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터리| 공연 실황과 더해진 비하인드 스토리와 장면 설명
더뮤픽 코멘터리 두번째 작품은 <아리랑>입니다. 조정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15년 초연했던 이 작품은 경사 무대와 감정을 배가시켜주는 영상, 새로운 편곡, 더 깊어진 감정으로 돌아온 초연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까지, 초연과는 또다른 결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지난 1편에 이어 각 인물들의 아픔을 극대화시키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정서가 더욱 부각되는 <아리랑> 2막 이야기를 이창희(득보 역), 박지연(수국 역)과 이승희(옥비 역)의 목소리로 전합니다.
아의 아리아 #보리쌀게임 #영상미 #샤우팅
박지연 제일 힘겨운 장면 중 하나예요. (모든 장면이) 다 힘들지만 ‘내 뱃 속의 아이가 그런 사람의 아이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요.
박지연 (서로를 찌르는 듯한 장면은) 연출님이 보리쌀 게임처럼 하라고 하셨어요.
이승희 이 장면은 엄청 힘이 많이 들어갈 것 같아요.
박지연 맞아요. 게다가 조심해야 해요. 상대방이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뭔가를 보여줘야 하니까요.
박지연 (뒷 배경에 영상이 쓰이는데) 객석에서 보고 ‘우와!’ 하기도 했어요.
이창희 저도 그랬어요.
이승희 영상에는 또 각자의 색깔이 있어요. 득보는 초록색, 치성은 빨간색이에요.
박지연 수익은 노란색이죠. 인물들의 성격을 보여주는 색깔을 쓰셨어요.
박지연 (마지막 부분에서 지르는 이창희의) 샤우팅이 정말 좋아요.
이창희 초연 때 하지 않았는데 재공연 때 업그레이드 시켰어요.
어미와 딸 #엄마 #만삭 #진심연기
이창희 이 장면에서 (김성녀 선생님 얼굴 보면) 엄마 생각이 나요.
박지연 자연스럽게 떠오르죠. 특히 ‘내가 더 살아보겠다’고 할 때 어머니가 잘한다고 박수쳐줄 때 진짜 슬퍼요.
박지연 만삭의 기분을 (창희) 오빠가 육아 전문가라 물어봤는데 아령 10kg을 배에 찬 것 같다고 답해줬어요. 그 생각을 하니 엄청 힘들더라고요.
이창희 정말 엄청 힘들어요. 배가 따뜻해야 하는데 (수국이가) 저렇게 추운데서 길에서 동냥하잖아요.
박지연 그래서 사산할 수밖에 없고.
이창희 못 먹으니까.
박지연 (김성녀) 선생님이 연습할 때 명언을 하나 해주셨어요. “노래를 잘 부르면 감상하게 되고, 노래를 진심으로 부르면 감동하게 된다”는 말이었는데 이 장면 연기할 때 그 말씀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박지연 선생님의 표정, 끄덕거림 하나 하나가 마음을 미치게 해요.
이승희 아름답죠. 눈물날 것 같고.
이창희 엄마가 돌아가시고 꿈에 나오면 어떤 모습일까 하고 떠올려보면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힘들 때.
박지연 항상 용기를 주고.
다른 길 #의상자부심 #치성의마음
박지연 (치성이 부르는) 가사가 너무 마음이 아파요. 열등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더 우위에 있다는 걸 보이고 싶어하잖아요. 그 느낌이 슬퍼요.
이창희 이제 시대는 변했다는 거죠.
박지연 <아리랑>은 의상이 다 예뻐요.
이창희 엄청 유명한 조상경 디자이너 님이 하셨어요.
박지연 어마어마한 영화를 많이 하셨더라고요.
이창희 상도 많이 타시고.
박지연 우리 의상 자랑할만 해요.
이승희 색을 진짜 잘 쓰시는 것 같아요.
이승희 전 치성이 이 노래를 부를 때 ‘치성아 어쩌려고 그러니’라고 만날 마음으로 생각해요. 치성의 끝을 알고 있으니까.
이창희 전 치성이가 의자를 들 때도 참 좋아요. 전엔 연기하면서 의자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노래하면서 들어가죠.
사철가 #애이불비 #달라진_동작 #애틋함
박지연 너무 좋아서 집에 가서도 계속 생각나는 노래예요.
이창희 예술이죠.
박지연 정말 50번 넘게 들었어요.
이승희 두 번째 공연할 때였나? ‘내 청춘도’하는 대목에서 (안)재욱 선배님이 너무 펑펑 울고 계시는 거예요. 저도 모르게 같이 눈물이 터져서 펑펑 울면서 불렀어요. 울면서 웃으시니까 그게 더 (슬퍼요.).
이승희 원래 '사철가'가 진짜 무덤덤하게 부르는 노래인데, 이 장면에서 부르니까 (슬퍼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박지연 손동작 같은 건 어떤 의미가 있어요?
이승희 수익과 옥비가 계속 만날듯 만나지 못하는 애틋함을 표현한 거죠.
박지연 그래서 터치가 없구나!
