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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조정은·최재웅의 뉴욕 방문기 [No.74]

글 |조정은 최재웅 2010-01-05 9,765


청춘의 십자로에 깃든 뉴욕의 가을

 

우선 시네마테크 KOFA 개관 기념 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연되어 검증받은 이 작품에 박천휘 형님과 변희석 음악감독님의 도움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정말정말정말 행운이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설명을 하자면, <청춘의 십자로>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무성영화에 조희봉 선배님이 변사를 하시고 우리가 남자가수, 여자가수 역을 맡아 영화의 중요 부분에서 노래를 하는… 그런 무대공연 형식의 영화이다.

 

 

 

 

 

 


처음 발굴되었을 때는 워낙 옛날 영화라 순서도 맞지 않고 이야기의 내용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필름이었다고 한다. 그런 영화를 김태용 감독님께서 다시 편집하시고 조희봉 선배와 함께 현대식으로 대본을 새로 고쳐 쓰면서 천휘 형님이 음악을 작곡하고 변(희석)감독님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땀이 녹아있는 작품이다. 1차 공연에서는 김대종, 임문희 배우, 2차 공연에서는 이영수, 유에스더 배우, 그리고 이번 3차 프로덕션에서는 뉴욕필름페스티벌 초청으로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들이 링컨센터에서 공연을 하게되었다. 

 


10. 1  #1. 출국

우리들은 불안한 마음에 한 번이라도 더 연습을 하자고 조금 일찍 만났다(실은 재웅이가 공연을 하고 있는 <어쌔신> 분장실에서 배우들이 오기 전에 같이 연습도 했다. 하핫!).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인천 공항으로 출발!! 이런 좋은 일, 멋진 일로 뉴욕에 간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설레기도 했지만 그것과 비례해서 마음의 부담도 엄청났다. 공항으로 가는 내내 리무진 버스 안에서 우리 둘이 맞춰보고 또 맞춰보고….  연습하는 내내 서로 끊임없이 했던 말.
정은: 우리 어디 가서 뮤지컬 배우라고 하지 말자(흑흑).
재웅: 사실이야……(흑흑).
공항에 도착해 제일 먼저 한 일은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 재웅이는 나를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녀석도 불안했는지 결국 손 소독을 했다! 훗. 약속 시간이 되자 한두 사람씩 모여들었고 준비해주신 티켓을 받고 출국 심사를 거쳐 드디어 비행기 탑승! 아시아나 항공이었다. 아 참! 난 출국 심사를 마치자마자 30대 눈가를 위한 아이크림을 사러 신나게 면세점을 다녀왔다. 재웅이는 이번에도 나를 부끄러워했다. 비행기 안에서도 연습을 하자던 우리 둘의 약속을 까맣게 잊고 탑승하자마자 잤다. 내내 잤다. 아 참. 난 자면서 팩도 했다. 이번엔 변(희석)감독님이 날 부끄러워했다. 킥킥.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신종 플루를 걱정하며 마스크로 무장한 정은이는 결국 인천공항에 있던 몇 백 명의 사람 중에 유일하게 마스크를 쓴 사람이 되었다. 부끄러웠다. 녀석은 마스크를 쓰고 눈에 불을 켠 채로 면세점을 향해 달려갔다. 눈가에 주름이 생긴다며 아이크림을 사기 위하여! 크림을 산 후 녀석은 매우 흡족해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뉴욕으로 가는 14시간… 내내 잤다. 녀석은 마스크팩을 하며 잤고 나는 그냥 잤다.

 

#2. 뉴욕 JFK 공항 도착

드디어 도착! 생각보다 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피부도 촉촉(팩아, 고마워~ 아이크림아, 너두!) .녀석도 거들었다. “면세점에서 산 아이크림이 효과가 있는 것 같군.” 히힛. 그리고 무시무시한 입국 심사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재웅이는 자기를 버려두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1년 유학했다고 엄청난 영어 실력자라고 오해(!)들을 하곤한다…). 드디어 우리들 차례. 정작 질문과 대답 모두 심사관이 혼자 다 했다. 우리들이 한말은  Only “YES”.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준비해주신 택시를 타고 JFK공항에서 센트럴 파크 바로 옆에 있는 숙소에 도착! 숙소가 너무 좋아서 다시 한번 감탄! 그래서 그런지… 잠을 너무 잘 잤다!

