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7일 국내 개봉한 <라라랜드>(다미엔 차젤레 감독)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금까지도 상영 중인 영화입니다. 제7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7관왕,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6관왕 등 수상 이력 만으로도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105-110 프리웨이 교차로에서 롱테이크로 촬영해 시선을 압도했던 오프닝 장면과 함께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이 해질녘 언덕에서 ‘러블리 나이트 댄스(Lovely Night Dance)’를 부른 후 탭댄스를 추는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3월 3일, 유튜브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영상 하나가 업로드되었습니다. <라라랜드> 두 주인공이 언덕 위에서 췄던 탭댄스 커버 영상이었습니다. 영상 속 주인공은 뮤지컬 배우 이상이와 박지은.
이 영상은 이상이가 <라라랜드>를 보고 감명을 받아 직접 제작부터 연출, 투자까지 도맡아 만들어졌습니다. <라라랜드>의 할리우드 언덕은 한국의 낙산공원이 되었습니다. 리허설용으로 제작되었다가 엠마 스톤의 마음에 들어 실제 촬영 의상으로 쓰인 극 중 미아의 노란색 원피스는, 중국 배송이 지연된 탓에 친한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으로 직접 제작한 의상으로 탄생했습니다.
<라라랜드>에서 이틀 동안 두 시간 안에 촬영을 마쳐야했던 이 장면은, 지난 2월 28일 추운 날씨 속에 준비부터 리허설, 촬영까지 8시간에 걸쳐 완성되었습니다. 물론 사전 연습에도 5주 정도 공을 들였습니다.
다른 장면이지만 오프닝 장면 촬영 전 차젤레 감독은 리허설 전체를 스마트폰으로 찍어보며 준비를 했는데, ‘낙산랜드’도 촬영 전 촬영감독의 핸드폰으로 촬영하면서 많은 연습을 진행했습니다.
한 장면이지만 실제 영화와 재미있는 비교를 잠시 해보았는데요. ‘낙산랜드’를 기획하고 모든 것을 책임진 이상이 배우에게 직접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낙산랜드’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어요?
이상이 <라라랜드>를 보고 조명도 예뻤고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고등학교 때(*이상이는 비가 졸업한 안양예고 출신이다) 비 선배님의 ‘레이니즘’을 춰서 UCC 콘테스트에 나간 적도 있어요. (그런 경험도 있어서) 재미있게 해볼까 해서 준비하게 됐습니다.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이상이 제작, 연출, 투자까지 혼자 벌인 일이에요. 촬영 준비는 1월 초부터 혼자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했어요. 단편영화를 같이 했던 한예종 출신 영화 감독과 스태프들, <인 더 하이츠>를 같이 했던 박지은 배우를 섭외해서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어요. 그 과정에서 회사와 부모님께서 도움을 주셨어요. 특히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한다니까 장비나 이동할 때 같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라라랜드>에서 이 장면을 택한 이유는요?
이상이 탭댄스 장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특히 배우만 보여지는 게 아니라 경치도 굉장히 중요했던 장면이잖아요. 이런 점을 잘 살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탭댄스를 보여드리려고 했습니다. 순간으로 존재하는 공연도 좋지만 한국의 멋진 경치와 탭댄스를 영상으로도 남기면 더 좋을 것 같아서 했습니다.
탭댄스는 언제부터 추기 시작했어요?
이상이 중학교때 연기학원에서 특기로 배우다가 이후에 조금씩 배웠어요. (육)현욱이 형에게도 배웠고요.
박지은 배우를 파트너로 섭외하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이상이 <인 더 하이츠>를 연습할 때 몸 풀면서 탭댄스로 장난치다가 현욱이 형에게 (어떤 배우가 좋은지) 물어봤어요. 박지은 배우라고 해서 단번에 확정했어요.
연습은 어떻게 진행했어요?
이상이 연습은 여러 연습실을 옮겨다니면서 5주 정도 했어요. 총 준비 기간은 두 달 정도고요. 안무는 유튜브에 외국 태퍼들이 춘 강의 영상도 있고, 참고할 영상이 많았어요. 박지은 배우가 탭댄스를 잘 춰서 같이 영상을 돌려보면서 연습을 계속 했습니다.
