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터리| 공연 실황을 통해 작품에 대해 들어보는 비하인드 스토리
더뮤픽 코멘터리 열 번째 작품은 <그날들>입니다. 청와대를 배경으로 하는 <그날들>은 1992년 한중 수교식 전후와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행사 전후 상황을 주요 인물인 정학과 무영, 그녀를 중심으로 번갈아 전개합니다. 1992년 벌어진 ‘그 날’ 벌어진 미스터리했던 일을 좇아갑니다.
<그날들>은 2013년 초연 당시 故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다는 소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주크박스 뮤지컬로, 다양한 편곡과 새로운 이야기, 애크러배틱과 무술을 접목한 화려한 군무, 회전무대와 실커튼을 활용한 무대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 결과 제7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올해의 창작뮤지컬상, 극본상, 남우신인상을 수상했고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베스트창작뮤지컬상, 연출상, 안무상을, 제7회 차범석 희곡상에서 뮤지컬 극본상, 제2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흥행상을 수상했습니다.
장유정 연출, 장소영 음악감독이 손잡은 <그날들>은 초연 이후 레퍼토리화하여 2014, 2016, 2017년까지 꾸준히 공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9년 공연에선 작품 속 주요 인물인 정학과 무영, 그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12인조에서 15인조 오케스트라로 확대 개편하는 등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유준상, 이필모, 엄기준, 최재웅, 오종혁, 온주완, 남우현, 윤지성, 최서연, 제이민, 서현철, 이정열 등 주·조연을 비롯해 23명의 앙상블이 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초연부터 대부분의 시즌에 참여하며 연기 내공을 펼치고 있는 최재웅, 서현철 두 배우가 전하는 코멘터리 두 번째 편입니다.
(※공연 후반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일부 누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의 노래
#경호관들의 휴식
최재웅 이 장면은 샤워장 신이에요. 경호관들이 휴식하는 시간이죠. 경호관도 항상 근무를 서는 게 아니니까. 샤워실에서 (씻기도 하고). 재밌게 놀고.
서현철 씻기도 해야 하니까.
#6년 사이 변화(feat.오종혁)
서현철 (오)종혁이 얼굴이 참 작아요. 종혁이가 군대 갔다가 제대한지 얼마 안 돼서 (<그날들>로 복귀했을 때) 자세가 정말 군인이었어요.
최재웅 (2013년) 초연 때.
서현철 지금은 몸이 많이 릴랙스 돼있어요. 민간인이 된 거죠.
#경상도 사투리
최재웅 (운영관이 쓰는) 경상도 사투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으십니까?
서현철 이제는 (크게) 신경 안 써요.
최재웅 원래는 충청도 분이시거든요.
#그녀로 인한 무영의 변화
서현철 이 장면에선 무영이가 그녀의 영향으로 음악을 좋아하게 되면서 달라져가는 모습을 보여줘요.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달라지니까 (주변에선) '저 놈 오 저러지?' 하죠. 마음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면서 안 하던 짓을 하는 거잖아요. 음악도 갑자기 좋아하고.
최재웅 그렇죠.
서현철 저런 감정이 있어서 나중에 (그녀와 헤어지는 장면이) 더 애잔하고 가슴 찢어지는 거죠. 즐거운 것도 한때라는 거.
#나의 노래
최재웅 다들 아시겠지만 故 김광석 님의 노래 중 신나는 노래가 드물어요. '나의 노래'가 거의 유일하게 신나는데 이 장면과 잘 어울려요.
서현철 무영이가 가장 신났을 때 부르는 노래니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정말 (그녀가 암살된다는) 아픈 소식을 듣고 경호관으로서 임무를 수행할지, 사랑을 지킬지 갈등하게 되고.
최재웅 무영이가.
서현철 그래서 (무영은) 사랑을 택한 거고.
#앙상블 배우들의 피지컬
최재웅 세상에! 앙상블 배우들 몸 어떡할 거예요.
서현철 조각이죠.
최재웅 어떻게 몸이 이럴 수 있죠? 평생 이런 몸은 못 가져보고.
#정학의 선택
서현철 이 장면에서 다들 즐겁지만 정학은 반대로 기분이 안 좋아요. 정학은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거고, 무영은 사랑, 감성적인 선택을 하는 거죠. 결론적으로 즐겁고 감성적이었던 사람의 아픔이 더 크게 느껴지고. 현실에 남은 정학도 아프고요. 어떻게 보면 남은 사람이 더 아프니까.
최재웅 그렇죠.
#소탈한 운영관
서현철 운영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마음씨) 따뜻한 아저씨랄까요. 크게 잘나진 않아도 사람은 좋은.
최재웅 그렇죠.
먼지가 되어
#사랑에 대한 단상
최재웅 무영과 그녀가 사랑하는 장면이에요.
