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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작업실]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작업실에서

글 | 안시은 | 사진 | 안시은 2015-12-21 6,589
디자이너의 작업실| 뮤지컬 크리에이티브 스태프들의 작업실을 둘러보면서 뮤지컬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분야를 차례로 살펴볼 예정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원유섭 조명디자이너를 만나보았습니다.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는 2004년 연극 <티비동화 행복한 세상> 을 통해 본격 데뷔한지 벌써 12년차된 조명 디자이너입니다. 조명계에 입문한 지는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는 조명 디자이너인 동시에 ‘아트원 플러스(ART WON+)’란 회사를 이끌고 있는 한 회사의 대표(C.E.O.)이기도 합니다. 프로그래머까지 1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공연 스태프 중에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본인만 열심히 하면 나쁘지 않게 벌 수 있지만 후배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하게 급여를 받으며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 그에게 있습니다. 

회사가 위치한 작업실은 태릉역에 있습니다. 공연 하면 대학로가 좋은 위치일 거라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조명 디자이너가 참여하게 되는 대학로 작품 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합니다. 장비 렌탈 사업도 겸하고 있는데 남양주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태릉역과 멀지 않은 위치죠. 교통의 편의성도 이 곳에 자리잡게 한 이유입니다. 


작업 중인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

이 곳에선 다양한 일들을 하는데요. 도면도 그리고 작업들도 합니다. 공연을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출근해서 작업을 하고 문서 정리나 참여했던 공연들을 정리하는 일을 합니다. 공연에 들어가면 작품에 맞는 이미지 스크랩을 합니다. 조명은 무대 디자인과 달리 그림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 자료 수집이 중요합니다. 

도면화 작업 전 극장 도면을 가져와서 무대 도면을 접목시킵니다. 조명 각도 계산을 하고 무대 도면은 세분화시켜 나누게 됩니다. 무대 디자이너와 조명을 배턴(장치봉)에 걸 위치를 협의하면서 조명을 그리면서 그림을 만들어갑니다. 작업을 하다보면 종일 해도 시간이 모자라서 밤샘 작업하는 일도 있고요. 


사무실 전경

간혹 조명을 걸기 위한 타워를 직접 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제작사에 제작도를 전해야 합니다. 배턴에 필요한 소재까지 필요한 것들을 찾아서 전합니다. 조명 디자인에 필요한 문서 작업과 장비 스케줄 정리도 중요하고요. 무빙 라이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공연 전반에 무빙 라이트가 쓰이는 작품은 사전에 3D 작업을 합니다. 3D 작업에는 타워 도면뿐 아니라 극장의 무대 도면 등을 모두 만들게 됩니다. 

문서화 작업은 디자이너의 요구보다는 어시스턴트의 필요에 의해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명에 쓰인 채널들은 각각 번호가 있는데 콘솔에서 편하게 컨트롤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패치 작업인데요. 예를 들면, 극장에서 100번이라고 쓰여진 채널인 경우 콘솔로 켤 때는 100번 보다는 누르기 수월한 1번으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이런 종류의 문서화 작업이 여러 종류로 이뤄집니다. 


작업실에 비치된 고보들 

동시에 조명 디자이너는 도면과 그림을 구상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요. 구상할 때는 최대한 많이 연습을 보면서 연출과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합니다. 바쁠 때는 촬영해온 영상을 보면서 참고합니다. 