 


10. 2  #3. 링컨센터 리허설

리허설을 위해 모두 모여 아침식사를 하고(아… 커피가 정말 너어어어어어무 맛있었다!) 자, 이제 링컨센터로 출발! 공연장은 호텔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가는 길에서도 연습에 또 연습을 하면서 변 감독님께 꾸중도 듣고…. “재웅아, 음정!! 정은아, 박자!!” 5박자는 너무 어려워. 흑흑.
링컨센터 도착. 그리고 입성! 와우…!!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말로만 듣던 그곳에! 리허설을 하면서 가장 먼저 놀란 것은 극장 내의 사운드였다. 실로 엄청났다. 마이크를 ‘On’했을 뿐인데 이렇게 사운드가 잘빠지다니! 새삼 링컨센터의 엄청난 시스템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현지 스태프들은 천천히, 하나씩, 세세히 설명을 해주면서 진행을 했다. 상상만 했던 링컨센터 무대에 실제로 서게 되니 모든 것이 체감되며 더더욱 떨렸다. 아… 내일 잘할 수 있을까? 리허설을 12시에 마치고(시간을 정말 칼같이 지키는 시스템!) 다른 분들은 <헤어>를 보러 가셨지만, 당장 내일 우리들 공연이 있는데 다른 공연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 뻔했다. 재웅이와 난 숙소로 직행했다.  내일 공연 마치고 신나게 놀자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하지만… 난 또 잤다. 어찌나 잠이 잘 오던지 (나중에 확인해 보니 재웅이도 잤다고 한다. 훗!). 자면서도 흥얼흥얼 ‘청춘의 십자로 엇갈린 운명 이제는 어디로….’

이른 시각 우리 공연 팀 일행은 아침을 먹고 링컨센터로 향했다. 숙소에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링컨센터로 가는 동안 우리는 부족한 연습을 길거리에서 해야만 했다. 변 감독님의 지도 하에 거리를 걸어가며 연습… 무섭게 생긴 미국 사람들이 우릴 신기한 듯이 쳐다봤다. 무서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연습이 부족한 상태였기 때문에….
드디어 말로만 듣던 링컨센터에 도착. 음, 좋다. 딱히 다른 표현이 없다. 참 좋은 극장이다. 극장 스태프들은 리허설 시간이나 무대 사용, 물품 사용 등에 대해서는 굉장히 까다롭게 굴었지만 사람들을 대하는 부분에선 꽤나 친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엘튼 존 닮은 음향감독 아저씨가 기억에 남는다.
시간에 쫓긴 불안한 리허설이 끝나고 우리는 더욱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천휘 형은 왜 이렇게 곡을 어렵게 쓴 거지…? 윽! 우리는 내일 공연이 걱정되어 <헤어>를 보러가는 천휘 형과 변 감독님을 부러워하며 각자 숙소에 들어가… 잤다. 시차적응 같은 건 없었다. 그런 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말 같다. 난… 잘 잤다.


