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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LETTER] 도전을 멈추지 말아요 [No.219]

글 |성종완(작가), 김은영(작곡가) 사진 | 2022-12-05 658

도전을 멈추지 말아요

성종완 × 김은영 세 번째 편지 

 

To. 깔깔 파트너 김은영 작곡가님

 

작곡가님에게 세 번째 편지를 쓰는 오늘, 중국 제작사가 웨이보를 통해 <웨스턴 스토리> 중국 공연 오픈 소식을 발표했어요! 덕분에 <웨스턴 스토리> 팀의 단체 채팅방이 모처럼 북적거렸고 너나 할 것 없이 축하 인사를 나눴죠.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 대세였던 시절, 남다른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사의찬미>처럼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의 극에 도전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런 작품이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게 되었어요. 늘 새로운 것에 끌리는 우리는 이번엔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을 전하고 싶어 <웨스턴 스토리>에 도전했죠. 저랑 작곡가님이 코미디 뮤지컬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이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실없이 잘 웃고 농담도 잘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아는 지인들은 왜 이제야 코미디를 하냐며 반가워했죠. 

 

뉴프로덕션의 이성진 프로듀서가 서부극을 코미디로 풀어낸 아이디어에 관심을 보였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개발을 시작했어요. 우리는 회의 때마다 서로 경쟁하듯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박장대소하며서로의 의견에 호응했죠. 처음 구상했던 <웨스턴 스토리>는 살롱의 젊은 주인 빌리가 서부의 총잡이 3인방을 차례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였어요. 규모도 지금과 달리 소극장 4인극이었고요. 초고가 나온 후 내부 리딩 때 와이어트 역에 정상훈, 조세핀 역에 정연, 조니 링고 역에 최호중, 빌리 역에 강영석 배우가 참여해줬어요. 배우들의 리뷰와 내부 의견을 수렴하여 프로듀서가 중극장 7인극으로 규모를 키울 것을 제안했고, 제인, 버드, 해리 캐릭터가 새롭게 추가되었어요. 수정된 대본으로 진행한 2차 내부 리딩 때는 김종구, 정연, 최호중, 임준혁, 강혜인 배우가 참여해 다시 한번 소중한 의견을 내주었어요. (버드와 해리는 저와 작곡가님이 직접했죠!)

 

노래가 하나둘 완성되고, 한 차례 더 내부 리딩을 거친 뒤 본격적으로 프로덕션이꾸려졌어요. 연습이 시작된 뒤에는 끊임없는 수정 작업이 이어졌죠. 하지만 그 과정도 즐거움의 연속이었어요. 우리를 괴롭힌 것은 단 한 가지. 바로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19 바이러스였어요. 개막을 한 달 남겨둔 시점에서 저를 비롯한 연출부와 몇몇 배우들이 감염되는 바람에 온라인 화상 회의로 연습을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개막한 <웨스턴 스토리>는 초반엔 반응이 엇갈렸지만, 공연을 거듭할수록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한국 공연이 막을 내린 지 6개월 만에 중국에서 공연하는 성과를 냈고요.

 

앞선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웨스턴 스토리>에서도 작곡가님의 음악적 역량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와 웃음 포인트를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능력,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다양한 뮤지컬 넘버 구성과 서부극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세련된 편곡까지! 작곡가님의 재능에 늘 감탄합니다.

 

우리가 함께 만드는 네 번째 작품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음악들이 태어나서 무대 위에서 살아 숨 쉬게 될까요? 상상만 해도 마음이 설렙니다. 우리 이번에도 관객들을 위해 치열하게, 또 즐겁게 작업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약속해 줘요. 이번 작품이 끝이 아니라고. 우리 딱 열 작품까지만 함께 합시다!

 

From. 
깔깔 파트너 
성종완 작가

 

*


To. 아이디어 뱅크 성종완 작가님

 

“기대해. 나의 웨스턴 스토리!”

 

<웨스턴 스토리>의 아이디어를 처음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어요. 이거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서부라는 배경도 그랬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너무 흥미로웠어요. 역시 작가님은 아이디어 뱅크다 싶었죠!

 

작가님 말대로 우리는 코미디의 피가 흐르는 사람들이었기에 <웨스턴 스토리> 개발 과정은 너무 즐거웠어요. 작품 개발 회의가 그렇게 즐거울 수 있다니! 이성진 프로듀서와 회의를 할 때마다 서로 질세라 아이디어를 내고 다 같이 정신없이 웃었던 게 아직도 기억나요. 작품의 윤곽이 잡혀갈수록 무대에서 연기할 배우들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기대감이 차올랐고, 우리가 즐겁게 준비하는 만큼 관객에게도 즐거운 공연이 되길 바랐어요.

 

연습실에서도 웃음이 떠나지 않았죠. 조니 링고의 단발머리, 와이어트의 골반 춤, 조세핀의 왁킹 댄스, 그리고 빌리가 노래할 때 모두가 총에 맞아 좀비처럼 움직였던 모습… 모든 순간, 모든 장면이 재미있어서 매일 연습실로 향하는 발걸음도 즐거웠어요. 개막을 앞두고 버드와 해리의 마지막 노래를 작곡해야 할 만큼 일정이 빠듯했지만, 모두가 행복한 공연을 만든다는 뿌듯함에 힘들지 않았어요.

 

작가님은 <웨스턴 스토리>를 통해 저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를 주셨어요. 서부극에 어울리는 음악이라니! 저는 서부극에 어울리는 음악 장르를 찾기 위해 컨트리, 포크 등 다양한 음악 레퍼런스를 찾아서 공부했어요. 

 

베이스 기타 연주자인 남편의 도움을 받아 서부극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악기를 활용했죠. 도브로 기타, 스틸 기타, 밴조, 틴 휘슬, 하모니카, 오카리나 심지어 쇠사슬까지! 평소에 쓰지 않던 악기를 많이 사용해서 편곡할 때 어려움이 많았지만, 좋은 뮤지션들의 도움으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어요. 작가님은 늘 제 음악적 역량을 칭찬하지만, 작가님이 제게서 그런 역량을 끌어내 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제가 작곡가로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도전 과제를 주세요!

 

“괜찮아, 김은영은 할 수 있어!”

 

작가님과 함께하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제가 일하다가 한계에 부딪히면 작가님이 힘을 북돋워 주셨죠. 저의 무모한 도전을 항상 응원해 주신 것도 작가님이었고요. 그래서 제가 도전을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작가님이 저에게 힘이 되어 준 것처럼, 저도 작가님에게 힘이 되는 작곡가 파트너로 든든하게 옆에 있고 싶어요.

 

작가님, 열 작품까지만이라뇨! 저희의 상상력엔 한계가 없듯 우리가 함께 만들 작품에도 한계를 두지 말아요! 우리가 함께 완성해 갈 작품은 또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언제나 늘 그렇듯 파이팅입니다!


From. 계속 함께 나아가고픈 김은영 작곡가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9호 2022년 12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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