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뮤지컬
20 MOST BELOVED MUSICALS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가장 깊숙이 자리 잡은 작품은 무엇일까. <더뮤지컬> 창간 20주년을 기념해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돌아보고자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의 주제는 관객이 선정한 2000-2020 우리가 사랑한 뮤지컬. 2000년 이후 초연해 3시즌 이상 공연된 창작 및 라이선스 뮤지컬을 후보로 꾸렸는데, 최근 공연작에 표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2000년대와 2010년대 두 시기로 나누어 투표를 받았다. 6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진행된 해당 설문에는 총 1,162명이 참여했는데,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월 2~5회(44%) 뮤지컬을 관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응답자 가운데 22%는 월 6~10회 공연을 관람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연령대별 비율은 20대 49%, 30대 33%, 40대 9%다. 그럼 지금부터 <더뮤지컬> 지난 20년에 담긴 ‘관객 선정 20편’의 기록을 살펴보자.
#03
2004 <지킬 앤 하이드>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지킬 앤 하이드>는 쉽게 기억되는 친숙한 음악과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담은 스토리로 국내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4년 초연 당시 폐막 2주 전부터 전석 매진돼 총 공연 기간에 98%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해 문화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지킬 앤 하이드>의 성공에 견인차 역할을 한 조승우는 서로 상반되는 이미지의 지킬과 하이드를 넘나들며 1인2역을 훌륭히 해내 단숨에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한다.
초연 기간 2004년 7월 23일~8월 21일
초연 장소 코엑스 오디토리움
제작사 오디컴퍼니
관객 선정 이유
1. 대중성을 갖춰 시장 확대에 기여함 44%
2. 호소력 있는 음악 27%
3. 재능 있는 배우 또는 창작진 발굴 11%
뮤지컬에서 앙상블의 중요함을 알려준 작품. 앙상블이 빛나는 ‘파사드’와 ‘머더, 머더’ 장면이 주는 임팩트는 강렬하다. - 후이
일반 관객들도 매료시키는 대중성을 갖춰 뮤지컬 시장이 확대되는 데 기여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재능 있는 배우들의 파워풀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매력 요소다.
-메르드
“<지킬 앤 하이드>는 처음부터 대중성이 높다고 본 작품이었다. 물론 어두운 소재를 두고 우려도 많았고 뮤지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 관객에게 어필할 있는 요소가 있어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초연 당시 국내 정서에 맞추기 위해서 대본 윤색도 굉장히 많이 했다. 그런 과감한 해석이 지금도 작품에 잘 묻어있다.” -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2014년 11월 제134호 SPECIAL
<지킬 앤 하이드>의 성공으로 국내 공연계에는 스릴러 열풍이 불기도 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는 대형 뮤지컬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국내에서는 <레베카>, <잭 더 리퍼> 등 라이선스 뮤지컬뿐만 아니라, <셜록홈즈>, <프랑켄슈타인> 등의 창작뮤지컬도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성공이 없었다면, 국내 공연 시장에서 대형 스릴러 뮤지컬을 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2017년 3월 제162호 SPECIAL
“헨리 지킬 박사는 다양한 영혼을 찾아가려는 마지막 단계에서 ‘지금 이 순간’을 발견하게 됩니다. 뮤지컬 넘버의 제목이기도 한 ‘지금 이 순간’의 의미는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하려는 직전을 의미해요. 그에 따른 큰 위험 요소를 받아들인다는 뜻이기도 하죠. 그래서 관객들을 그 과정으로 안내해 줄 음악이 필요했어요. 지킬이 느끼는 기대, 그 순간의 긴장감, 그리고 긴장의 완화를 화음 속에 담아냈어요. 그의 여정에 우리 모두가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곡을 완성했죠.” -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가
2017년 3월 제162호 NUMBER BEHIND
“<지킬 앤 하이드> 안에는 다양한 대비가 존재한다. 지킬과 하이드, 상류층과 하류층, 선과 악 등 두 가지 요소의 대비가 작품 전체에 걸쳐 지속적으로 제시된다. 무대는 이 상반된 요소의 대비를 동시에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어야 했다. 1층과 2층, 오른쪽과 왼쪽, 앞과 뒤로 대비를 이루는 지금의 무대는 이처럼 두 요소의 대비가 도드라지는 연출을 가능하게 만든다. 무대 중앙을 기준으로 대칭을 이루는 세트 안에서 지킬일 때와 하이드일 때의 동선이 달라지며, 같은 노래도 상류층 엠마는 2층에서, 하류층 루시는 1층에서 부르는 장면에서 인물 간의 계급 차를 느낄 수 있다. 빅토리안 구조물 뒤편의 벽이 열리면서 숨겨져 있던 세트가 등장하거나 다시 사라질 때에도 무대 안에 표현된 이중성을 포착할 수 있다.” - 오필영 무대디자이너
2017년 4월 제163호 CLOSE UP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2호 202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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