10. 3  #4. 링컨센터에 서다

공연 날이다. 아침 일찍 극장에 도착했다. 오전 11시 공연이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분장을 마치고 리허설을 하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큰 실수 없이 공연을 마쳤고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특히 관객들은 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변사’라는 역할의 매력에 집중했다. 변사라는 인물이 영화 안의 모든 대사를 맛깔나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그들은 감탄했다. 하긴… 우리도 감탄했으니까. 희봉 형님은, 정말 재미있으시다.
공연이 끝난 후 기립박수가 나왔다. 링컨센터 객석의 편안함으로 봐서 그들이 엉덩이가 아파서 일어난 것은 아닌 듯 싶었다. 다행이다. 우리를 초청한 코리아소사이어티 측에서 밥을 사겠다며 아주 비싼 인도 식당으로 이끌었다. 다른 사람들은 매우 맛있게 잘 먹었지만 나와 변 감독님은 인도 음식을 욕하며 울분을 토했다. 난 나중에 인도 여행은 안 할 것이다.
나와 정은이, 천휘 형님과 변 감독님은 저녁에 공연을 보러 갔다. <넥스트 투 노멀>. 브로드웨이 신작으로서 지금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라 한다. 극장의 이름은 ‘Booth’ 시어터. 음, 태을이의 파마 머리가 생각났다. 공연은… 대단했다. 배우나 연주자의 기량, 작품의 매끄러움이나 음악의 완성도는 둘째 치고 우선, 무대와 객석이 대화하고 있었다. 공연 시작 전부터 공연이 끝날 때까지 무대와 객석이 끊임없이 소통하고 서로에게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와 정은이는 공연을 보고 더욱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마음먹었다.
공연을 본 후 ‘버드랜드’라는 재즈바에 갔다. 유명한 뮤지션들이 서는 곳인데 우리가 간 날은 어느 할아버지 기타리스트(이름을 잊어버렸다)의 공연 날이었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했던 유명한 할아버지라고 한다. 그런 분의 공연을 맥주 값만 내고 볼 수 있다니… 행운이다.
밤. 숙소로 돌아가기 전, 마침 <마이 스케어리 걸> 공연을 위해 뉴욕에 있던 재범이와 진의, 재홍이를 만났다. 재범이는 나에게 밥을 사달라며 떼를 썼고 난 녀석들에게 밥을 사주었다.
뉴욕에서 친구와 동료들을 만나는 게 신기할 줄 알았는데 별로 신기하진 않았다. 그냥 대학로에서 만난 것 같았다. 음… 한인타운에서 만나서 그런가.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많이 긴장하긴 했나보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하고 링컨센터로 가는 스케줄. 공연 시작 시간은 오전 11시. 그날의 첫 상연작이다. 시간이 너무 일러서 관객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되면서 공연 시작 전에 간단한 분장과 짧은 리허설. 드디어 시작.  오프닝으로 첫 솔로곡 ‘청춘의 십자로’. 무대에서 객석은 잘 보이지 않았다. 변사 조희봉 선배님의 해설과 함께 영화가 시작되었다. 정말 너무나 신기하게도 변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고 영화에 푹 빠져서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 자막을 보고 다 이해가 될까, 즐길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자막과 영상과 무엇보다도 완벽한 일인 다역(사실은 모든 역!)을 맛있게 해내는 변사가 있었기에 영화를 즐기는 것에 언어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 듯했다. 아니 오히려 더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은 영화 <청춘의 십자로>를 정말 즐기고 있었다.
공연을 무사히 잘 마치고 마지막 인사. 조명이 켜지고 기립한 관객들을 보며 신기하기도하고… 하하, 너무 좋았다. 공연을 큰 실수 없이 잘 마쳐서 좋았고 이렇게 멋진 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변사 만세! 나 또한 조희봉 선배님의 연기에 푹 빠졌다.
아, 드디어 진짜 휴식. 뉴욕하면 공연이지! 한국에서부터 ‘봐야지’ 하고 마음먹었던 공연이 있어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넥스트 투 노멀>.  정.말. 좋.았.다. 변희석 감독님은 감동에 감동을 하셨단다. 나도 그랬다. 뭘 하나 꼬집어 말할 수가 없었다. 다 좋았다. 무엇보다도 잘한다 못한다로 나눌 수 없는, 그들이 거쳐 온 시간… 달리 말해 ‘History’ 라는 것에 대한 반응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우린 지금 ‘아. 잘한다’라고 반응하게 되는 것이 당연한 시점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대와 세대를 거치면서 충분한 시간이 지나게 되겠지. 지나야만 하고. 그러면 자연스레 오게 되는 새로운 시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리가 됐다. 그러기 위해서 계속 배워야 하는 것이고.  좋은 자극은 건강하다~!
아, 그리고 재즈바에 가서 또 다른 공연을 봤다 아주 유명한 재즈 바라고 해서 연기 자욱한  그런 곳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금연 장소였다. 하하, 어찌나 좋던지! 기타리스트 할아버지가 멋졌다. 멋을 내지 않는데 멋있었다. 그게 정말 멋.졌.다. 근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난 체력적인 한계로 너무 졸려서 숙소로 바로 와야 했다. 정말 뜻깊고 즐거운 하루를… 택시 아저씨 때문에 마무리가 안 좋았다. 팁을 내지 않는다고 어찌나 화를 내던지… 팁은 서비스가 좋을 때 주는 것이니, 난 못 알아듣는 척하며 내렸고. 하하하!

 


10. 4  #5. 예일대로 이동

예일대 공연을 위해 뉴헤이븐 지역으로 이동을 했다. 헛!  이곳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심심했다. 할 게 없었다. 숙소와 식당밖에 없다. 놀 것이 없었다. 아… 예일대 학생들이 이래서 공부를 잘하는구나….

일요일. 주일이다. 아침에 타임스퀘어 교회에 가게 되었다. 조명 스태프 현선언니와 함께. 옛 극장을 교회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미국으로 출발하는 날 산 책 『하늘언어』에 나오는 그 교회. 와, 신기하다. 그들의 뜨거운 예배에 함께 감동받고 감사했다. 두 번째 공연할 곳인 뉴헤이븐으로 이동하는 날이기도 해서 호텔 로비에 모여 다같이 이동할 준비를 했다. 호텔 앞에 우리들을 태우려고 온 차를 보고 모두들 감탄했다. 외국 영화에 나오는 검고 큰,  리무진 같은 밴. 차 안에 큰 스크린과 바가 있었고 좌석은 U자형의 까만 가죽 소파였다. 하지만 감탄은 10분. 멀미가 난다며 다들 자리를 잡으려 무진장 애썼다. 난 누워서 가고. 심지어 재웅이는 서서 가겠다면 일어서기도 했으나 바로 포기하고 자리를 잡았다. 우여곡절 끝에 그곳에 도착! …그런데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잤다.


