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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CJ 아지트, 뮤지컬 창작자들의 신작 개발에 나서다 [No.86]

글| 정세원 2010-11-15 5,012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창작뮤지컬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뮤지컬 창작자들의 작품 활동에 힘을 실어주는 지원제도가 차례로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 주관하는 ‘창작지원작’ 부문과, 문광부가 후원하고 우리금융아트홀이 주관하는 ‘창작팩토리’ 등에 이어 최근 CJ아지트가 주관하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가 후발주자로 나섰다. 창작자를 양성하고 우수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면에서 기존의 지원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수익적 상품가치보다는 창작자의 실험과 도전, 그리고 작품개발 과정 자체에 무게를 싣고 있어 눈길을 끈다.

 

 

 

 

CJ문화재단이 지난해 문을 연 창작개발 스튜디오 CJ아지트는 연극, 무용, 음악 등 순수예술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의 창작품 개발을 돕고, 작품의 단계별 쇼케이스를 통해 창작자와 관객들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왔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일반적인 공연장이기보다는 창작자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숨겨진 끼를 발산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CJ아지트의 2010년 신인 육성 프로그램 세 번째 주인공이다. 대중음악 분야의 신인 뮤지션들을 지원하는 ‘튠업!(Tune Up!)’과 신인 영화인을 발굴, 지원하는 ‘프로젝트 S(Project S)’에 이어 기획된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신인 공연 창작자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 첫 걸음으로 뮤지컬 분야 창작자들의 신작 개발을 지원한다.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뮤지컬의 대부분은 리딩 단계와 쇼케이스, 트라이아웃 등을 통해 작품을 점검하고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리딩이나 쇼케이스 형식의 발표회를 갖는 창작뮤지컬이 눈에 띄긴 하지만 창작자들을 위한 제반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제작사들은 창작뮤지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창작자들이 작품 개발 단계에 필요한 시간과 돈을 충분히 투자하기가 쉽지 않고, 뮤지컬 창작자들은 개발 과정을 마친 작품이 있다 하더라도 무대 위에서 실연되기 전까지는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뮤지컬계 네트워크의 부재로 인해 아이디어의 발전과 현장 진출은 쉽지 않다. 이에 CJ아지트는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를 통해 잠재력 있는 뮤지컬 창작자들이 좀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품 개발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제작사의 부담을 줄이고 창작자들의 실험과 도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완성된 대본과 음악으로 평가받기 이전의 작품 개발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곡가, 작가들의 창작뮤지컬 혹은 음악극의 신작 트리트먼트를 받고 개별 인터뷰를 통해 이후 작품 개발을 완성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 팀을 구성해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팀원을 구성해 개발되는 작품들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의 멘토링을 통한 점검 단계를 거친 후 그 결과물을 CJ아지트에서 리딩 공연의 형태로 일반 관객과 관계자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창작자들은 2천만 원 내외의 지원금으로 필요한 작품개발비와 배우캐스팅, 연습실, 스태프 등을 지원 받게 된다. 리딩 공연을 마친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창작자들이 보완해야 할 부분을 점검하고 향후 작품의 제작 가능성을 들여다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정식 작품으로 뮤지컬 제작시장에 소개하기 위한 데모 음원 제작에 대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제작자들의 입맛에 맞는 상업적 가치가 있는 작품보다는 창작자들이 여건상 시도하지 못했던 창작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힘을 싣는다는 것이다. 창작자들은 제작사의 컨트롤 없이 작업할 수 있으니 작품 자체에 대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낭독과 간단한 노래를 곁들이는 리딩 공연을 최종단계로 작업하는 만큼 완성된 작품 개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는 10월 1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작품 공모에 앞서 선정된 세 편의 작품을 11월 15일부터 한 달에 한 편씩 선보인다. 이를 시작으로 독창적이고 가능성 있는 젊은 창작자들의 작품을 공모해 창작뮤지컬 개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나아가 수준 높은 창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를 통해 만나게 될 작품들

 

 

 

 

 

 

 

 

<모비딕>(작, 작곡 정예경)
배우가 악기 연주와 노래, 연기까지 1인 3역을 하는 액터 뮤지션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가족 뮤지컬. 거대한 흰 향유고래 모비딕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선장 에이허브가 모비딕에 복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다 패배하고 포경선 피쿼드호와 함께 바다 물귀신이 된다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이 작품의 원작이다.

 

<사랑을 포기한 남자>(작, 작사 민준호, 작곡 김종민)
이별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한 남자의 심리를 그린 19금 남자 모노 뮤지컬. 상처받은 사랑으로 인해 그동안 쌓여있던 불만과 고민들을 자유롭게 풀어버리려는 본능적인 남자와 반성하려는 의지가 불러낸 또 다른 남자와의 한 판 싸움을 통해 사랑의 상처를 치료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리심>(작, 작사, 작곡 박윤영)
조선 최초로 프랑스인과 결혼한 궁녀 리심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를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 국경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 점점 몰락해 가는 조선과는 대조적인 절정기의 파리,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주변 국가의 상황 안에서 등장인물들의 여정이 다채롭게 표현될 예정. ‘끌라르 보티에’와 ‘이뽀리트 플랑뎅’이 쓴 En Coree(한국에서, 1913년)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 리심의 내용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가미하여 재구성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6호 2010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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