있어 흥겨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10 과거 시험에서 장원급제 하여 가마를 타고 온 홍생 역의 임현수. 그의 숨겨진 이야기는 이번 호 People & People에서 들을 수 있다. 11 오랜만에 뮤지컬에 참여한 양희경에서 맡은 역을 묻자 `난 그냥 나문데, 뭘...`이라고 답한다. 정말로 그녀의 역할은 살구나무 정령. 12 김생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드는 갑동이(이승원)와 분례(오소연)의 애틋한 사랑. 13 뮤지컬 넘버 `숨어라 사랑아`에서는 여러 쌍의 재미있는 애정 행각을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큰 웃음을 자아내는 엉큼한 커플.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4호 201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