10. 5  #6. 예일대 공연

예일대학교 안의 극장은 작지만 은근한 기품이 있고 오래된 목조 건물이었다. 관객층은 주로 교수들과 학생들이었으며 링컨센터와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열렬한 환호로 기립해주었다. 이곳의 객석도 편안했던 걸로 봐서 이들 역시 엉덩이가 아파서 일어난 것 같지는 않다. 다행이다.

명문 예일대에 도착. 오오, 좋다. 이렇게 오게 될 줄이야! 하하. 극장은 아주 아늑했고 오래된 느낌이 있어서 더욱 좋았다. 링컨센터에 비할 수는 없었지만. 이곳만의 편안한 느낌이 있어서 큰 부담 없이 공연할 수 있었다. 진행을 도와줬던 한국인 예일대 여학생(영화를 공부하는 학부생이라고 했던 것 같다)이 기억에 남는다. 유학하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그래서 더더욱 대단하다는 마음이 들었던 만남이었다.

 


10. 6  #7. 다시 뉴욕으로 이동

밤 12시 30분 비행기를 타야 했기 때문에 하루 종일 놀았다. 아울렛에 가서 쇼핑을 하고 뉴욕도서관에 가서 공연 자료를 보았다. 헛, 자료가… 엄청… 많다. 그동안 이곳에서 공연했던 모든 작품들의 자료가 다 있었다. 정말이지 시간만 있었다면 보고 싶은 것들을 죄다 봤을 텐데…. 아쉽다. 만약 다시 한 번 뉴욕에 오게 된다면 이곳부터 들러야겠다. 

아침 8시에 뉴욕으로 이동했다. 김태용 감독님은 멀미가 나니 게임을 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이 게임을 하다가 의가 상할 수도 있다며, 감독님께서는 답을 아는 데 이틀이 걸렸다고 하셨다. 난 결국 답을 알아 내지 못하고 정말 의 상할 뻔 했다. 하!하!하! 게임 싫어! 흑.
게임 덕분에 뉴욕에 급 도착한 느낌이었다. 공항에 가기 전까지 주어진 자유 시간. 우리는 멀리는 못 가고 시내에 있는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기로 했다. 녀석은 여자친구의 옷을 사기 위해 날 마네킹 삼아 입혀보았다. 쇼핑을 마치고 뉴욕공공도서관(The New York Public Library (for the Performing Arts))에 가서 자료를 보기로 했다. 천휘 오빠의 도움으로 큰 문제없이 잘 찾아보았고 아쉽게도 문 닫는 시간인 여섯 시가 됐는데 녀석은 자신이 봐야 할 마지막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나도 마찬가지…. 보고 싶은 자료들이 많았는데 아쉽다(시간을 어찌나 칼같이 지키는지). 공항에 갈 시간이 되어 모두들 모였고 김태용 감독님은 영화 촬영이 있으셔서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 가셨다. 비행기 안에서 7일 하루를 다 보내겠구나….

 

10. 7  #8. 다시 서울로…

잤다. 팩을 하며. 스튜어디스 언니의 한 마디 “어머, 팩하셨네요?” 이번엔 스튜어디스 언니가 날 부끄러워하는 건가…? 풋. 그래도 해야지~.

비행기 안에서 생각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그리고 잤다.

기억에 남는 것들. 스파이더맨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뉴욕의 건물들, 내 하체가 빈약해 보일 정도로 튼실한 미국 사람들의 하체, 센트럴파크, 극장, 공연 티켓 사려고 두 시간 내내 기다리면서 행복해 하던 노부부, 정은이의 아이크림, 이쁜 아시아나 언니들, 팁 안 줬다고 정은이에게 화냈던 택시 아저씨, 2천 원짜리 불티나 라이터와 1만2천 원짜리 말보로 라이트(도둑넘들), 길거리의 많은 게이 커플 등등….


10. 8  #9. 인천공항

새벽 4시 30분에 한국 도착. 우리 모두들 공연을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나누었다. <더뮤지컬>이 나오면 영상자료원에도 하나 부탁한다는 말씀도 들었다. 리무진 첫차가 5시에 있어서 기다렸다. 재웅과 난 차를 타고 대학로에 와서 순댓국을 먹고 나서 헤어졌다. 친구와 함께 한 뉴욕이라 더 편하고 좋았다. 녀석~!

P.S: 연출 김태용 감독님, 변사 조희봉 선배님, 작곡 박천휘 오빠, 음악감독 변희석 감독님, 아코디언 신지아 선생님, 베이스 감창현 씨, 바이올린 박혜성 언니, 기술감독 신현선 언니, 영상자료원 모은영 씨, 코리아 소사이어티 조윤정 씨, 친구 재웅. 모두들 너무나 수고 많으셨고요, 멋진 일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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