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영
유학 동기는? 경원대 작곡과 재학 시절, 동기들끼리 곡을 써서 학교 공연용으로 뮤지컬을 만든 적이 있다. 이후 뮤지컬 작곡을 조금 더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불과 얼음’ 뮤지컬 창작 아카데미에 들어갔다. 아카데미 대표이신 고성일 선생님과, 작곡 지도를 해주셨던 최종윤 선생님이 NYU 출신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곳으로 유학을 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입학 지원 시 고민했던 점은? 거길 가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유학을 결정할 때 제일 고민했던 부분이다. NYU는 재학생이나 졸업생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면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과 함께, 어떤 것을 배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유학 준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학교에 대한 정보 얻기가 가장 어려웠다. 국내에 NYU 졸업생 수가 많지도 않을뿐더러, 학교 커뮤니티도 없다. 웹상에서라도 학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정보가 많으면 좋을 텐데, 미국은 저작권 사회여서 개인 SNS 계정에도 수업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래도 다행히 입학 전형은 학교 홈페이지에 잘 설명돼 있어서 그대로만 준비하면 된다.
입학 지원 포트폴리오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포트폴리오는 형식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재능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곡으로 만드는 게 좋다. 단, ‘전체 시간이 20분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꼭 뮤지컬 곡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가사가 있는 노래가 한 곡 정도 있는 게 좋다. 내 경우에는 불과 얼음 교육 프로그램인 연필과 지우개에서 일 년 동안 작업했던 곡을 모아 포트폴리오로 냈다.
NYU 프로그램의 장점은? NYU 커리큘럼의 장점은 수업의 다양성이다. 작가와 작곡가가 함께 듣는 수업과 분야에 따라 따로 듣는 수업이 있지만, 자신이 원하면 어느 수업이든 참여할 수 있다. 특강을 통해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마주칠 기회도 많다.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가장 좋아하는 수업은 같은 학년 학생들이 모여서 작업 과제를 발표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랩 클래스다. 과제 마감이 늘 힘들긴 하지만, 다양한 학생들의 개성 넘치는 작품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유학을 통해 얻은 것은? 나와 같은 꿈을 가진 사람들과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 NYU는 뮤지컬 명문대로 꼽히는 학교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생기는 인맥은 보통 인맥이 아니다.
이응규
유학 동기는? 한국에서 뮤지컬을 세 편 정도 작업한 경험이 있다. 창작팩토리 공모전에 지원한 적이 있는데, 그때 NYU 출신 작곡가가 만든 작품은 뭔가 좀 달랐다. 그게 많은 자극이 됐다. 또 마침 국내에는 뮤지컬 작곡 교육기관이 별로 없다보니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낄 때여서, 본고장에 가서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NYU를 선택한 이유는? NYU는 미국에서 뮤지컬 작곡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학교다. <애비뉴 Q>를 탄생시킨, 학비가 무료인 BMI 워크숍이 있긴 하지만, 거긴 비자가 없으면 지원할 수 없다. 그래서 비싼 학비를 감수하고라도 이곳에 올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될 만큼 커리큘럼이 훌륭하다.
유학 전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것은? 영어 공부. 여기선 대부분의 수업이 서로 활발하게 의견을 말하며 진행된다. 영어를 잘 못하면 당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전 뮤지컬 수업 시간은 영어 실력이 좋지 않으면 대본을 해석하기에도 급급해 내 생각을 표현할 기회가 없다. 내가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유학을 오기까지가 막막하지, 막상 이곳에 오면 어떻게든 적응하게 돼 있다.
수업 첫날의 느낌은? 수업 첫날, 세 명씩 팀을 이루게 한 다음에 세 시간 만에 한 곡을 만들어오라고 했다. 처음 본 사람하고 곡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데, 곡을 쓴 다음 바로 극장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공연을 해야 했다. 정말 혼란스러웠다. 언제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도록 이런 훈련을 시키는 것 같다.
가장 도움이 된 수업은? 크리틱. 여기선 의자에 거의 누운 채로 앉아서 수업받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수업이 진행된다. 편한 분위기다보니 서로 의견을 말할 때 솔직해지는 면이 있다. 선생님은 물론이고, 학생들끼리도 서로의 음악에 대해 냉정하게 비평해준다. 신랄한 비평에 우는 학생이 있을 정도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것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공모전이나 오디션에 나가는 것을 권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비영리 극단 작품 오디션 등 관련 정보는 제공해 준다. 에이전트들이 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올릴 수 있는 학교 웹사이트도 있다.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은?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예전엔 두세 달 만에 작품을 쓰고 급하게 공연을 올렸다. 하지만 이곳에서 느낀 점은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최소한 몇 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오인수
유학 동기는? 한국에선 경영학과를 전공했고, 미국은 신학 공부를 하기 위해 왔다. 현재 목사다. NYU에 들어온 이유는 신학교를 졸업하면서 뮤지컬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에 있을 때부터 교회에서 뮤지컬을 만들어 공연하곤 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했는데, 합격해서 오히려 놀랐다. 우리 기수 중에서 나만 음악적 백그라운드가 없다. 우리 학교가 실험적인 예술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합격이 가능했던 것 같다.