이승희 수익이 손을 내밀어도 옥비가 차마 잡을 수 없는 거죠. 전에는 같이 춤을 췄는데 이번에 바꿨어요.
박지연 더 마음이 아파요.
이창희 이유가 달라지는.
박지연 (자기의 자리로 다시 돌아갈 때) 너무 슬프죠?
이승희 정말 슬퍼요.
절정 #하얀남자 #시로_만든_노래 #성대결절이_오는_그날까지
이승희 이 장면이 진짜 예쁜 것 같아요. 하얗고 또 하얀 남자가 저 멀리서 뚜벅뚜벅 걸어오는데….
박지연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승희 의지를 가지고 걸어나오는데 그 힘이 진짜 커요.
박지연 음악 연습할 때 이 노래에서 엄청 울었어요. 수익이 마지막 순간에 부르는데 죽음 앞에 두려움 하나 없이 당당하게 그렇게 부르잖아요.
이승희 가사도 정말 좋아요.
박지연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란 가사는 정말 예뻐요.
이승희 어떻게 저런 말을 생각해낼까요?
박지연 이육사 선생님의 시로 만든 건데 ‘풀’(김수영 詩)도 그렇고 시를 인용해서 만든 것도 참 좋아요.
이승희 ‘농사만 짓고 살았제’도 가사가 정말 좋아요.
박지연 어쩌면 ‘농사만 짓고 살았제’가 이 공연의 목표 같아요. "도적들면 대적을, 강도들면 싸워야 한다" 라고 딱 해주면서 공연이 시작되니까요.
이창희 바뀌는 거죠. 전개가.
이창희 전보다 노래도 더 풍성해졌어요. 사람도 더 많이 나오고.
박지연 모든 분이 목을 아끼지 않으세요. 저는 첫 공연하고 모니터하고 분장실에 들어와서 “매일 이렇게 공연하시는 거 맞아요?”라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이창희 ‘성대결절이 오는 그날까지 ‘아리랑’을 외쳐보자’가 배우들의 마인드예요.
풀꽃아리랑 #영근_절횟수 #용서
박지연 이 장면에서도 영근이(박시범 분)는 너무 슬퍼요.
이승희 끝까지 슬프죠.
이승희 옥비는 아빠, 엄마, 오빠까지 가족들이 다 죽었는데 뒤에서 정말 미칠 것만 같아요.
이창희 옥비 혼자 산 거네요.
박지연 (수국이 넘어질 때) 넘어지는 게 은근히 힘들어요. 박자도 맞춰야 하거든요. 무릎에 멍이 엄청 많아요.
박지연 (박시범은 무대 뒤편에서 계속 절을 하는데) 시범 오빠 공연 끝날 때까지 절을 몇 번 할까요?
이창희 80~90번 정도라고 얘기하던데 많이 하면 200번 한대요.
박지연 (득보가) ‘상여타고 장가 간다’라고 하는 대사는 너무 슬퍼요.
이창희 그래도 상여타고 장가라도 가니까.
박지연 이 장면은 다 용서하는 노래죠.
이창희 지나온 우리의 역사를 받아들이고 나아가자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요.
박지연 맞아요. 그래서 끝부분이 참 좋아요.
이창희 저들 또한 사람이고, 나아가야 하니까요. ‘우리는 그런 민족이다. 강인한 민족이다.’ 라는 걸 보여주려는 게 연출의 의도가 아닐까 싶어요.
진도아리랑(Rep.) #<아리랑>의_맛 #일본군연기 #입체감
이승희 <아리랑> 배우들은 정말 다 노래를 잘해요. 그 맛을 다 살려요.
박지연 잘하는 것보다 그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춘.
이창희 오디션도 안 봤으니까요.
박지연 회식 때 일본군을 (연기하는) 배우 오빠들 얘기 들어보니까 너무 힘들대요. 마음 속에는 ‘아리랑’이 있는데 일본군을 연기해야 하니까요.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이창희 (이번 공연에는) 무대 뒤에 단을 길게 해서 무대를 더 깊게 썼어요.
박지연 상여도 더 뒤쪽으로 이동해도 멋있을 것 같아요. 안전상 그러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창희 지금도 무대가 깊어서 입체감이 좋아요.
박지연 실루엣을 많이 쓰셔서 그것도 멋지고요.
[2막]
1. 2막 간주곡(연주곡)
2. 혼례
3. 어떻게든(Rep.)
4. 모래바람
5. 어무니
6. 그때 좋았제
7. 잿더미의 집터
8. 아의 아리아
9. 어미와 딸
10. 아의 아리아(Rep.)
11. 다른 길
12. 사철가
13. 신아리랑
14. 절정(이육사 詩 ‘절정’, 김수영 詩 ‘풀’)
15. 일본군의 양치성 조롱의 노래
16. 풀꽃아리랑
17. 진도아리랑(Rep.)
<아리랑> 코멘터리 1편 보기 https://www.themusical.co.kr/Pick/Detail?enc_num=uNJpOoTKPgo%2FTtezfojUaA%3D%3D
* 본 기사, 사진 및 영상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