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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츠> 톰 후퍼 감독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찾았다” (기자간담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유니버설 코리아 2019-12-23 4,097
뮤지컬 영화로 제작된 <캣츠>가 내일(12월 24일) 개봉을 하루 앞둔 23일, 용산 CGV에서 언론 시사회와 함께 톰 후퍼 감독이 내한해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캣츠>는 1981년 세계 초연 이후 39년 간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한국에서 공연된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2백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이다. 뮤지컬계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선보였다. 그는 영화 <캣츠>에도 기획 및 작곡가로 참여하며 힘을 더했다.



<캣츠> 영화 연출을 맡은 톰 후퍼 감독은 크리스마스 전 영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한국을 해외 방문지로 택했다. 그는 “<레 미제라블>에 보여준 뜨거운 사랑과 환대에 놀랐다. 영국 이외에 한 국가만 선택할 수 있었는데 한국에 오겠다고 했다. 감사의 의미로 꼭 방문하고 싶었다”고 한국 방문을 결정한 이유를 말했다. <레 미제라블> 개봉 당시 내한했던 휴 잭맨이 정말 멋진 나라라고 자랑했던 것도 가보고 싶은 이유가 됐다.



톰 후퍼 감독은 “공연과 퍼포먼스 감정을 살리는 것”에 중점을 두며 최대한 원작 뮤지컬에 충실하려 했다. 8살이던 1981년 초연 당시 뉴런던 극장에서 부모남과 공연을 보고 매료돼서 카세트 테이프가 닳도록 듣던 추억을 떠올린 그는 “뮤지컬 <캣츠>를 경험해보지 않은 세대들에게 영화를 통해 마법같은 경험을 전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말했다.

<캣츠>는 빅토르 위고 소설을 원작으로한 <레 미제라블>과 달리 T. S. 엘리엇의 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극적 요소가 덜한 편이다. 대신 고양이 각각의 이야기가 맞물리듯 고양이 세계의 이야기를 펼치며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톰 후퍼 감독은 “스토리 라인을 강화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한 무대에서 이뤄지던 스토리 라인을 다양한 세트에서 구현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톰 후퍼 감독이 이야기를 강화하기 위해 <빌리 엘리어트>를 쓴 리홀 작가와 함께 새롭게 각색한 이야기의 중심에는 ‘빅토리아’가 있다. 뮤지컬에서 빅토리아는 이야기 흐름에서 큰 이목을 끄는 캐릭터는 아니다. 반면 영화에서는 빅토리아를 고양이 세계로 인도하는 캐릭터로 설정했다. ‘뷰티풀 고스트(Beautiful Ghost)’라는 새로운 곡도 부른다.



톰 후퍼 감독은 ‘빅토리아’를 관전 포인트로 꼽으며 “빅토리아는 사람에게 버려진 고양이다. 이 캐릭터의 성장 스토리라고 볼 수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무리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토리아 역을 맡은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는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으로 <캣츠>를 통해 연기와 노래에도 도전하며 영화를 위해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테일러 스위프트와 함께 새롭게 작업한 ‘뷰티풀 고스트(Beautiful Ghots)’를 불렀다.

원작과 조금 다른 결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맥캐버티다. 톰 후퍼 감독은 “이드리스 엘바가 소화한 맥캐버티는 원작보다 존재감이 더 드러나게 했다”며 이드리스 엘바의 팬이라 출연 결정했을 때 기뻤다고 했다.

<캣츠>는 최근 시각효과를 새롭게 업그레이드한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톰 후퍼 감독은 “VFX를 업데이트했다. 육안으로는 차이를 보기 어려운 정도라 한국 상영 버전과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일부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이라고 큰 변화가 아니라고 했다.

해외 리뷰가 극단으로 나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리뷰를 잘 읽지 않는 편이다. 영국에서만 봐도 파이낸셜 타임즈와 데일리메일 리뷰는 양극단이다”라며 “고양이 캐릭터 외모에 대한 평가가 다양한 것 같다”고 리뷰가 다양한 이유를 짚었다. 그는 “고양이 외모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 즐기시면서 마법 같은 여정에 함께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현장에는 스페셜 게스트로 옥주현이 함께했다. 옥주현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식 커버송을 허락받아 ‘메모리’를 한국어로 불렀다. 톰 후퍼 감독은 “‘메모리’ 부른 걸 보고 감동받았다. 소울 넘쳤고 목소리가 아름다웠다. (간담회 전) 점심식사를 함께했는데 10년 전 5개월 간 그리자벨라를 연기한 이야기를 듣고 그래서 그렇게 영혼이 담긴 공연을 할 수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캣츠>는 <레 미제라블>에 이어 사전 녹음 후 현장에서 립싱크하지 않고, 라이브 녹음을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옥주현은 이와 같은 작업 방식에 기대를 표했다.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뮤지컬은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과 생생하게 호흡한다. 이것을 필름으로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그것을 유일하게 표현해주신 분이 톰 후퍼 감독님이라 생각한다. <레 미제라블>을 보는 동안 그 시대, 그 공간에 함께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며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캣츠>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톰 후퍼 감독은 한국 문화 콘텐츠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올드보이>와 <아가씨>를 만든 박찬욱 감독의 엄청난 팬이라며, 영화 장인이라고 칭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도 먼저 언급하며,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는데 투표권을 가진 사람으로서 좋은 결과를 거뒀으면 한다는 바람도 말했다.

옥주현은 “(톰 후퍼 감독과 대화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느꼈다. 뉴스도 많이 보시는 것 같았다.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많이 물어봤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고양이를 많이 키우냐고 질문하셔서 고양이 다섯 마리를 키운다고 했더니 (톰 후퍼 감독이) 놀라면서 웃어줬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톰 후퍼 감독은 “그 다섯 마리 고양이가 춤과 노래에 능하다고 들었다. <캣츠2>를 한다면 캐스팅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옥주현은 “<캣츠>는 공연했을 때도 느꼈지만 보면서 느끼는 재미가 크고, 여운이 긴 작품이다. 영화를 통해 더 깊고, 긴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다. 연말에 <캣츠>와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톰 후퍼 감독은 “한국에 앞으로 더 자주 오지 않을까 한다”며 “영화와 문화가 위대한 나라라 생각한다. 그런 한국 관객 분들에게 최신작 <캣츠>를 선보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편, 제니퍼 허드슨(그리자벨라 역), 테일러 스위프트(봄발루리나 역), 이드리스 엘바(맥캐버티 역), 프란체스카 헤이워드(빅토리아 역), 주디 덴치(듀터러노미 역), 이안 맥켈런(거스 역), 제이슨 데룰로(럼 텀 터거 역), 제임스 코든(버스토퍼 존스 역), 레벨 윌슨(제니 애니닷) 등이 출연한 <캣츠>는 12월 24일 국내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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