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스위니토드>가 오늘(6일) 샤롯데씨어터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스위니토드>는 아내와 딸을 빼앗기고 15년 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15년 만에 '스위니토드'라는 이름으로 돌아와 복수를 펼치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 뮤지컬이다.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 작품으로 음산하고 기괴한 분위기, 완벽하게 계산된 음악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에 돌아온 이번 시즌에는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이 새롭게 스위니토드 역에 낙점됐고, 스위니토드의 복수를 돕는 러빗부인 역할로 이전 시즌에 이어 전미도, 김지현, 린아가 다시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전미도, 김지현, 린아와 <스위니토드>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프로듀서가 자리했다.
아래는 기자간담회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3년 만에 <스위니토드>를 무대에 올리면서 변화한 점이 있다면?
신춘수 프로듀서 2019년과 동일한 프로덕션을 다시 선보이지만, 작품은 만들 때마다 새로운 해석과 분석을 한다. <스위니토드>가 다루는 이야기는 흡인력 있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새로 합류한 배우, 기존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분석하며 관객분들이 작품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끔 노력했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은 음악과 극본이 각각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하나로 관통한다. 본질에 충실할 수 있게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했고, 손드하임의 작품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게 세밀하게 준비했다. 이번에는 작품의 깊이가 더해진 프로덕션이라고 할 수 있다.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배우는 <스위니토드>에 새롭게 참여했다. 소감이 어떤가?
강필석 이전에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도 참고 버티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토드는 참지 않는다. 화가 많고, 그걸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직관적이고 본능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낼 수 있게 집중하며 관객에 다가갈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썼다. 에너지가 엄청난 작품이라 그 에너지를 음악과 드라마로 관객에게 전하고, 커튼콜 때 돌려받을 때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고 흥분되는 작품이다.
신성록 이전에는 <스위니토드>가 공연될 때 다른 작품을 하고 있어서 관람을 못 했다. 주변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배우가 많아서 좋은 작품이라고 예상했다. 첫 주 공연을 올리고 나서 지인과 통화하면서 작품이 어떠냐 묻길래 "너무 행복해"라고 대답했다. 완성된 예술에 속하고 있다는 게 배우로서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느끼고 있다.
이규형 연출님이 스위니토드는 시작부터 분노를 표출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다. 이 역할을 준비하며 상처받은 호랑이, 철창 안에 갇힌 맹수를 생각했다. 호랑이의 눈빛이 토드와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핸드폰 배경 화면도 호랑이다. (웃음)
세 스위니토드가 전혀 다른 이미지다. 서로 연습을 지켜보면서 각각 어떤 점이 달랐는지 궁금하다.
이규형 연습 시작부터 필석 형이 저희의 정신적 지주였다. 저음, 고음 소리 내는 법부터 이끌어주셔서, 역시 형이 괜히 형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웃음) 성록이 형은 피지컬이 워낙 좋아서 무대에 섰을 때 흉내 낼 수 없는 압도적인 아우라가 있다.
신성록 규형 씨는 배우로서 센스가 좋아 연습 때부터 남들이 잘 생각 안 하는 것들을 많이 했다. 부러움을 느끼면서 많이 보고 배웠고, 자극이 됐다. 필석이 형은 연기에 깊은 울림이 있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바닥을 뚫는 것 같은 진하게 확 오는 무언가가 있다.
강필석 둘 다 사랑하는 동생들이다. 규형 씨는 센스가 최고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을 시도하고 자기화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괜히 이규형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성록 씨는 목소리부터 가지고 있는 것이 워낙 좋다. 만난 지 5~6년 됐는데, 너무 깊어졌다. 두 사람에게 많이 배웠다.
전미도, 김지현, 린아 배우는 이전 시즌에 이어 다시 러빗부인 역을 맡았다. 이 역할의 매력이 무엇인가?
전미도 어떤 작품이든 인물이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때 가장 재미있다. 러빗부인은 모든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다. 극적인 상황을 오가면서, 긴장되고 무섭지만 재밌고 보람을 느낀다. 항상 이 역할이 그리웠고, 언제 또 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더 나이가 들면 힘들어서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꼭 하고 싶었다. 관객분들이 반가워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김지현 대극장에서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은데, <스위니토드>는 관객과 교류할 수 있는 장치가 많아서 배우로서 매력적이고 짜릿하다.
린아 상식적이거나 올바르지 않은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것에서 오는 말도 안 되는 재미가 있다. 연기를 하면서도 새삼스럽게 재밌을 때가 많아 또 이 작품을 하게 돼 기쁘다.
다시 공연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김지현 긴장도가 달라진 것 같다. 지난 공연 때는 긴장을 많이 해서 헤어 나오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첫 공연을 하는데 긴장되지 않았다.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는 실수에 대한 강박이 심했는데 지금은 오롯이 이 인물과 상황을 즐기게 돼, 연기할 때 더 능청스럽고 여유 있는 러빗부인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린아 지난 시즌에는 하루하루 시험 보는 것처럼 공연했다. 압박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음악을 익히고 시작하니 다른 것도 보이고 더 재밌게 하고 있다. <스위니토드>는 둘째를 낳고 난 후 복귀작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달라졌지만, 언니, 오빠, 친구들의 힘을 받으며 하고 있다. 새로 만난 세 토드는 스타일이 다 달라서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아찔하면서 재밌는 경험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에 전하고 싶은 말?
전미도 프리뷰 때 관객분들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본 공연도 재밌게 봐주실 거라 믿고 힘을 내서 시작하려고 한다. 공연은 좋은 관객을 만나면 진화한다. 좋은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김지현 저희 작품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짜릿한 공연이다. 추운 날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면 극장을 찾아주시길 바란다.
이규형 <스위니토드>는 무엇보다 재밌다. 추운 겨울 따뜻한 오븐도 준비했으니 (웃음) 웃고 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