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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잊고 있던 현재성 깨우치는 시간 될 것"…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6'

글 |이솔희 사진 |세종문화회관 2026-05-04 122

 

세종문화회관이 컨템퍼러리 공연 플랫폼 '싱크 넥스트'의 다섯 번째 시즌을 선보인다. 개막 전부터 구독 서비스 '클럽 뉴 블랙'의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 속에 공연을 준비 중인 '싱크 넥스트'는 탈춤, 메탈, 서커스, 현대무용 등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무대로 이번 시즌을 채운다.

 

세종문화회관이 지난 2022년 '제작극장 세종' 전환과 함께 시작한 '싱크 넥스트'는 대중적인 장르부터 실험적인 퍼포먼스까지 넓은 범위의 공연예술을 선보이는 컨템퍼러리 공연 플랫폼이다. 메타코미디, 이날치, 안은미 등 다양한 예술가가 '싱크 넥스트'를 거쳐 갔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첫해에 전체 공연의 25%를 자체 제작했다면, 올해는 10개 프로그램 전체를 세종문화회관이 직접 프로듀싱 했다"고 강조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총 2만 4천여 명의 관객이 함께해왔고, 올해도 '싱크 넥스트'의 공연 관람 기회를 선점하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인 '클럽 뉴 블랙'이 프로그램 공개 전부터 매진 되었을 만큼 관객의 반응이 뜨겁다. 

 

16팀의 아티스트가 10개 프로그램, 28회 공연을 선보이는 '싱크 넥스트 26'은 장르 간 충돌과 교차를 핵심 구조로 한다. 개막작은 한불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 한국의 아티스트 6인이 함께하는 <바람만으로 모래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로 정했다.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 올리비에 마랭, 중세 성악가 크리스티앙 플루아, 해금 연주자 김예지, 거문고 연주자 심은용, 정가 가객 조윤영이 참여한다.

 

탈춤과 메탈 음악을 결합한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탈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움직임과 밴드 baan(반)의 음악이 한 무대를 꾸미는 것. 헤르만 헤세의 소설 『싯다르타』를 모티프로, 깨달음이 육신에 도달하는 여정을 풀어낼 예정이다. 

 

 

1970년대부터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이끌어 온 김창완의 무대도 '싱크 넥스트'에서 새롭게 꾸려진다. K-팝과 한국 대중음악이라는 두 축이 만들어 내는 교차점을 김창완밴드의 무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창완은 "내년이면 활동한 지 50년이 된다. 50년 된 가수에게 '컨템퍼러리'라는 말이 합당한가 생각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낡은 것으로 치부했던 저의 지난 노래들이 새로운 현대성을 획득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컨템퍼러리라는 것은 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은 나와 함께 있습니다'라는 동시대인들의 선언이라고 생각한다. 저도 모르고 있던 저의 현재성을 깨우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무가 김관지는 초인공지능과 결합한 근미래 인류라는 SF적 설정을 전통적 춤으로 풀어내는 <킬링 하이라키>를 선보인다. 안무가 김혜경은 안은미의 '무덤 시리즈(1998)'에서 영감 받은 7년 만의 신작 <묘묘: 고양이 무덤>을 공개한다. 서커스 아티스트 코드세시는 '놀이터'를 모티브로 하는 컨템퍼러리 서커스를 보여줄 예정이다. 

 

창작집단 음이온은 지난 1월 두산아트랩을 통해 처음 공연한 <개기일식 기다리기>를 30인의 배우가 출연하는 버전으로 발전시켜 새롭게 선보인다. 배우와 관객 모두 375년 만의 개기일식을 기다리는 상황을 설정해 '우리는 왜 극장에 모이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음이온에서 연출을 담당하는 김상훈은 "연극은 공동체가 모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공동체를 일시적으로 어떻게 설치해 낼 것인가 라는 관점으로 연극을 바라보고 있다. <개기일식 기다리기>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개기일식을 기다리는 시간과 '같이 있음' 자체가 연극으로 형성되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작곡가 이하느리는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라는 제목의 공연을 준비 중이다.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모티브로, 세 존재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색다르게 재구성한다. 이하느리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 작곡가로 활동 중이며,  헝가리 바르톡 국제 콩쿠르 우승, 2026 제네바 국제 콩쿠르 작곡 부문 결선 진출로 주목 받고 있다.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 부문을 수상한 여유와 설빈은 개인의 경험을 음악을 통해 담담하게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제주를 배경으로, 음악을 제작한 장소와 그들의 기억을 무대에 펼쳐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HYPNOSIS THERAPY(힙노시스테라피)가 테크노 사운드와 라이브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공연으로 '싱크 넥스트 26'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싱크 넥스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의 예술적 역량을 이어갈 수 있는 내부적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하며 "2000년대 초반부터 유럽의 컨템퍼러리가 한국에 소개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데, 이제 컨템퍼러리의 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싱크 넥스트'가 세계적인 컨템퍼러리 시즌의 핵심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싱크 넥스트 26'은 오는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총 28회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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