낙산공원으로 촬영 장소를 낙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상이 <라라랜드>가 뮤지컬 영화잖아요. 한국에서 뮤지컬이 많이 공연되는 곳은 혜화고, 혜화하면 낙산이죠.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어요. 공사 계획이 잡혀있어서 허가가 잘 나지 않았거든요. 대안으로 상암 하늘공원이나 인왕산 청운공원도 고려 중이었어요. 언덕이 있고, 야경이 좋은 곳이어야 했는데 다행히 낙산공원에서 하게 되었어요. 낙산공원에서도 처음엔 제2 전망광장에서 하기로 했는데 재개발 때문에 취소되어서 플랜B로 택한 것이 영상 속 장소예요. 마을버스 종점인 구간인데 다행히 <라라랜드>에 나온 장소와 비슷했어요.
영화 속 의상처럼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어요?
이상이 제 의상은 상대적으로 준비하기 쉬웠어요. 여자 배우 의상은 중국에서 배송받으려고 했는데 배송 기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친한 스타일리스트 누나의 도움으로 제작했습니다. 중국 유명 직구 사이트에서 주문했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지 않고 있네요.(웃음) 신발은 영화에서 탭슈즈인줄 알았는데 라틴슈즈더라고요. 제 건 라틴댄스 슈즈로 했고, 박지은 배우는 갖고 있던 탭슈즈에 징을 빼서 만들었어요.
당일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었어요?
이상이 <라라랜드>에 나온 것처럼 처음엔 해질녘에 촬영하려고 했어요. 리허설 갔을 때는 해질녘 분위기가 좋았는데, 촬영 당일에는 날씨가 좋지 않았어요. 급히 조명을 수정하고 밤으로 배경을 바꿨어요. 그것도 좋았던 것 같아요. 야경도 잘 보이거든요. 영상을 잘 보시면 서울 타워가 보여요.
롱테이크 촬영인데다 야외라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이상이 춤 연습은 되어 있었는데 카메라와 합이 중요해서 카메라 액션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롱테이크라 오래 맞춰봤어요. NG도 정말 많이 났고요. 춤추다가 넘어진다거나 (지나가던) 사람이 나온다든지. 될 때까지 계속 리허설과 촬영을 했습니다. 날씨도 정말 추웠습니다. (영상 보면) 배우들의 손이나 귀가 굉장히 빨갛습니다. 잘 보이진 않는데 0.3~0.5초 정도 코를 훌쩍이는 것도 보이더라고요. 그 정도로 많이 추웠습니다.
촬영 후 영상으로 만들기까지 얼마나 걸렸어요?
이상이 2월 28일에 촬영하고 3월 2일에 촬영감독 형과 만나서 크레딧 작업과 색보정을 했습니다. 이후 발걸음 같은 건 후시 녹음을 또 했고요. 촬영하고 2~3일 만에 완성했습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은 없었어요?
이상이 스케일이 점점 커져서 중간에 겁이 나기도 했어요. 처음 촬영 후보지였던 제2 전망광장이 공사에 들어갔을 때 그만둘까 하다가 촬영감독 형이 플랜B로 가자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했어요.
지금과 같은 반응을 기대했어요?
이상이 사실 이렇게 많이 봐주실 줄 몰랐어요. 뿌듯합니다. 무언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었어요. 제 욕심으로 시작했는데 다행히 많이 봐주셔서 감사해하고 있어요. <라라랜드>를 보고 이 커버 영상을 본 분들이 진짜인줄 알았다고 말씀해주셔서 재미있었어요.
마무리한 소감이 궁금해요.
이상이 총 두 달 정도 준비했어요. 모두 자비로 했는데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이번에 만든 건 커버 영상이잖아요. 다음에는 더 멋진 제 순수 창작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막연한 생각입니다. 바람이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상이 낙산공원 많이 이용해주시고요. (이번 촬영하면서) 다섯군데 정도 알아봤는데 성벽 쪽에 한성대 입구가 보이는 곳도 경치가 좋아요. 봄도 다가오니까 산책도 많이 하시고, (영상도) 많이 봐주시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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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마무리한 이상이는 차기작으로 연극 <미친 키스>에서 장정 역으로 출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 전에 해왔던 작품들과 다르게 파격적인 작품 같습니다. 내용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제 스스로도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요. 스스로도 기대되는 작품이에요.”라고 소감을 밝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를 ‘낙산랜드’로 멋지게 변모시킨 이상이와 박지은, 두 배우가 구슬땀을 흘렸던 연습 영상을 공개합니다.
#'더뮤:픽'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https://www.themusical.co.kr/Pick/Detail?enc_num=p%2BAsjHP2I3iqpiC4stcrig%3D%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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