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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프리뷰] 일보 진전을 위한 제안 [No.125]

글 |송준호 2014-02-24 3,304

새해를 맞아 각계에서 한 해의 계획과 함께 저마다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무용계도 외형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우선 최근 몇 년간 꾸준한 인프라 확장으로 춤 창작과 관람에 있어 보다 나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먼저 춤을 볼 수 있는 전문 공연장들이 늘어가고 있다. 문화역사 서울 284를 비롯해 LIG아트홀 합정, 강동아트센터, 성균소극장 등은 중대형 공연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춤 공연을 보완해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공공 기관에 의한 춤 지원도 점점 더 늘어가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창작산실과 상주예술단체 지원 사업과 한국공연예술센터의 대관 지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크라우드 펀딩, 서울문화재단의 커뮤니티 댄스 프로젝트, 홍은창작센터의 레지던시 프로그램,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센터스테이지와 커넥션 프로그램 등 차별화된 지원 프로그램들이 창작자와 관련 종사자들을 고무시킨다. 또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나 국제현대무용제(MoDaFe) 등 국제 페스티벌에서의 해외 공동제작 프로그램 증가도 한국 춤의 지평을 확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내적으로 무용계는 여전히 침체기에 있다. 대중의 눈에 비친 무용계는 지난해 화려한 부상을 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주로 20~30대의 극소수 스타에만 집중된 대중의 시선은 춤 자체에 대한 관심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당장 이번 달에는 한국 전통춤 대가들의 내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우리춤축제가 열리지만, 전통춤 공연을 찾는 관객의 수는 매년 제자리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타 분야와 달리 신진 무용가들에 대한 지원 역시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무용계 전반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특정 인물이나 행사에 편중된 관심보다 일상에서 춤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장기적 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그리고 매년 반복되는 이런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또 다시 공허한 메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용계의 뿌리 깊은 반목과 갈등을 멈출 수 있는 상생과 화합의 아이디어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30주년 스페셜 갈라
1984년 국내 첫 번째 민간발레단인 유니버설발레단이 탄생했다. 설립 당시만 해도 인쇄소 직원이나 연극인들까지 무대에 세울 만큼 여건이 열악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적 수준의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를 최초로 들여와 국내에 정착시켰다. 이번 공연은 30년 동안 한국 발레의 발전에 기여해온 발레단 레퍼토리의 정수로만 꾸며진다. 1부는 <라 바야데르?3막 망령들의 왕국>을 시작으로 클래식 발레 갈라를 펼치고, 2부는 창작 발레와 컨템퍼러리 발레를 배치해 발레단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이번 갈라에는 유니버설발레단 출신의 스타 무용수들이 총출동해 ‘유니버설’ 브랜드의 저력을 과시하게 된다.
2월 21일~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스펙타큘러 팔팔땐쓰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사심없는 땐쓰>,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 등 춤이라는 장르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실험을 이어온 안은미컴퍼니가 이번에는 인간이 아닌 도시로 시선을 돌린다. ‘도시가 춤춘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스펙타큘러 팔팔땐쓰>는 ‘몸’이 아닌 ‘도시’의 모습에서 춤을 발견하는 작품이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반짝이는 스팽글 등 도시가 지닌 현란한 장관을 춤으로 보고, 이로부터 주체를 빼앗긴 인간의 현재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마치 춤의 주권을 회복하자고 제안하는 듯한 메시지는 결국 다시 몸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온다. 안은미 특유의 날것의 에너지는 이런 주제에서 여전히 묵직한 매력을 보여준다.
2월 26일~3월 1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5호 2014년 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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