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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주홍글씨> [No.136]

글|안세영 사진제공|극단 죽도록달린다 2015-01-28 5,133

누가 죄인을 정의하는가      






고전소설 『주홍글씨』가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에 의해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서재형과 한아름은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연극 <메피스토>, 음악극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창극 <메디아>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색다른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창작자 콤비다. 그중에서도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2010년 초연 당시 제 5회 뮤지컬 어워즈 소극장 창작뮤지컬상, 제15회 한국뮤지컬대상 베스트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다. <주홍글씨>는 서재형·한아름 콤비가 <왕세자 실종사건>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뮤지컬이다. 나다니엘 호손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내용으로 ‘201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지원사업 대본공모 우수상’에 당선되었다.


작품의 배경은 17세기 미국 식민 시대, 청교도들에 의해 개척된 뉴잉글랜드의 보스턴이다. 주인공 헤스터 프린은 나이 많은 학자와 결혼하여 홀로 먼저 식민지로 건너온다. 하지만 그녀는 곧 뒤따라올 예정이었던 남편의 죽음을 전해 듣게 되고, 이후 마을의 목사 아서 딤스데일과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는다. 간통혐의로 종교재판에 회부된 헤스터는 심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딤스데일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엄격한 청교도들은 헤스터에게 일생동안 간통(Adultery)의 머리글자인 A자를 가슴에 달고 살 것을 선고한다. 한편,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헤스터의 남편은 아내의 간통 사실을 알고 상대 남자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그는 이름을 칠리워드로 바꾸고, 의사로서 마을에 머문다.


<메피스토>,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메디아> 등의 작품에서 고전을 재해석하는 능력을 보여줬던 작가 한아름은 이번에도 원작소설의 기본 구조 안에 군중들의 마녀사냥 스토리를 더함으로써, 타인의 죄에 대해 쉽게 이야기하고 자기 식대로 벌하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투영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비극적 로맨스를 뛰어넘어 인간이 도덕적 죄의식 속에서 어떻게 파멸하고 또 구원 받는지 탐구하면서 인간성 회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청각적 이미지를 잘 살리는 연출가 서재형은 소극장 무대에 30여 명의 배우를 등장시키며 파격적인 연출을 시도한다. 극장 전체가 개척시대의 보스턴으로 설정돼, 청교도주의 시대의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모두 무대와 객석을 넘나들며 연기한다. 또한 30여 명의 배우들이 소극장에서 들려주는 풍성한 합창은 대극장을 필적하는 생생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경험하게 할 예정이다. 음악은 <사춘기>, <트레이스유>, <마마 돈 크라이> 등의 작곡가 박정아가 맡았다. 엇갈린 운명에 놓인 세 남녀의 심리적 변화와 그들을 둘러싼 군중들의 상황을 빠른 템포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구현해냈다. 소규모 오케스트라 역시 풍성한 선율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한다.


그동안 주로 대형 뮤지컬에서 보아온 배우들이 소극장 무대에 선다는 점도 주목된다. 청교도 시대에 맞서 신념과 사랑을 노래할 헤스터 프린 역은 <태양왕>, <노트르담 드 파리>, <영웅> 등에서 활약했던 여배우 오진영이 맡는다. 밝히지 못한 진실 때문에 고통받는 딤즈데일 목사 역은 <레베카>, <아가사>,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 등에 출연한 배우 박인배가 연기한다. 분노와 질투에 눈이 먼 칠링워스 역에는 <왕세자실종사건>, <노트르담 드 파리>를 거쳐 <드라큘라>의 주역을 맡으며 급부상 중인 배우 박은석이 캐스팅됐다.



1월 17일 ~ 1월 25일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 1544-1555


한 줄 평 : 대극장 못지않은 소극장 무대의 스펙터클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6호 2015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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