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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No.81]

글 | 정세원 2010-08-05 5,167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흥미로운 신작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딤프)이 오는 6월 1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4일간의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딤프를 통해 소개되는 뮤지컬은 모두 26편(공식초청작 9편과 창작지원작 6편, 대학생 뮤지컬 작품 10편 및 자유참가작 1편). 이들 중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해외공식초청작 4편과 창작지원작 6편을 미리 만나보자.

 



 

 

 

 

 

 

 

 

 

 

 

 

 

 

 

 

 

 

4개국에서 초청된 해외 뮤지컬
세계 곳곳의 뮤지컬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국내에 한 번도 소개된 적 없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딤프의 해외초청작 선정 기준을 고려하면 올해 대구에서 만나게 될 네 편의 해외공식초청작 모두 관심을 갖게 된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작품은 개막작 <앙주>(6월13일~6월20일, 대구오페라하우스)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멕시코 뮤지컬인 <앙주>는 혼란과 동요가 끊이지 않았던 16세기 프랑스의 종교전쟁을 현대적인 멕시코 팝 오페라로 재연한 스릴러 뮤지컬이다. 프랑스 역사 속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역사로 기록되어 있는 ‘성바르톨로메오의 대학살’에 픽션을 가미한 <앙주>는 가톨릭 즉 구교를 믿고 있던 프랑스 왕조와 신교를 믿게 된 프랑스 남부의 부르봉 왕조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딸 마고와 신교도인 아트로와의 결혼을 추진하는 카탈리나 여왕의 계속되는 음모를 105분 동안 무대 위에서 펼쳐 보인다. 공연에 앞서 뒤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자벨 아자니 주연의 1994년 영화 <여왕 마고>를 찾아보면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될 듯하다. 웨스트엔드에서 초청된 <바버숍페라Ⅱ>(6월30일~7월4일, 문화예술전용극장CT)는 2008년과 2009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대본상 등을 수상한 작품이다.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이발소를 물려받은 투우사 아들의 새로운 모험을 그린 아카펠라 코미디 뮤지컬로, 웃음과 재치가 넘치는 실력파 배우 4인의 환상적인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영감을 받은 뮤지컬 <아카데미>(7월1일~7월4일, 수성아트피아)는 순진한 신입생을 두고 한 내기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싸움에 휘말리게 된 두 졸업반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지난해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어워즈에서 전 공연 매진, 2회 공연이 추가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던 이 작품은 최우수작곡상과 최우수 앙상블상, 딤프상 등을 수상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딤프와의 업무협약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참가작인 <아카데미>에는 미국 공연 노조에 가입된 실력파 배우들이 그대로 참여할 예정이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주 작품은 2008년 개막작 <유로비트>, 2009년 개막작 <메트로 스트리트> 등 딤프와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폐막작으로 선정된 <사파이어>(6월30일~7월3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호주 뮤지컬로, 미국의 토니상에 버금가는 호주의 헬프먼 어워드에서 2005년 최우수 대본상과 최우수 호주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60년대 호주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여성그룹 사파이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은 네 자매가 멜버른에서 베트남 메콩에 이르는 여정을 모타운의 히트곡으로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얼핏 보기에 여성 트리오 슈프림스와 다이애나 로스의 삶을 바탕으로 한 <드림걸즈>와 닮은 듯하지만, <사파이어>는 이 작품을 쓴 배우이자 극작가인 토니 브릭스의 어머니와 이모들의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군부대를 순회하며 모타운의 음악을 들려주는 네 자매의 모험과 여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동안 실제 지프차가 등장하는 등의 볼거리도 제공될 예정이다.

 

젊은 창작자들이 준비한 다양한 시험무대
국내 뮤지컬의 활성화를 돕기 위한 딤프의 창작지원작 공모는 해가 거듭할수록 탄력을 받고 있는 듯하다. 지난해 출품된 42편에 비교해 약 1.5배 증가한 63편의 작품이 출품되어 독창성과 창의성, 예술성, 완성도를 비롯한 공연산업으로서의 성공 가능성,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쳤다. 이들 중 <풀 하우스>, <번지점프를 하다>, <헨젤과 그레텔>, <표절의 왕>, <사이드 미러>, <마돈나, 나의 침실로> 등 6편의 뮤지컬이 최소 3천만 원부터 최대 6천만 원, 대관료 등의 제작 지원을 받아 첫 무대를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축제 기간 중에 또 한 차례의 심사를 거쳐 딤프 창작뮤지컬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은 <마이 스케어리걸>, <스페셜 레터>에 이어 2010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예정이다.
선정작 중 가장 많은 지원금을 받은 <풀 하우스>(6월26일~6월27일, 봉산문화회관)와 <번지점프를 하다>(7월3일~7월4일, 달서구첨단문화회관)는 각각 만화?드라마와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다. 작가 겸 연출가 성재준과 바비 킴이 노래한 ‘오직 그대만’ 등으로 유명한 작곡가 하광석이 호흡을 맞춘 <풀 하우스>는 원수연 작가의 만화 원작과 드라마를 뮤지컬 어법에 맞춰 완성도 있게 압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병헌, 故 이은주 주연의 영화을 뮤지컬로 옮긴 <번지점프를 하다>는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와 원작이 주는 메시지가 잘 표현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페인>으로 알려진 뉴욕대 출신의 작곡가 김혜영이 곡을 쓰고 디나 그레고리가 각색, <마이 스캐어리 걸>의 강경애 작가가 한글 가사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해 창작팩토리사업 창작뮤지컬 최우수공연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그림형제의 동화 제목을 모티브로 구성한 스릴러 뮤지컬 <헨젤과 그레텔>(6월18일~6월20일, 문화예술전용극장CT)은 창의성이 돋보인다. 이복동생의 골수기증을 위해 친아버지에게 입양되었다가 다시 입양기관에 보내진 강식의 가족 복수극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가족문제, 청소년 성윤리 문제, 장애아동 처우 문제 등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게 한다. 창의성 있는 대본으로 주목을 받은 <표절의 왕>(6월25일~6월27일, 하모니아아트홀)은 발표하는 곡마다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만 단 한 번만이라도 진심을 담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 하는 조난파와, 1930년도에서 나타나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오는 동안 들었던 노래들을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임신덕이 그리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이다. ‘진실은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사이드 미러>(7월2일~7월4일, 하모니아아트홀)는 살인 누명을 벗고 진실을 찾기 위해 스스로 진실을 만들어 가는 한 남자를 통해 절대적 진실과 상대적 진실, 그리고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우화이다. 대구 극단 한울림의 <마돈나, 나의 침실로>(7월3일~7월4일, 동구문화회관)는 제목에서도 눈치 챌 수 있듯이 저항 시인 이상화의 삶과 사랑을 재조명한다. 저승사자를 꾀어 자신이 살았던 일제 치하의 조선으로 내려온 이상화의 영혼을 통해 가치를 상실한 시대에서도 여전히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된 예술혼의 가치를 노래한다. 아름다운 음악과 만나 뮤지컬 가사로 재탄생한 이상화 시인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1호 2010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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