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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기자 간담회

글·사진 | 이참슬(웹 에디터) 2023-02-08 1,358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지난 7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998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연애담을 바탕으로 탄생했다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원작 영화는 1999년 제7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7개 부문 에서 상을 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은 2014년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과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등을 쓴 영국 작가 리 홀에 의해 탄생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2014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첫선을 보였고, 국내에서는 지난 1월 28일 한국 초연이 개막했다.

 

국내 초연 무대는 셰익스피어 역에 정문성, 이상이, 김성철이 캐스팅됐고, 셰익스피어의 연인인 비올라 역의 정소민, 채수빈, 김유정이 참여한다. 그밖에 송영규, 임철형, 오용, 이호영, 김도빈, 박정원 등 연기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이날 기자 간담회에는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과 송한샘 쇼노트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아래는 간담회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쇼노트는 연극 <알앤제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이전에도 『로미오와 줄리엣』을 소재로 한 작품을 올린 바 있다. 고전을 소재로 한 작품을 올릴 때 현시대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

송한샘 프로듀서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현대 감수성으로 변주한 작품이다. 극 중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는 충실히 재현하면서도,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말과 행동은 현대적인 감성으로 전달한다. 관객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여느 뮤지컬 못지않은 안무와 배우들의 직접 노래하는 등 다양한 무대장치를 활용해 지루할 틈 없이 극을 전개하려고 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가 대거 캐스팅돼 화제가 되었다.

송한샘 프로듀서 16세기 런던에서 연극은 엔터테인먼트의 최첨단을 달리던 장르였다. 지금은 연극이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향유하는 것이 아쉬웠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셰익스피어 작품의 본질이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했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좋은 배우, 스타의 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스타이면서 연극배우의 자질을 갖춘 배우를 찾으려 했다. 덕분에 과거 런던의 연극처럼 엔터테인먼트 본질을 유지하면서 관객을 만난 것 같아 캐스팅을 잘 한 것 같다.

 

 

총 22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극을 이끌어가는 셰익스피어 역을 맡아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정문성 이 작품의 재미있는 점은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점이 작품의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나 혼자 캐릭터를 궁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부 하나가 되어야 했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 한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하나가 된 상태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

이상이 첫 공연 때 연출님이 "연습 과정은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우리 대사처럼 신비로운 공간이 되는 것이 무대"라는 말씀을 하셨다. 모두 하나가 되어서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 것 같다.

김성철 공연 시간이 2시간 반인데, 그중 셰익스피어가 무대 위에 있는 시간이 거의 2시간 10분 정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배우가 함께 무대를 채우고 있다. 극의 에너지는 우리가 아니라 팀이 만들어낸 것이다. 연습 때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22명의 배우와 많은 스태프의 노고가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

 

 

 

비올라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미사여구가 가득한 대사들을 소화해야 한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는가?

김유정 비올라는 셰익스피어를 너무 좋아하는 팬이라 누구보다 그 대사를 많이 읊었겠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처음엔 대사를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말을 내뱉다 보니 어떤 것을 표현하는 것인지 알게 됐다. 또, 비올라는 본인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걸 확실히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셰익스피어나 유모처럼 사랑하는 대상에는 열정적이고 따뜻한 사람이지만 싫어하는 것에는 선을 긋고 단호한 면이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정소민, 김유정 배우는 연극 데뷔 무대다. 소감이 어떤가?

정소민 좋은 작품으로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어서 행복하다. 공식적인 연극은 처음이다. 촬영 현장은 장면을 상황 따라 다시 연기해볼 수 있지만 공연은 그럴 수 없어 매 순간, 하루하루가 다르다. 그래서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공연 은 매순간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한 회 한 회 무대에 서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서 매회 소중하게 공연에 임하고 있다.

김유정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다.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두 달 정도 배우, 스태프분들과 매일 시간을 보내며 공을 들여 만들어가는 과정이 뜻깊었다. 연습이 끝나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많은 것을 배웠다. 촬영 현장에서는 주변 스태프가 보이고 하니 연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은데, 무대에 올랐을 때는 내 앞에 있는 사람, 또는 나 자신에게 순간적으로 집중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내가 하는 한 마디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첫 공연 날 아침에 내가 무대에 오르는 날이 하루씩 사라진다는 사실이 아쉬워서 슬프기도 했다.

 

 

송영규 배우도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다고 들었다.

송영규 페니맨은 고리대금업자지만 제작자로 연극에 우연히 참여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낀다. 작품을 하면서 페니맨이 나라고 생각했다.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있었고, 어쩔 수 없이 경제적인 부분을 따라갈 때도 있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억눌려있던 부분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 극 후반부 윌과 비올라의 '로미오와 줄리엣'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울고 있던 적이 있었다. 동질감을 느꼈던 거다. 연극을 통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송한샘 프로듀서 이 작품은 윌과 비올라의 사랑 이야기지만 그 이면엔 꿈을 좇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예를 들어, 윌은 비올라의 사랑을 통해 위대한 셰익스피어가 되어가고, 고리대금업자 페니맨은 연극 제작에 참여하면서 배우의 꿈을 꾸고 나중에는 한 줄의 대사지만 그것을 위해 온몸을 바쳐 희생한다. 비올라는 당시엔 여자가 무대에 설 수 없었음에도 배우의 꿈을 이룬다. 이렇게 많은 등장인물이 꿈을 꾸고 실현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꿈을 꾸고, 실현시키는 과정이 많은 관객분들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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