NYU를 선택한 이유는? 요즘에는 다른 학교에도 뮤지컬 작곡가가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지원할 때는 미국 내 뮤지컬 작곡과가 있는 학교는 NYU가 유일했다. 뉴욕대 예술대학원 뮤지컬극작과는 1989년에 설립된 전통 있는 학과여서 믿음이 갔고, 졸업하면 학위가 나온다는 점도 이곳에 끌렸던 이유 중 하나다.
유학 생활 초반 힘들었던 점은? 정식으로 작곡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서 악보를 제대로 그릴 줄 몰랐다. 수업 초반엔 내 악보를 받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괜히 주눅이 들었다. 근데 작곡가 지망생이니까 곡을 잘 쓰면 그런 부수적인 문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기대와 가장 달랐던 점은? 나는 여기 오면 음악을 배울 줄 알았다. 물론 음악 공부도 하긴 하지만, 그것보단 콜라보레이션하는 방법을 배운다. 작곡가로서 극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파트너와 어떻게 작품을 쓰는지 배우는 곳이다. 그래서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힘들어하는 친구들은 중간에 그만두기도 한다. NYU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이 이 점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
NYU 유학의 장점은? 뮤지컬의 본고장 뉴욕에서 뮤지컬을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메리트다. 브로드웨이와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보면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브로드웨이 유명 인사들의 특강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것은?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신기했던 건, 상대방을 인정하게 되니까 오히려 내 자신도 존중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기억에 남는 시간은? 학생 전원이 일주일 간 뉴욕을 떠나서 코네티컷에서 합숙하며 곡을 수정하는 ‘굿스피드’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3기 졸업 발표회 <23 at 54>
지난 5월 29일,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작은 클럽 ‘54 빌로우’에서는 NYU 뮤지컬창작과 23기 졸업생들의 졸업 발표회가 열렸다. 졸업 발표회는 NYU 뮤지컬 창작과의 전통이다. 23기 발표회의 제목은 ‘23 at 54’. 23기가 54 빌로우에서 공연한다는 의미다. 유명 작곡가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호스트를 맡은 이번 발표회는 학생들이 졸업논문 공연으로 만든 열다섯 작품에서 가장 좋은 반응을 얻었던 노래를 한 곡씩 골라 공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일반 대중에게 자신들의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여서 무척 재미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유학생들이 전하는 생활 TIP!
생활비, 얼마나 들까?
맨해튼에 위치한 사립대학 뉴욕대는 등록금이 비싸기로 유명한 학교. 뮤지컬 창작과 대학원 과정의 한 학기 등록금은 약 3,000만 원에 이른다. 물론 이는 기숙사비가 포함되지 않은 비용. 한 달 생활비도 만만치 않지만, 뮤지컬창작과 학생의 경우 생활비 충당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학교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이다. 학업 스케줄이 어느 정도로 바쁜가 하면, 합격 통지서에 아예 파트타임 일을 갖지 말라고 명시해 놓았을 정도다. 그렇다면 생활비는 어느 정도나 들까? 한 유학생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학원생은 기숙사비가 비싸기 때문에 뉴욕 시내에 방을 얻는 것이 좋은데, 맨해튼에서 집을 렌탈한다는 가정하에 한 달에 총 262만5천 원이 고정적으로 지출(집세 250만 원+교통비 12만5천 원)되며, 기타 생활비로 지출되는 비용은 150만 원 정도다.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룸메이트와 사는 것은 필수 요소. 룸메이트와 지내면 방 값과 생활비를 포함해 한 달에 150~200만 원 정도가 든다. 집세가 비싼 맨해튼을 벗어난 뉴저지나 브루클린, 퀸스에 집을 구하는 것도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팁이다.
NYU 유학생들이 찾는 저렴하고 맛있는 밥집
타이 레스토랑 Cafetasia
깔끔한 맛,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으로 유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곳
주소 38 E 8th St New York, NY 10003
샌드위치 가게 Brad’s NYU
학교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학생들이 수업 중간 끼니를 때울 때 자주 찾는 곳
주소 10 Waverly Pl, New York, NY 10003
한국 슈퍼마켓 M2M
김밥과 우동 같은 한국의 분식 메뉴를 먹을 수 있는 곳
주소 55 3rd Ave New York, NY 10003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1호 2014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