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과 공연제작사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이 공동제작한 연극 <젤리피쉬> 작품개발 쇼케이스가 지난 22일 베일을 벗고 관객을 만났다.
연극 <젤리피쉬> 작품개발 쇼케이스는 다운증후군 여성의 사회적 성장과 주변 인물의 공동 성장을 다룬 과감한 공연소재와 발달장애인의 언어연극을 위한 개발성과 다양성 특화를 위한 다양한 훈련과 워크숍을 진행, 그 과정을 공개하는 쇼케이스 형태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쇼케이스는 <나무 위의 군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 매 작품마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감정에 공감 이상의 포용력과 세심함으로 작품에 접근하는 민새롬 연출이 진두지휘하여 본인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또, 발레로 쌓은 무대 경험과 뛰어난 감각, 끊임없는 노력이 더해져 완벽하게 켈리로 분한 백지윤과 사랑하는 딸에게도 편견을 갖고 있는 엄마의 성장을 드라마틱하게 소화하며 작품을 이끈 정수영, 영리한 작품 분석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자신만의 닐을 구축한 김바다, 배우 특유의 개성 넘치는 호흡으로 시시각각 웃음을 견인하며 작품에 에너지를 더한 김범진이 출연, 완벽한 호흡과 신뢰로 작품을 이끌었다.
연극 <젤리피쉬> 작품개발 쇼케이스는 올해 1월부터 공통의 경험을 통해 서로 다른 감각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감각 워크숍, 개인, 타인, 상황, 공간에 대한 인지학습, 장애 모델에 대한 정의와 현재 우리사회의 현황에 대한 장애인식 토론, 매 연습 전후 서로의 감정 및 감각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체크인/체크아웃 등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을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 비장애 구분없이 모두 함께 진행함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은 물론 나아가 장애예술 창작환경의 또 하나의 전문적 메커니즘 제시를 예고했다.
또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장애학, 접근성 등에 기초한 제작환경을 위해 개인과 공동의 안전을 위한 자기돌봄(self-care) 시스템을 마련, 창작자를 위한 ‘나 사용 설명서’와 관객을 위한 ‘자기돌봄 안내서’를 제작함으로써 창작진과 관객 모두가 자신의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을 제시했다. 또, 프로덕션의 내적/외적 돌발 상황에 대비한 비상 리허설 등 체계적 제작 환경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자막해설, 수어통역, 폐쇄형 음성해설, 터치투어 등 공연 접근성을 높였다.
본 작품을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에 제안한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의 석재원 프로듀서는 “국내 공연계에서 장애예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에 의한 체계적 제도 마련이 필요할 때”라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김형희 이사장은 “이번 공연의 연습 과정을 기록한 아카이브를 통해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한 우리들의 경험과 포용적인 연극 제작 방법론을 나눌 것이다. 우리의 경험이 영감이 되어 앞으로 이런 유형의 공연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의미를 이야기했다.
연극 <젤리피쉬> 작품개발 쇼케이스는 오는 28일까지 모두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