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서 보았던 장면이 현실에서도 일어난다면 어떤 일에는 픽 웃음이 나지만 어떤 장면을 생각하면 아찔해지기도 하죠? 우리의 일상과는 무척 다른 빛깔의 인생들이 펼쳐지는 <라카지>의 인물들을 직접 만난다면, 그들에게 무엇을 확인하고 싶으신가요?
Q. 게이인 자코브가 자신의 이름에 불만을 갖고 있는데, 자코브가 그렇게 전형적인 남자 이름인가요?
A. 자코브는 ‘Jacob’라고 쓰고요. 영어로는 제이콥이라 발음하며, 성서에서는 야곱, <라카지>에서는 프랑스식으로 자코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야곱은 아브라함의 손자이자 이삭의 아들이니,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읽힌 성경에서 아들이라 하면 Jacob은 아들의 이름이란 인식이 클 수밖에 없겠군요. 미국 사회보장국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남자 신생아에게 가장 많이 붙여진 이름이 제이콥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윌리엄, 마이클 같은 이름도 남자 이름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그중 1위는 수년 동안 제이콥이 차지하고 있네요. 참고로 가장 많은 여아 이름 1위는 소피아(Sophia)입니다.
Q. 현실에 조지 같은 남편이 있을 수 있나요?
A. 여기서 ‘조지 같은’의 의미를 먼저 파악해야겠군요. ‘결혼 전에 하룻밤 실수로 덜컥 아들을 갖게 된’ 남편을 가리킨다면, 있을 수 있습니다. ‘게이 클럽을 소유하고 있는’ 남편도 아주 드물지만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중년이 돼서도 스타일리시하고 섹시하며, 아내와 아들을 지극히 사랑하고, 여자를 어르고 달래는 센스가 있으며, 돈도 많은’ 남편이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많은 기혼 여성들은 말없이 고개만 젓겠지요.
Q. 쇼를 과도하게 하면 쇼걸이 무대에서 토할 수도 있나요?
A. 예민한 우리의 마담 자자가 남편 조지에게 앙탈을 부리며 무대에 서지 않는 동안, 그 시간을 메우느라 했던 쇼를 하고 또 하던 한나는 무대에서 토하고 말죠, 윽. 디테일한 상상 삼가. 그런 광경을 직접 목격하신 관객 분 계신가요? 저는 경험하지 못했던지라 ‘무대구토녀’의 주인공인 한나 역의 배우 전성환 씨에게 무리하게 무대에서 쇼를 펼치면 구토의 위협을 느끼는지 고상하게 물어보았습니다. “아, 실제로 하루에 2회 공연하던 날, 낮 공연과 저녁 공연 사이의 짧은 휴식 시간에 식사를 한 후 무대에 섰던 모 라카지걸은 새장 신에 이어 캉캉 춤을 추느라 무척 힘들었지만 거의 입 앞까지 올라온 유동 물질을 차마 무대에 토할 수 없어 삼키는 투혼을 보여줬던 예가 있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라카지> 중 무대 뒤 장면에서 라카지걸이 픽픽 쓰러지곤 하죠, 이거 연기 아니라 리얼입니다.” 라카지걸들 무대에서 빛나는 만큼 정말 고생이 많으시군요. 이어서 전성환 씨는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면서도 (토하지 않도록) 잘 조절하고 있습니다. 조절 노하우요? 그냥 이 악물고 허벅지 꼬집으며 하는 거죠”라며 역시 교양 있고 프로다운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전 세계의 모든 쇼걸 여러분들께 박수를!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7호 2012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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