서현철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면서. 사랑은 뒷 일을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더 애잔하고 이들에겐 비극이 됐던 거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할 때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이렇게 행복하니까 그녀를 위해서 무영이 희생할 수 있는 거죠. 행복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면 현실적인 부분을 더 생각할 거예요. ‘사랑인줄 알았는데 아닌가?’하면서.
최재웅 정말 주옥같은 명언을!
서현철 사랑에 대한 오해도 많이 하잖아요. 진짜 사랑은 나중에 아는 거죠. 사랑에 빠져있을 땐 모르는 거고. 그냥 사랑인줄 알았는데 아닐 때도 있고.
#뽀뽀 연기
서현철 뽀뽀신할 때는 조심해야 해요. (풋풋한 사랑인데) 선수 같아 보이면 안 되니까.
최재웅 뽀뽀신 한지가 얼마나 되셨습니까?
서현철 한 번도 안 해봤다! 남자하고만 해봤다!
최재웅 저는 <그날들>에서 사서와 초반에 소개팅 할 때 뽀뽀신이 있어요.
서현철 <스페셜 라이어> 공연할 때 이종혁하고 원기준하고 아름답지 않은 뽀뽀를. (해야 했어요.) 그 장면만 되면 서로 숨참느라고. (바빴어요.)
#로미오와 줄리엣
서현철 여자가 건물 위 창가에 나와있고, 남작마 창문 밑에서 여자를 보는 장면은 어디서 많이 본 거죠.
최재웅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서현철 기법이죠. 이런 장면은. 그러다 여자가 아래로 내려오고.
#편곡으로 달라진 정서
최재웅 이 장면은 장소영 음악감독님이 편곡을 다르게 하셨어요. 무영과 그녀가 노래할 때는 편곡이 신나고 빠른데, 정학이 부를 때는 똑같은 노래지만. (달라요.) 정학은 (둘의 사랑을) 살짝 질투하면서 가슴 아프게 부릅니다.
#실루엣 연출
최재웅 (배경 조명이 바뀌고 인물들이 그림자로 처리될 때) 저는 노래할 때 팔로우 조명 때문에 제 뒤로는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어요.
서현철 뒷 부분이 실루엣으로 처리되니까 정학이 가슴 아픈 게 (더 잘) 보여요.
최재웅 정학 뒤로 펼쳐지는 장면이 예뻤다는 걸 몰랐어요.
서현철 우리는 이걸 볼 수가 없으니까. 괜찮네. 그림자 처리가 정학의 감정선을 이해하기 쉽도록 많이 도와주는 것 같아요.
최재웅 멋있어요.
서현철 (정학이 부를 때는) 노래가 정말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지난 시즌과 다른 장면
최재웅 이 부분은 올 시즌부터 추가된 장면이에요. 원래는 노래 앞 부분만 불렀는데.
꽃+내 사람이여
#무술로 전하는 감정
최재웅 무영은 그녀를 구하러 가고, 정학은 가지 못하고 경호 시범을 하는 장면이에요. 이 노래도 두 노래를 합친 장면이에요. ‘꽃’과 ‘내 사람이여’를.
서현철 노래가 정말 매력적이에요. 경호 시범을 보여주면서 남자의 힘도 보여주는데, 가슴 아픈 모습도 같이 보여주거든요. 아프다고 축 처져서 부르지 않고 역동적인 동작을 하면서 가슴 아프게 부르니까 사람들에게 더 짠하게 전달돼요. 가사도 ‘가난한 내 삶과 영혼’이라고 하고. 가사도, 장면 연출도 그렇고 ‘내 삶의 끝자락을 지키고 싶다’고 하는 거잖아요.
최재웅 가사가 좋으니까.
서현철 정학이 역동적으로 무술을 하는 모습이 가슴 아픈데도 이겨내려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무술 연기(feat. 정학)
최재웅 원래 무술 장면도 옛날에는 정학이 했는데 지금은 힘들어서 못해요.
서현철 (무술 안무를) 하기는 하잖아.
최재웅 (간주 부분) 무술도 했는데, (정학 역) 형님들 체력과….
서현철 저 무술을 다 하면 노래가 잘 안 나올 거니까. 그리고 고수는 많이 안 뛰어요. 움직임 몇 개로 다 물리치잖아요.
#짠해보이는 정학
서현철 그리고 마지막에 ‘내 사람이여’라과 외치는데 가사가 (인물의 감정과) 딱 맞아요. ‘너무 멀리 서있는 내 사람이여’라는 가사가 정학의 감정을 명확히 보여주니까. 그래서 이 노래할 때 정학이 짠해요.
#목소리 좋은 배우
서현철 실장 연기하는 배우(이지현 분)목소리가 참 좋아요.
최재웅 좋아요.
서현철 어떻게 저렇게 목소리가 좋을까.
사랑했지만
#멋있으면서 아픈
서현철 산 속으로 그녀와 무영이 피신한 후, 무영이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 그녀에게 자신의 신발을 신겨주죠.
