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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Zoom In] 첫걸음을 뗀 국내 뮤지컬 영상물 상업화의 가능성은? [NO.91]

글 |김유리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그룹에이트 자료 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그룹에이트 2011-05-03 5,869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의 공연 실황 DVD가 3주 연속 판매 1위를 지켰던 영화 <아저씨>를 제치고 예약 판매 3일 만에 주요 온라인 서점 DVD 전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화제다. 뮤지컬 콘서트 DVD가 영화 DVD의 주문량을 넘어선 것도 놀랍지만, 뮤지컬 콘서트 DVD가 국내에서는 처음 발매된 일이라는 것, 주목할 만한 점이다. 

 

 

 

국내 뮤지컬 DVD, 몇 편이나 만들어졌나                    
국내에서도 매년 100여 편 이상의 뮤지컬이 제작되고, 총 제작비 규모가 2,000억 원 이상으로 커진 가운데 뮤지컬 관람 인구도 2006년 이후 꾸준히 3백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호황과 불황을 오가고 있지만 뮤지컬은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는 공연산업이다. 하지만, 뮤지컬 DVD 시장은 그와는 반대다. 창작과 라이선스를 통틀어 국내에서 뮤지컬 전막 실황을 담고 판매를 목적으로 제작된 DVD의 사례는 전해지지 않는다. 지난 해 9~10월 극장 용에서 공연된 <궁>의 경우, 공연의 주요 장면 23분과 50분의 제작 메이킹 영상을 담은 <궁 : 뮤지컬 Special DVD Edition>을 제작하여 일본에서 정식 출시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정식으로 유통이 된 뮤지컬 DVD는 지난 3월에 발매된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 Levay with Friends>(이하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 DVD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한동안 TV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공연 실황이 방송되기도 했던 경우는 있었지만, 왜 DVD로는 제작되지 않을까. 라이선스 공연 제작사측에서는 저작권과 로열티 문제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계약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공연 외 부가적인 판권 수익의 경우 배분 역시 오리지널 프로덕션 측에 유리하다. 라이선스 공연 제작물의 경우 세계 어디서나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점 또한 국내 제작사 입장에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창작 공연의 경우엔 제작비 문제를 꼽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장이 협소하다는 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은 근본적인 장애요인이다. 저작권과 로열티, 그리고 제작비를 해결하여 시장에 내놓는다 해도, 규모가 작은 시장인데다가 불법 공유 등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공연 시장에 비해 규모가 컸던 영화 비디오 시장의 경우에도 불법 공유의 단단한 벽에 부딪혀 2000년 대 후반부터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소니 픽쳐스, 유니버설 픽쳐스 등 거대 영화사가 야심차게 발을 내딛었던 DVD, 블루레이, 홈비디오 등을 취급하는 홈엔터테인먼트 사업마저 2006~2009년에는 철수를 선언했다.

 

 

 

해외 뮤지컬 DVD 시장은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뮤지컬 시장에서 발매되는 DVD는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다 보니 국내 시장 상황보다는 나은 사정이지만, 이들 역시 로열티와 제작비의 부담에서 자유롭진 않다. 해외 프로덕션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브로드웨이의 경우 제작비보다는 배우들에 대한 초상권과 크리에이티브 팀에 대한 로열티 부분에 많은 비용이 드는데다가, 제작한다 해도 재공연을 염두에 두고 공연이 끝난 후에 판매를 해야 하는데, 재공연의 경우 비영리 공연 단체를 제외하곤 기존 프로덕션과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다른 곳이 많아 DVD 제작에 큰 관심을 기울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DVD 제작을 위해 촬영했던 <캣츠>와 공연 실황을 촬영한 <지킬 앤 하이드>, 12년 대장정의 마지막 공연을 촬영했던 <렌트>의 경우가 조금 특이한 경우”였음을 언급했다. 또한 촬영 퀄리티가 좋은 PBS(Public Broadcasting System)에서 촬영하여 방송한 결과물로 DVD를 제작해 프로듀서의 제작비 부담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PBS는 브로드웨이에서 종연된 작품을 공공을 위한 컨텐츠로 제공하는 방송이다.


이렇듯 로열티와 제작비의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간혹 제작되는 재미있는 DVD 중 하나는 기념 콘서트 실황 DVD이다. 우리에겐 런던 로얄 알버트 홀에서 공연된 <레 미제라블 : 뮤지컬 10주년 기념공연>이 가장 잘 알려진 예이고, 이 외에도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50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로열 알버트 홀에서 공연된 <앤드루 로이드 웨버 : 로얄 알버트 홀 축하 공연 실황>, 캐머론 매킨토시의 공연으로 제작한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 : 캐머론 매킨토시의 세계>, <토니 어워즈 축하공연> 등 다양한 종류의 콘서트 실황 DVD가 출시되어 있다.