조명은 여러 작품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조금 어렵다고 합니다. 작업실에서 많은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분야는 가능하겠지만, 조명은 극장에서 많은 부분이 진행됩니다. 메모리 입력하는 시간이 겹치면 이를 책임져야 하는 조명 디자이너가 여러 작품을 동시에 오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 일정을 소화하다 보면 대부분의 일과는 작업에 매진하는데 쓰입니다.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의 경우 이와 같은 조명 디자인뿐 아니라 회사 대표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업무들도 있고, 장비 렌탈도 겸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무들도 소화합니다. 장비의 경우는 대부분 창고에 가서 확인하지만, 종종 작은 장비들은 작업실로 가져와서 테스트를 하기도 합니다.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는 조명 분야에서 일해온 아버지의 영향으로 조명 분야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고등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로 제주도의 한 축제에 참여한 당시 가수 전인권이 노래하는데 해질 무렵 들어오던 조명이 노래하는 모습을 멋있게 만들어주면서 처음 조명에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뮤지컬뿐 아니라 무용, 콘서트 등 공연 장르를 불문하고 일하던 당시 일을 해나갈수록 도면 작업, 3D 등 조명을 향한 궁금증은 점차 커져갔습니다. 도면 프로그램으로는 캐드만 있던 당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서울예대로 진학하게 됩니다. 공연은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기에 손발이 잘 맞는 스태프들이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학연, 지연이 상대적으로 크게 작용하는 분야입니다. 

그 또한 학창시절 했던 기말, 졸업 작품 등을 보고 조명을 잘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 연출로 활동하던 교수의 제안을 받아 연극 <티비동화 행복한 세상>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조명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때에도 크루 등의 아르바이트도 병행했지만 전문적인 디자이너로 인정받기 위해선 크루를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명 디자이너에만 매진하게 됩니다. 

장비 사업도 겸하고 있는 그는 디자이너로 인정받고 싶으면 장비를 포기하라는 조언을 듣기도 한다고 합니다. 업계에서 디자이너로만 보는 경우도 있지만 장비 렌탈도 묶어서 보기도 하는데에 따른 어려움도 있습니다.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되는 셈입니다. 작품에 따라 디자이너로 봐주면 좋지만 다른 필요가 있다면 꼭 그렇게 봐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는 말합니다.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의 작업실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뮤지컬의 주요 작품을 맡고 있는 조명 디자이너 중 상당수가 그처럼 장비 사업도 겸하고 있는데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본격적인 조명과 조명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을 다음 편에서 함께 소개합니다.


 
참여한 작품들의 조명을 촬영한 사진들

원유섭 조명 디자이너 참여작
뮤지컬 <젊음의 행진>, <쿠거>, 연극 <두근두근 내 인생>, 연극 <거미 여인의 키스>(2015), 뮤지컬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 <더 데빌>, <브로드웨이 42번가>, <프리실라>, <싱잉 인 더 레인>, <총각네 야채가게>(2014), <라스트 로얄 패밀리>, <총각네 야채가게>, <몬스터 콘서트>, <하이스쿨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빨래> 13차 공연, <마마, 돈 크라이>, 연극 <나쁜 자석>, <클로저>, <트루 웨스트>(2013), 뮤지컬 <빨래> 11~12차 공연, <플라잉>, 연극 <나쁜 자석>, <오셀로>(2012), 뮤지컬 <파라다이스 티켓>, <플라잉>, <부석사>, <젊음의 행진>, <화랑>, <모란이 꽃피는 시장>, <구름빵>, <빨래> 9차 공연, 연극 <대머리 여가수>, <거미 여인의 키스>(2011), <비나리>, <더 톨(The Tall)>, <화랑>, <총각네 야채가게>, <빨래> 8차 공연, 연극 <트루 웨스트,,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2010), 뮤지컬 <화랑>, <빨래> 지방 투어, <연탄길>, <파라오는 살아있다>, 연극 <언니들>, <우리 나쁜 자석>(2009), 뮤지컬 <젊음의 행진>, <온에어>, <스카이 워크, <줌데렐라>, <더 라이프(The Life)>, 연극 <신의 아그네스>, <너 때문에 산다>(2008), 뮤지컬 <띠보>, <마리아 마리아>, 연극 <친정엄마>, <미스터 로비>(2007), <어린이 연금술사>, <밴디트>, 연극 <도시녀 7거지악>, <아트>(2006), <춤추는 아이>, 연극 <느림>, <그놈 그년을 만나다>(2005), 연극 <티비동화 행복한 세상>, <보이첵>(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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