최재웅 아주 멋있는.
서현철 멋있으면서 아픈 장면이죠. ‘이러다가 둘 다 죽을 수 있으니 당신은 어서 가시오’ (하는 마음으로.)
#실제라면
서현철 소설이나 연극 말고 현실에서도 무영과 그녀처럼 죽음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상황이 있을까?
최재웅 글쎄요.
서현철 (그런 상황이라면) 둘이 끝까지 도망을 가다가 죽음을 맞이할까? 아니면 내가 죽어서 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희생할까? ‘미안합니다.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라고 무영이 하는 대사가 슬펐어요.
#가장 유명한 곡
최재웅 ‘사랑했지만’은 (<그날들>에서) 가장 유명한 곡이죠.
서현철 명곡이죠. 가사들도 절절하게 다 맞고.
#정학에게
최재웅 이 장면은 무영이가 희생하기 전에 정학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이에요.
서현철 언젠가 (정학이) 볼 거란 막연한 희망으로 던졌는데 (20년이 흘러) 그걸 발견하게 되죠.
최재웅 20년 후(2012년)에 극 중 대식이와 하나가 발견해요.
#멋진 총각
서현철 (온)주완이도 잘 생겼어요.
최재웅 잘 생겼죠.
서현철 평소에 볼 때는 이웃집 총각 같았는데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멋있어요.
#통증 연기 #초연 무영
최재웅 총맞은 상태인데 (주완이) 노래를 굉장히 잘해요.
서현철 사랑이니까. 혼신을 다해서 참아내면서 노래할 수 있는 거죠.
최재웅 (노래하면서) ‘아, 아파…’ 이래야 하는데.
서현철 중간에 한 번쯤 아픈 모습을 보여줘도 좋겠지만 그럼 노래 망칠 수도 있으니까 아픈 것도 잊어야 해요.
최재웅 총을 맞아보지 않아서….
서현철 그녀에 대한 마음을 얘기하는데 아픈 게 느껴지겠어요? 다 부르고 난 다음에 아프겠죠. 안 그래도 다 부르고 나면 아픈 연기를 하거든요.
최재웅 그래요?
서현철 예를 들어서 코미디 영화인데, ‘총맞고 (아파서) 아! 했다가 난로에 손찍고 ‘아! 뜨거워’ 하는.
최재웅 <총알탄 사나이> 그런 종류의.
서현철 그런 거죠. 새로 아픈 것 때문에 그 전에 아팠던 걸 잊어버리는.
최재웅 (온주완이 아파하자) 잘한다! 주완이 잘한다! 아파해야지.
서현철 너도 (초연 때) 무영을 해봐서 알잖아. 이 노래 부를 때 어떤 마음이니?
최재웅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저는 열심히 불렀어요. 노래 힘이 강하니까 굳이 연기를 더하려 하지 않아도. (표현이 됐어요.) 저는 많이 아파했어요.
#초반 장면과 연결
최재웅 이 장면에선 공연 초반에 그녀에게 빌려줬던 라이터를 무영이 다시 받아서 그 라이터로 희생해요.
서현철 연결성이 있죠. 무영은 산에서 송화가루를 모아서.
최재웅 그렇죠. 창고에서 송화가루를 모아서 분진 폭발을 일으켜서.
서현철 무영이 그녀에게 자신의 신발을 신겨서, 그녀가 죽은 걸로 보이도록 하죠.
[1막]
01. overture - 오케스트라
02. 변해가네 - 무영, 정학, 앙상블
03. 나무 - 무영, 정학, 앙상블
04.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 - 무영, 정학
05. 혼자 남은 밤 - 무영, 그녀
06. 그녀가 처음 울던 날 - 정학, 무영
06a. 말하지 못한 내 사랑 - 정학, 무영, 그녀
07. 새장 속의 친구 - 하나, 수지, 앙상블
08. 너에게 - 정학, 무영, 그녀
09. 끝나지 않은 노래 - 정학, 운영관, 사서, 앙상블
10. 그녀가 처음 울던 날 - 정학, 무영, 대식
11. 그날들 - 정학, 앙상블
[2막]
12. 부치지 않은 편지 - 운영관, 앙상블
13. 이등병의 편지 - 정학, 앙상블
14. 서른 즈음에 - 정학, 운영관
15. 기다려줘 - 정학, 대식, 하나, 수지, 앙상블
16. 사랑이라는 이유로 - 무영, 그녀
17. 나의 노래 - 무영, 운영관, 앙상블
18. 먼지가 되어 - 정학, 무영, 그녀
19. 꽃+내 사람이여 - 정학, 앙상블
20. 사랑했지만 - 무영
21. 너무 깊이 생각하지마(Rep.) - 정학, 무영, 대식, 하나
22. 거리에서 - 정학
23.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 전 출연진
<그날들> 코멘터리 1편 보기 https://www.themusical.co.kr/Pick/Detail?num=1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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