영미권처럼 뮤지컬이 상시로 상연되지 않는 프랑스의 경우엔 영상과 음원이 사전 주요 홍보 수단으로 쓰이기 때문에 공연 전, 공연 중, 공연이 끝나고 투어 공연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따라 다양한 과정으로 제작된다. 공연 전에는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OST와 뮤직비디오 한두 편을 제작하여 화제를 일으키고, 공연 중엔 실황 OST와 뮤직비디오, 메이킹 코멘터리 등이 담긴 1장의 DVD를 판매, 투어 공연 전엔 2장짜리 실황 DVD를 발매하고 판매 실적이 좋은 경우 모든 것을 총망라한 DVD(Collector`s Edition)까지 제작하기도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공연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영화의 경우 한국은 극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과 부가 판권으로 인한 수익이 8대 2인 반면, 프랑스는 2대 8의 비율이라 부가판권비로 벌 수 있는 수익금이 높기 때문에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연 DVD 시장의 미래                                                  
국내에서도 판매용 DVD를 제작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스타캐스팅이 활발해진 상황이기도 했고, 프랑스의 홍보 방식에 영향을 받아 DVD를 제작하고자 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의 경우, 2008년 서울 공연에서 낮 공연 두 회를 1층의 VIP석부터 2층 A석까지 30%, 2층 후반부터 3층까지인 B, C석은 50%가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해 관객의 양해를 구한 후 DVD를 촬영했다. 하지만 오리지널 제작사와의 저작권 부분과 퀄리티 유지의 문제와 맞물리면서 결국 DVD로 제작되지는 못했고, 공중파 TV, 인터넷 TV와 연계하여 온오프라인으로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루트를 제공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 DVD는 2000년대 중반부터 꽤 두터워진 OST시장의 선전에 힘입어 기획된 산물이다. EMK뮤지컬컴퍼니의 컨텐츠 배급사 떼아뜨로의 김지원 이사는 “지난해 <모차르트!> 하이라이트와 스페셜 에디션 두 버전으로 OST를 판매했는데, 반응이 꾸준히 좋았다. 게다가 <몬테크리스토> OST가 인기를 얻으면서 시장의 규모가 달라졌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 DVD는 지난 2월 28일부터 선주문 접수 시점부터 3월 중순인 현재까지 인터넷 교보문고를 비롯, 인터파크, 알라딘 등의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DVD 종합 베스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편, 지난 10월 제작된 <궁 : 뮤지컬 Special DVD Edition>은 드라마 전문 제작사인 그룹 에이트가 공연을 처음 제작하면서 “드라마에서는 DVD를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같은 맥락에서 기획하고 제작하게 되었다”고 관계자는 언급했다. 이 DVD는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은 채 공연장에서만 판매되었던 반면, 일본에서는 2011년 1월, 일본 굴지의 컨텐츠 배급 및 엔터테인먼트회사인 IMX를 통해 정식 출시되어 HMV 주간 차트 DVD부문에 랭크되는 성적을 거두었다. 뮤지컬 관객 보다는 아이돌 스타의 일본 팬덤이 관심을 가지는 상품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처음 시판되고 있는 뮤지컬 DVD가 절반은 작품에, 절반은 아이돌 스타에 기대어 있는 상황은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과연 아이돌 스타가 없었더라도 이런 DVD가 기획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지만, 한편으로 이를 계기로 좀 더 많은 뮤지컬 DVD 상품이 나와 대중들이 뮤지컬을 좀 더 부담없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말 기사화되었던 SK 텔레콤의 ‘3D 공연 사업’ 역시 주목해볼 만하다. 지난 해 SK 텔레콤은 세트를 제작해 3D 카메라로 찍은 <휘성 It`s Real!>과 <2AM Show>을 3D 영화관에서 개봉하여 영화 <아바타>이후 높아진 3D에 대한 관심이 새로운 사업으로 흘러가고 있음을 반영했다. 그 세 번째 공연으로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 록 오페라 3D 공연>을 7월에 영화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메트 오페라를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문화에서 착안해 추진된 이 3D 공연의 장점은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만 감상할 수 있었던 뮤지컬을 영화관에서 저렴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개봉에 이어 유럽에서도 개봉할 예정이며, 개봉 이후 국내 뮤지컬 시장에 미칠 영향이 궁금해진다.

 

 

주요 뮤지컬 DVD 분류 
* 스튜디오 녹화 공연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 공연 실황
  <엘리자벳>, <렌트>, <지킬 앤 하이드>,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 앤 줄리엣>, <돈 주앙> 등

 

* 기념공연
  <레 미제라블 : 25주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 : 로열 알버트 홀 축하 공연 실황>
  <헤이 미스터 프로듀서 : 캐머론 매킨토시의 세계>
  <손드하임! 생일기념 콘서트> 등

 

* 그 외 
  <미스 사이공 Special Edition: The Making of>
   제작과정만 담은 DVD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1호 2011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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